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꿈꾸는 작은 씨앗 22
카트린 그리브 글, 프레데리크 베르트랑 그림, 권지현 옮김 / 씨드북(주)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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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거짓말을 한 사람의 마음속에 들어갔다 나온 듯이 쓰였습니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사람은 없어 보이지만, 덜 하는 사람은 있을 것 같아요.

아무튼 작가는 "거짓말을 할 줄 모르는 재능을 가진 모든 이에게" 이 책을 헌정합니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삶에 거짓이 없다는 걸 거예요.
거짓 없는 삶.
누구나 꿈꾸는 삶이죠.

그냥 자연스럽게 살아도 나의 가치와 세계관을 등지지 않는 삶.
다른 이들과의 관계 속에서 두 눈 똑바로 뜨고 그들의 눈을 바라볼 수 있는 삶.

그런 삶을 저도 꿈꿉니다.

2. 소녀에게 처음 거짓말이 나타났을 때에는 잘 보이지도 않았어요.
그렇지만 점점 커지는 거짓말.
거짓말을 덮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래서 거짓의 가짓수가 많아질 수도 있겠지만, 거짓말을 품고 있으면 점점 커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거짓말은 머릿속에서 커지기 때문에 어디를 가든 따라오게 되어 있고, 마음을 꾸준히 괴롭힙니다.

점점 더 많은 거짓말로 둘러싸인 소녀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가득해요.
이에 대처하지 못하고 자기합리화를 시작하면, 거짓은 진실인 양 우리 삶 속에 자리잡을 수도 있어요.
돌이킬 수 없을 때가 옵니다.
거짓은 바꿀 수 없는 진실이 되고요.
그때부터는 거짓이 삶을 이끌어갑니다.

뼈아픈 삶의 상처를 내지 않고는 돌이킬 수 없어요.
인생의 뿌리까지 흔들리는 고통을 겪지 않고 돌아올 수는 없지요.

3. 거짓말은 나쁜 것이지만, 아이들에게 그렇게만 교육하면, 더 많은 거짓말과 자책으로 아이들은 고통 속에 살아갈 수 있어요.

누구나 거짓말을 할 수 있고, 거짓말 때문에 마음이 어떻게 된다는 것을, 그것을 어떤 방법으로든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같이 말해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괜찮다고, 누구나 실수할 수 있지만 되돌릴 수 있다고 말이에요.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 책은 아이들 교육에 도움이 됩니다.

다시 미소를 되찾은 소녀의 얼굴을 보면서,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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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별님은 어디에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80
토네 사토에 지음, 엄혜숙 옮김 / 봄봄출판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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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랑했던 소중한 사람과의 갑작스런 이별은 누구에게든 슬픔이 됩니다.
멍하니 아무 생각 없게 만들고요.
피나도 마찬가지였어요.
말없이 하늘을 올려다보는 모습에 아무 말도 못 할 것 같습니다.

친구들은 피나의 소중한 사람이 별님이 되었다고 합니다.
피나는 그가 별님이 되었다면 찾아가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세상에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외로운 말이 있을까요?
피나가 만난 첫째 별이 말합니다.
"당신이 찾고 있는 사람은
이미 어디에도 없어요."

작은 희망을 붙들고 용기를 내었던 피나에게 천금처럼 무겁고, 해뜨기 전 새벽처럼 어두운 느낌이었을 겁니다.

2. 누구나 죽음을 경험하는 것을 알고, 주위에서도 가끔 존재의 부재를 느끼지만, 늘 죽음을 생각하지 않고 살아갑니다.
동이 서에서 먼 것처럼 저에겐 먼 이야기인 것이죠.
이처럼 어리석을 수 있을까요?

한편으로는 어리석기에 버티며 살아갈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매일 죽음을 생각하면 무슨 일을 하며, 무슨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요?
두려움으로 죽음을 생각하지 않고, 관조적으로 죽음을 본다고 해도, 쉽게 머릿속에 넣기 싫은 것 중에 하나일 겁니다.

그렇지만 죽음은 삶과 늘 함께입니다.
동전의 양면처럼.
죽음이 없다면 삶은 또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요?
해가 지지 않는 백야와 같게 될까요?
죽음과 삶의 공존 영역에서 살아가려면, 삶이 중요한 만큼 죽음도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아야 할 겁니다.

3. 첫째 별은 피나에게 그 사람이 둘도 없는 소중한 것을 남겨 두었다고 합니다.
피나와의 추억.

피나는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을 더듬으며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갔습니다.
추억이 없었다면 소중한 별님을 찾는 여행은 시작도 못 했을 겁니다.

'내 별님' 같은 불가사리, 작은 솜털, 풀꽃, 반딧불이는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을 비유하는 듯합니다.
수많은 추억은 별처럼 빛나며, 낮이나 밤이나 저 하늘을 돌고 있습니다.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은 그 사람이 이 세상에 살았다는 증거이고, 그 사람을 끝없이 빛나게 해 줄 연료와 같은 것입니다.
지금부터 소중한 이들과 더 많은 추억들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4. 둘째 별은 슬플 때 마음 그대로 울어도 좋다고 합니다.
피나는 지금껏 꾹꾹 참았던 커다란 눈물을 흘리고야 맙니다.

피나와 소중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은 별은 그 사람이 살아 있었다는 것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함께 울어 줄 존재가 되었습니다.

피나에게는, 피나가 걱정이 되어서 높은 나무 위로 오르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너는 혼자가 아니야."
"항상 곁에 있으니까."

이제 피나는 조금 진정이 되었습니다.
가슴 속 추억들을 마음에 띄워, 조용히 눈물을 떨어뜨립니다.
눈물은 별이 되어 숲을 부드럽게 비춥니다.

"우리들은 너를 잊지 않아."

너를 잊지 않겠다는 말이 참 따스하게 들립니다.
그를 잊지 않으면 우리들의 추억은 별처럼 빛나며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겁니다.
'너'를 잊지 않으면 '나'도 잊히지 않을 겁니다.

* 2013 볼로냐 국제 일러스트레이션 상을 수상한 작가 토네 사토에의 매력적인 그림책입니다.
* 소중한 분들을 잃은 이들에게 한없는 위로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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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 서서 세계 거장들의 그림책 5
로버트 프로스트 글, 수잔 제퍼스 그림, 이상희 옮김 / 살림어린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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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노인은 말이 끄는 썰매를 타고 숲 한가운데를 지납니다.
그 숲의 주인은 마을에 집이 있는 사람이죠.
그래서 노인이 그곳을 지나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주인이 알지 못하는 사이,
노인은 말을 멈춰 서서 눈밭에 몸을 날립니다.
하늘을 나는 것처럼 힘차게 날개짓을 합니다.
선명한 천사 마크가 눈밭에 새겨집니다.

왠지 모를 짜릿함이 느껴지네요.^^
천진난만한 노인의 장난스러움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2. 노인은 꽁꽁 얼어붙은 호수 곁에서도 썰매를 세웁니다.
뒷좌석에서 마른 풀과 씨앗들을 꺼내죠.
말은 의아한 표정으로 주인을 바라봅니다.

폴폴 날리는 눈송이 소리와 스쳐가는 바람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곳에서, 노인은 숲의 동물들에게 먹이를 나눕니다.

노인은 담요로 말을 덮어 줍니다.
노인의 따스한 마음에 말도 고개를 숙입니다.

3. 노인은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답니다.
무척이나 아름답고 어둡고 깊은 숲을 뒤로 하고 노인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떠납니다.

눈이 펑펑 내리는, 한 해 가운데 가장 어두운 저녁에 할 일이 있는 사람이 누굴까요?
이웃 블로그에서 산타할아버지일 수도 있겠다는 글도 보았는데, 그럴 수 있겠다 싶습니다.
성탄절 무렵이 가장 해가 짧을 때이니까요.

노인은 잠자리에 누우려면 아직 한참을 더 가야 합니다.
노인은 자기가 맡은 일과 약속을 위해 눈보라를 뚫고 썰매를 몹니다.

4. 숲은 무척이나 아름다워서, 노인의 발목을 잡습니다.
언제까지고 숲에서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숲에서는 사랑스러운 새들과 다람쥐, 토끼, 사슴들이, 노인이 놔두고 간 먹이를 먹습니다.
그 동물들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숲에 있을 이유가 될 것 같습니다.

삶을 즐기면서 천천히 가야 할 때가 있습니다.
또 자기가 맡은 일을 성실히 해야 할 때도 있고요.

삶은 즐기지 못하면서 일만 죽어라 하는 것도 옳지 않고, 반대로 삶을 즐기는 데에만 시간을 쓰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죠.
둘 사이에 적당한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당한 욕심이 필요하겠죠.

*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에 수잔 제퍼스가 그림을 그려 재창조한 그림책입니다.
시도 좋지만, 그림도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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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인 날 - 2022 아침독서신문 선정, 2021 문학나눔 선정, 2021 한국학교사서협회 추천, 2021.06 학교도서관저널 추천 바람그림책 106
김고은 지음 / 천개의바람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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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고은 작가의 엉뚱하고 기발한 상상력이 존재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입니다.
끼어 있음에 고통스럽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합니다.
끼어 있는 존재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네요.

1. 인간은 물론 모든 존재는 본질적으로 '끼어' 있습니다.
누구와 누구 사이, 무엇과 무엇 사이, 누구와 무엇 사이에 끼어 있기 때문에, 그 속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를 때가 많지요.

구름 속에 끼인 하얀 개도, 주름살에 잡힌 모기도, 맨홀 구멍에 끼인 펭귄도 혼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다들 낑낑대고 있었던 거죠.

끼인 동물들과 사람들을 구한 소녀도 싸우고 있는 엄마와 아빠 사이에 끼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불안한 마음으로 끼어 있는 아이들의 마음을 싸우고 있는 부모들은 잘 모르죠.
나중에서야 깨닫게 됩니다.
아이들이 많이 힘들었겠구나...
하지만 당시에는 그런 생각을 하기 힘듭니다.

아이들뿐만이 아니겠지요.
모든 싸우는 존재들 사이에 끼인 존재는 불안과 두려움 속에 있게 됩니다.
누구든 싸움에 끼지 않기를 축복합니다.^^
하지만 불안과 두려움만 있는 건 아닙니다.
소녀가 화해한 엄마 아빠 사이에 끼어 있을 땐 행복함을 느낄 것입니다.

2. 소녀는 끼어 있는 이들의 낑낑거림을 느낍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냥 지나가지만, 유독 소녀의 눈에만 그들이 보이는 거죠.
고통 당하는 이들이 잘 보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만큼 마음을 쓰고 있다는 증거겠죠.

누구는 길고양이들에게 신경이 쓰여서 집 만들어주고, 먹이 갖다 주고 그럽니다.
누구는 난민들이 눈에 밟혀 난민을 돕기 위한 활동을 할 것이고요.
누구는 외국인노동자들의 열악한 삶이 마음에 들어올 겁니다.
눈이 가는 곳에 마음이 갑니다.
무엇을 보느냐가 중요합니다.
그 반대로 마음이 가는 곳에 눈이 갑니다.
어떤 것에 마음을 쓰느냐가 중요합니다.

오늘 나는 무엇에 마음을 쓰고 있고, 무엇을 보고 있는지 다시 한번 점검해 봅니다.

** 지정학적으로 끼어 있는 우리나라를 생각하면 가슴 아픈 부분이 많이 있지만, 또 끼어 있기 때문에 어느 쪽으로든 길이 있다는 희망을 품어봅니다.
중국과 몽고를 넘어 유럽으로, 일본과 미국을 넘어 아메리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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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씹어 먹는 아이 (그림책)
송미경 지음, 세르주 블로크 그림 / 문학동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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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묘하고 이상하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볼 수밖에 없는 송미경 작가의 글에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세르주 블로크의 그림이 환상적으로 잘 어우러진 작품입니다.
원작인 동화와 비교해서 보면 좋을 것 같아요.

1. 누구나 "돌 씹어 먹는" 구석이 있을 거예요.
남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것들은 사람을 주눅들게 만들기도 하죠.
아이는 가족들에게조차 말할 수 없었어요.

긴 여행 끝에 도착한 돌산에서 아이는 자기와 같은 아이들을 만났어요.
그 아이들과 함께 돌을 씹는 것은 놀라운 경험이었어요.
밤이 깊으면 모두 돌처럼 굴러다니며 잠들었지요.

'세상에 나만 그런가?'라고 생각하는 것 때문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세상 살다 보니 세상에는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어요.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생각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위로가 되는지 몰라요.

2. 아이는 집에 돌아와서 가족들에게 자기가 돌 씹어 먹는 아이라는 걸 알립니다.
그것은 그 가족의 고백의 시작이었어요.

아빠는 흙을 파먹고, 엄마는 녹슨 못과 볼트를 먹고, 누나는 연필 꼭지에 달린 지우개를 먹는다고 털어놓았어요.
그날 밤, 가족 모두 눈물을 쏟았어요.
"우린 왜 몰랐을까요?"

가족들이 서로에 대해 잘 모르고, 자기의 '돌 씹음'에 대해 털어놓을 수 없어 끙끙 앓았던 시간들을 생각하게 되네요.
털어놓고 나면 활짝 웃을 수 있는데 말이죠.

작가는 가족간의 소통이 없었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가족에게조차 배려 받고 인정 받을 수 없었던 아이는 집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거죠.
아이가 하얀 수염 할아버지를 만나 회복되었기 때문에 다시 돌아올 수 있었을 거예요.

3. 하얀 수염 할아버지는 자신도 돌 씹어 먹는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한 눈에 아이를 알아봅니다.

"계속 돌을 먹어도 괜찮을까요?"
"그럼, 넌 돌 씹어 먹는 아이인걸. 무엇을 먹으면 어때, 신나게 뛰어다니며 무럭무럭 자라렴."

할아버지의 말이 감동적입니다.
아이가 신나게 자라기 위해서는 '돌 씹어 먹기'에 대해 인정 받는 것이 필요해요.
인정할 수 있는 사람들 사이에 있을 때 행복할 수 있는 거죠.

4. '돌 씹어 먹기'가 개인의 취향이라고 생각한다면, 무조건 다 인정 받고 배려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보통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한도가 있어요.
그 선을 넘어 가면 사람들이 비난을 하게 되죠.

하지만 그 한도라는 게 사람마다 기준이 다를 수 있어요.
그래서 최소한의 한계가 필요할 것 같고요.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는 일들은 피해야 할 거예요.
혼자서 그렇게 살겠다면 누가 말릴 수 있겠어요?
하지만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인정을 바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봐요.
자기가 좋다고 다른 이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폭력적인 것이니까요.

아무튼 '돌 씹어 먹는 아이'들이 인정 받고 존중 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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