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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그랜드 피아노 ㅣ 마음별 그림책 39
황정원 그림, 김미라 글 / 나는별 / 2026년 9월
평점 :
나는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나면 정작 나를 위한 시간은 뒤로 밀리곤 합니다.
해야 할 일을 끝내는 데 집중하다 보면 좋아하는 일은 나중으로 미뤄지고
그 나중이라는 시간이 언제 올지는 알 수 없습니다.

나의 그랜드 피아노는 이런 일상의 무게 속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다시 발견하는 솔라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단순히 피아노를 만나는 과정을 보여 주는 데
그치지 않고 한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따뜻하게 들려주는 작품입니다.
솔라는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있습니다 출근하는 순간부터 퇴근을 기다릴 만큼 하루가 버겁고 몸도 무겁게 느껴집니다. 그런 솔라에게 어느 저녁 뜻밖의 순간이 찾아옵니다.
길 건너 피아노 상점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게 된 것입니다.

평소처럼 지나칠 수도 있었던 길이었지만 음악은 솔라의 발걸음을 붙잡습니다.
소리를 따라간 솔라는 처음으로 그랜드 피아노 앞에 서고 조심스럽게 하얀 건반 하나를 눌러 봅니다 그때 울려 퍼지는 솔이라는 한 음은 솔라의 마음에 깊이 닿습니다.
아주 짧은 소리였지만 그 만남을 계기로 솔라의 일상에는 조금씩 변화가 찾아옵니다.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마음을 움직이는 순간은 꼭 거창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느끼게 됩니다 오랫동안 준비한 계획이나 큰 결심이 아니더라도 우연히 마주한 음악 하나가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솔라가 피아노 앞에 서기까지의 과정은 좋아하는 마음을 발견하는 일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찾아올 수 있는지 보여 줍니다 마음이 먼저 반응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솔라에게는 파도 씨라는 응원자가 있습니다 혼자서는 쉽게 용기를 내기 어려운 순간에도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별것 아닌 관심이 다른 사람에게는 큰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응원은 반드시 눈에 띄는 행동이나 특별한 말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의 가능성을 믿고 그 마음이 자랄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힘이 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색채와 부드러운 선이 어우러져 피아노에서 시작된 울림이 주변으로 퍼지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글만 읽을 때와 달리 그림을 함께 바라보면 솔라의 마음에 찾아온 변화가 더욱 풍성하게 다가옵니다 여기에 슈만의 트로이메라이를 들을 수 있는 QR 코드까지 더해져 이야기 속 음악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꾸준히 좋아한다는 일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실적인 상황에 맞추어 살아가다 보면 꿈을 잠시 미뤄 두는 순간도 있지만
그렇다고 마음속 바람까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솔라가 만난 그랜드 피아노처럼 우리에게도 마음을 뛰게 하는 무언가가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