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별님은 어디에 ㅣ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80
토네 사토에 지음, 엄혜숙 옮김 / 봄봄출판사 / 2019년 9월
평점 :
1. 사랑했던 소중한 사람과의 갑작스런 이별은 누구에게든 슬픔이 됩니다.
멍하니 아무 생각 없게 만들고요.
피나도 마찬가지였어요.
말없이 하늘을 올려다보는 모습에 아무 말도 못 할 것 같습니다.
친구들은 피나의 소중한 사람이 별님이 되었다고 합니다.
피나는 그가 별님이 되었다면 찾아가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세상에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외로운 말이 있을까요?
피나가 만난 첫째 별이 말합니다.
"당신이 찾고 있는 사람은
이미 어디에도 없어요."
작은 희망을 붙들고 용기를 내었던 피나에게 천금처럼 무겁고, 해뜨기 전 새벽처럼 어두운 느낌이었을 겁니다.
2. 누구나 죽음을 경험하는 것을 알고, 주위에서도 가끔 존재의 부재를 느끼지만, 늘 죽음을 생각하지 않고 살아갑니다.
동이 서에서 먼 것처럼 저에겐 먼 이야기인 것이죠.
이처럼 어리석을 수 있을까요?
한편으로는 어리석기에 버티며 살아갈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매일 죽음을 생각하면 무슨 일을 하며, 무슨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요?
두려움으로 죽음을 생각하지 않고, 관조적으로 죽음을 본다고 해도, 쉽게 머릿속에 넣기 싫은 것 중에 하나일 겁니다.
그렇지만 죽음은 삶과 늘 함께입니다.
동전의 양면처럼.
죽음이 없다면 삶은 또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요?
해가 지지 않는 백야와 같게 될까요?
죽음과 삶의 공존 영역에서 살아가려면, 삶이 중요한 만큼 죽음도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아야 할 겁니다.
3. 첫째 별은 피나에게 그 사람이 둘도 없는 소중한 것을 남겨 두었다고 합니다.
피나와의 추억.
피나는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을 더듬으며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갔습니다.
추억이 없었다면 소중한 별님을 찾는 여행은 시작도 못 했을 겁니다.
'내 별님' 같은 불가사리, 작은 솜털, 풀꽃, 반딧불이는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을 비유하는 듯합니다.
수많은 추억은 별처럼 빛나며, 낮이나 밤이나 저 하늘을 돌고 있습니다.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은 그 사람이 이 세상에 살았다는 증거이고, 그 사람을 끝없이 빛나게 해 줄 연료와 같은 것입니다.
지금부터 소중한 이들과 더 많은 추억들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4. 둘째 별은 슬플 때 마음 그대로 울어도 좋다고 합니다.
피나는 지금껏 꾹꾹 참았던 커다란 눈물을 흘리고야 맙니다.
피나와 소중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은 별은 그 사람이 살아 있었다는 것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함께 울어 줄 존재가 되었습니다.
피나에게는, 피나가 걱정이 되어서 높은 나무 위로 오르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너는 혼자가 아니야."
"항상 곁에 있으니까."
이제 피나는 조금 진정이 되었습니다.
가슴 속 추억들을 마음에 띄워, 조용히 눈물을 떨어뜨립니다.
눈물은 별이 되어 숲을 부드럽게 비춥니다.
"우리들은 너를 잊지 않아."
너를 잊지 않겠다는 말이 참 따스하게 들립니다.
그를 잊지 않으면 우리들의 추억은 별처럼 빛나며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겁니다.
'너'를 잊지 않으면 '나'도 잊히지 않을 겁니다.
* 2013 볼로냐 국제 일러스트레이션 상을 수상한 작가 토네 사토에의 매력적인 그림책입니다.
* 소중한 분들을 잃은 이들에게 한없는 위로가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