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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찾아온 밤
뤼도비크 플라망 지음, 에밀리 스롱 그림, 이정주 옮김 / 도토리별 / 2026년 9월
평점 :
도토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야기가 찾아온 밤! 숲속 오소리에게 불행한 일이 찾아옵니다
집이 무너지는 사고로 다리까지 다치게 되면서 오소리는 슬픔을 겪게 됩니다
자신이 머물던 공간을 잃고 몸까지 다친 상황에서 마음을 추스르기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모습을 안타깝게 여긴 산토끼는 친구를 위로할 방법을 찾습니다
밤 산책을 하던 중 신비로운 이야기 하나를 품고
돌아온 산토끼는 오소리를 위해 특별한 자리를 준비합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이야기의 밤입니다 산토끼는 숲속 친구들을 초대하고 모두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합니다 이 자리에 모인 동물들은 하나같이 다른 성격과 고민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기 토끼들은 장난스럽고 엄마 토끼는 지쳐 있으며 여우는 옛 친구를 그리워합니다 작은 일에도 세심하게 마음을 기울이는 들쥐가 있는가 하면 분위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두더지도 있습니다 시를 잘 쓰지만 거만한 모습을 보이는 물총새와 그를 은근히 질투하는
다람쥐 의사 그리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멧돼지까지 등장해 각자의 개성을 드러냅니다

이야기의 밤이 이어지면서 숲속 친구들은 자신이 간직해 온 이야기와 시 그리고 농담과 추억을 하나씩 나누게 됩니다 누군가에게는 지난날을 떠올리는 시간이 되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감춰 두었던 감정을 표현하는 기회가 됩니다 서로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알기 어려웠던 마음들이 이야기를 통해 조금씩 드러나는 것입니다 오소리를 위로하기 위해 시작된 모임이지만 그 안에서 위로를 얻는 존재는 오소리만이 아닙니다 이야기를 건네는 친구도 듣는 친구도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에게 다가가게 됩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으로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밝게 웃는 사람에게도 그리움이 있을 수 있고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에게도 복잡한 감정이 자리할 수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생활하면서도 마음을 표현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낍니다
아직 감정을 설명하는 말이 익숙하지 않은 아이는 속상한 마음을 행동으로 드러내기도 합니다

이야기가 찾아온 밤은 서로 다른 사연을 가진 존재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을 통해 관계의 의미를 되짚어 보게 합니다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누군가의 곁에서 이야기를 듣고 마음을 나누는 일만으로도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따뜻하게 다가오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