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묘하고 이상하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볼 수밖에 없는 송미경 작가의 글에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세르주 블로크의 그림이 환상적으로 잘 어우러진 작품입니다.원작인 동화와 비교해서 보면 좋을 것 같아요.1. 누구나 "돌 씹어 먹는" 구석이 있을 거예요.남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것들은 사람을 주눅들게 만들기도 하죠.아이는 가족들에게조차 말할 수 없었어요.긴 여행 끝에 도착한 돌산에서 아이는 자기와 같은 아이들을 만났어요.그 아이들과 함께 돌을 씹는 것은 놀라운 경험이었어요.밤이 깊으면 모두 돌처럼 굴러다니며 잠들었지요.'세상에 나만 그런가?'라고 생각하는 것 때문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세상 살다 보니 세상에는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어요.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생각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위로가 되는지 몰라요.2. 아이는 집에 돌아와서 가족들에게 자기가 돌 씹어 먹는 아이라는 걸 알립니다.그것은 그 가족의 고백의 시작이었어요.아빠는 흙을 파먹고, 엄마는 녹슨 못과 볼트를 먹고, 누나는 연필 꼭지에 달린 지우개를 먹는다고 털어놓았어요.그날 밤, 가족 모두 눈물을 쏟았어요."우린 왜 몰랐을까요?"가족들이 서로에 대해 잘 모르고, 자기의 '돌 씹음'에 대해 털어놓을 수 없어 끙끙 앓았던 시간들을 생각하게 되네요.털어놓고 나면 활짝 웃을 수 있는데 말이죠.작가는 가족간의 소통이 없었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가족에게조차 배려 받고 인정 받을 수 없었던 아이는 집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거죠.아이가 하얀 수염 할아버지를 만나 회복되었기 때문에 다시 돌아올 수 있었을 거예요.3. 하얀 수염 할아버지는 자신도 돌 씹어 먹는 사람이었어요.그래서 한 눈에 아이를 알아봅니다."계속 돌을 먹어도 괜찮을까요?""그럼, 넌 돌 씹어 먹는 아이인걸. 무엇을 먹으면 어때, 신나게 뛰어다니며 무럭무럭 자라렴."할아버지의 말이 감동적입니다.아이가 신나게 자라기 위해서는 '돌 씹어 먹기'에 대해 인정 받는 것이 필요해요.인정할 수 있는 사람들 사이에 있을 때 행복할 수 있는 거죠.4. '돌 씹어 먹기'가 개인의 취향이라고 생각한다면, 무조건 다 인정 받고 배려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보통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한도가 있어요.그 선을 넘어 가면 사람들이 비난을 하게 되죠.하지만 그 한도라는 게 사람마다 기준이 다를 수 있어요. 그래서 최소한의 한계가 필요할 것 같고요.무엇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는 일들은 피해야 할 거예요.혼자서 그렇게 살겠다면 누가 말릴 수 있겠어요?하지만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인정을 바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봐요.자기가 좋다고 다른 이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폭력적인 것이니까요.아무튼 '돌 씹어 먹는 아이'들이 인정 받고 존중 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