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찰리 맥커시 지음, 이진경 옮김 / 상상의힘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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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언제 어디를 펼쳐 읽어도 괜찮은 책을 만들고 싶다"고 했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읽었죠.ㅎ
그리고 또 아무 곳이나 펼쳐 읽기도 했어요.

사실 책장을 넘기는 게 힘든 책이에요.
문장들이 손을 붙잡고 놔주질 않아요.^^

그래도 넘겨 봅니다.
여러 번 나눠야 할 책이네요.
첫 번째 나눔입니다.

ㅁㅁㅁㅁㅁ
"항상 기억해. 넌 중요하고
넌 소중하고. 넌 사랑받고 있다는 걸.
그리고 넌 누구도 줄 수 없는 걸
이 세상에 가져다줬어."

내가 소중하다는 막연한 확신만으로는 이 말을 설명할 수가 없네요.

'나는 이 세상에 무엇을 가져다줬을까?'

이 세상에 뭔가 유익이 되어야 소중한 걸까요?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있기 때문에 소중한 것일까요?
사랑받지 않으면 가치가 떨어지나요?

.....

소년이 두더지를 처음 만났어요.
두더지는 자기가 작다고 했지요.

"그렇지만 네가 이 세상에 있고 없고는 엄청난 차이야."

처음 만난 두더지가 소년에게 어떤 의미였길래 이런 차이를 만들었을까요?
또는 소년이 부여한 의미 없이도 두더지는 엄청 소중한 존재일까요?

두더지는 자기가 좋아하는 케이크를 소년에게 나눠 주지도 않았어요.
"내가 다 먹어버렸어."

그런 것쯤은 아무 상관도 없는 것 같았어요.
소년은 두더지를 양손으로 들어, 자기 눈높이에 맞추었죠.

소년은 혼자 있다가 두더지와 함께 있게 되었어요.
둘은 같이 걷습니다.
동행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은 소중한 일일 겁니다.

.....

덫에 걸린 여우는 고통 속에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소년과 두더지를 만났습니다.

"덫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네가 죽게 돼."

자기를 위협했던 여우를 위해 두더지는 쇠 덫을 갉아댔습니다.
두더지는 자기뿐만 아니라 소년의 목숨까지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걸까요?

"우리가 어떤 일에 어떻게 대처하는가,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가진 가장 큰 자유야."

두더지는 자기의 자유를 지켰습니다.
위험에 빠진 존재를 자유하게 하기 위해서였죠.

존재의 자유를 위해서 자기 목숨을 내어주는 일은 숭고하고 고결한 일입니다.
그만큰 존재 자체가 소중하다는 것을 두더지는 행동으로 보여줍니다.

.....

강을 건너던 두더지가 물에 빠집니다.
여우는 두더지를 외면하지 않습니다.
여우가 물에 들어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두더지를 구한 여우를 소년은 꼭 껴안습니다.

"우리가 건사해야 할 아름다움이 아주 많아."

우리는 무엇보다도 존재의 아름다움을 건사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각각의 존재가 존재의 목적을 위해 살아갈 수 있도록 말입니다.

.....

모든 존재물은 존재 자체로 아름답고 소중합니다.
뭔가 쓸모가 있어서가 아니겠죠.

그것을 기억한다면 우리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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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의 비밀 ㅣ 알맹이 그림책 37
공문정 글, 노인경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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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이들이 어떤 행동을 할 때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어른이 이해할 수 없다고 해서, 그 행동들이 이유 없다고 할 수 없을 거예요.

때론 얼토당토 않는 이유일 때도 있고요.
때론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일 때도 있을 거예요.

상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아이들을 어른들이 어찌 이해할 수 있을까요?

공문정 작가는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아이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아이들이 어떤 행동을 할 땐, 그들만의 이유가 있지요.

그 이유들을 들으며 왜 그러냐고 반문하기보다는 맞장구칠 수 있다면 좋겠어요.

2. 하지만 넓은 마음으로 들어준다고 해도 언제까지 들어줄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아침 일찍 아이에게 밥을 먹여서 유치원이라도 보낼라치면 시간에 쫓기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엄마가 직장을 다니는 경우에는 더 그렇지요.

그럴 때에도 마냥 아이들의 이유를 듣고만 있을 시간이 없어요.ㅠㅠ

엄마들이 육아를 할 때 마음놓고 육아휴직을 하거나, 일을 하지 않아도 육아를 할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다면, 이런 문제가 좀 더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도 있을 거예요.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 있게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사회 복지가 이루어지기를 소원합니다.

아는 신혼부부가 애를 갖지 않습니다.
애 하나 키우려면 돈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아냐고 묻더라고요.
출산은 꿈도 못 꾼다고요.ㅠ

3. 마지막 장면에서 엄마가 병아리를 본 듯합니다.

"방금 뭐가 지나간 것 같은데..."

유나는 모른 척하며 병아리 찾기에 성공합니다.
유나는 병아리와 함께 엄마 몰래 웃었지만, 엄마도 이제는 눈치를 챈 것 같습니다.

엄마가 유나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하게 된 걸까요?
잘은 모르겠지만, 둘 사이의 거리가 좁혀진 것은 확실합니다.

아이가 볼 수 있는 것을 어른들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쉽지는 않겠지만요.
서로 조금씩 더 가까이 다가가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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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말이지…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68
이자벨 아르스노 그림, 맥 바넷 글, 공경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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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빠가 아이를 침대에 눕히고 방을 나가려는데, 아이의 질문이 시작됩니다.

아빠는 조금 난감해하는 표정으로 방향을 돌립니다.
질문이 계속되면서 아빠는 점점 아이에게로 다가오는데요.
팔짱을 끼면서 듣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서 있기도 합니다.
아이의 질문에 웃기도 하고, 다정하게 침대에 앉기도 합니다.

쏟아지는 질문을 뒤로 하고 "이제 자야지." 하면서 아빠는 방을 나서려고 합니다.

"왜 자야 되는데요?"ㅋㅋ

저희 집 막내도 좀 있으면 말을 할 거고, 그러면 질문을 쏟아내겠지요.
그럴 때 여기 나오는 아빠처럼 대답해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과학적이고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대답도 좋겠지만요.

2. 아빠의 대답이 기발합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대답하는 태도가 마음에 듭니다.

안녕달의 '왜냐면'이라는 책이 생각나네요.
그 책에서는 엄마가 그렇게 대답해 주거든요.

이런 엄마 아빠들이 많으면 아이들이 조금더 행복해질 수 있겠다 싶습니다.

3. 왜 자야 되냐는 아이의 질문에 아빠는 대답합니다.
"눈을 감아야 보이는 것들이 있거든."

우리는 눈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습니다.
그리고 그 정보를 높게 평가합니다.
시각적인 정보에 대한 신뢰성이 높죠.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오히려 우리의 한계가 될 때도 있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말도 있죠.

아이는 눈을 감고 잠에 빠지면서 많은 것들을 봅니다.
꿈속에서 아이는 상상의 나래를 폅니다.
아이가 쏟아냈던 질문들의 정답은 아닐 수도 있지만요.
아이는 기분 좋게 꿈나라로 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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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기에 있어 - 2020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스페셜 멘션 수상작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35
아드리앵 파를랑주 지음, 이세진 옮김 / 웅진주니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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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굵은 하얀색 선이 장면의 위아래를 나누고 끝도 없이 이어져 있어요.
책을 몇 권 사서 그림을 다 이어보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네요.

하얀 선은 공간을 나눠요.
뱀의 몸통이 그냥 원통형이 아닌 것처럼 이야기되는 부분도 몇 군데 있네요.

뱀은 누군가의 우산이 되어 주기도 하고요.
늑대로부터 토끼와 새떼를 지켜주는 보호막 같은 것도 되고, 새떼로부터 생쥐를 지켜주고, 생쥐로부터 사과를 지켜주기도 합니다.
이 장면에서는 마치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뱀이 조절하는 것 같습니다.

가로로 쭉 연결된 뱀의 몸통은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실체이며, 함부로 배제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2. 소년은 뱀을 세게 꼬집었습니다.
비명소리를 듣고, 뱀의 머리를 찾아가기로 합니다.

뱀의 머리는 동굴 속에 있지만, 몸통은 세상 속에 있습니다.
위험이 닥치면 머리만 구멍 안으로 넣는 타조처럼, 뱀은 세상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릅니다.
가끔 누가 뱀을 치거나, 쓰다듬거나, 간지럽히는 것을 느끼지만, 그 존재에 대해서 전혀 모릅니다.

"아무도 여기까지 온 적 없거든.
친구도 없이 혼자 너무 오래 있었나 봐."

굴 속에 혼자 있던 뱀은 자기의 몸통 주변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미소를 지으며 더 이상 외롭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누군가가 집 안에 은둔하고 있다고 해서 세상과 연결되어 있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연결을 외면하려고 할 뿐인 거죠.

3. 연결이 되어 있는지 알아보려면, 뱀이 했던 것처럼 "톡톡" 두드려야 합니다.

도와달라고, 나 여기 있다고 하면, 어디서 나타나는지 모르지만 연결된 사람들의 무리가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날 겁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약한 것이 아닙니다.
자존심 상할 필요도 없습니다.
세상은 누구나 도움이 필요하고, 누구나 다른 이들의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소년은 뱀에게 "둘만의 신호"에 대해 말해줍니다.
소년이 뱀을 다시 보게 되면, 뱀의 몸에 선 두 개를 그려 줄 겁니다.

"내가 여기에 있어."

나의 존재를 아는 이가 세상 어딘가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우리는 이어짐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렇게 이어져 있었음에 감사하게 됩니다.

* 2020 볼로냐 라가치상 스페셜 멘션 수상작이네요.
작가는 '곧 이 방으로 사자가 들어올 거야', '리본'으로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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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청소부 ㅣ 풀빛 그림 아이 33
모니카 페트 지음, 안토니 보라틴스키 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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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건 안 되지. 이대로는 안 돼."
아저씨는 생각했어요.
음악가와 작가에 대해 알아가고 싶었죠.

음악가가 먼저였어요.
아저씨는 글루크, 모차르트, 바그너, 바흐... 음악가들의 이름을 종이에 적고, 그날부터 음악회를 가고 오폐라를 보았어요.
크리스마스에는 레코드 플레이어를 사서 자기에게 선물했어요.
아저씨는 밤새 음악을 들었지요.

아저씨는 음악을 들으며 음악가들이 되살아나 자기에게 좋은 친구가 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뭔가를 알고 싶으면 그것과 사랑에 빠지면 된다 했던가요?^^
아저씨는 음악가들과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듯했어요.
일을 하면서도 머릿속에 있는 음악을 휘파람으로 불었지요.
오페라 곡은 외워서 불었고요.

작가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어요.
아저씨는 전에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말들을 자꾸 만나게 되었고, 무슨 뜻인지 알게 될 때까지 되풀이해서 읽었어요.

저는 한 번 본 책은 다시 읽기가 쉽지 않던데, 이 아저씨는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그 작가, 그 책들, 그 이야기들과 사랑에 빠진 것이겠지요.

뭔가 진정으로 알고 싶으면 사랑에 빠지면 돼요.
사람이든, 학문이든, 스포츠든, 자연이든, 뭐든 말이죠.

아저씨는 사다리 위에서 시를 읊조리고, 가곡을 부르고, 소설을 다시 이야기했어요.
그래서 그 사다리 밑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어요.

2. 아이들이 뭔가 잘하게 하고 싶으면 사랑에 빠지도록 해야 할 거예요.

저희 둘째는 사진과 사랑에 빠졌어요.
매일 사진을 보고, 사진을 찍고, 사진을 이야기하고, 사진에 대한 글을 쓰죠.
용돈을 모아 카메라를 사고, 사진과 관련된 책을 보면서 얼마나 즐거워하는지 몰라요.

첫째는 역사와 사랑에 빠지더니 클래식 음악과 함께 춤을 추다가 요즘엔 그림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지식이 계속해서 넓어지고 있지요.

"말은 글로 쓰인 음악이구나. 아니면 음악이 그냥 말로 표현되지 않은 소리의 울림이거나."

청소부 아저씨는 음악을 듣고 글을 읽으며 그것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지식의 지평이 넓어진 것이죠.
음악과 문학을 넘나들며 사다리 위에서 하는 강연은 사람들 사이에 유명해지기 시작했어요.

3. 그러다가 아저씨는 TV에 나와 유명해졌어요.
네 군데 대학에서 강연을 부탁받았고요.
하지만 아저씨는 거절을 합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아저씨는 청소를 계속하고 싶었어요.
사다리 위 강연은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서 했기 때문에, 아저씨는 교수가 되고 싶지 않았어요.

아저씨처럼 행복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사실 몰라서 그렇지, 많은 사람들이 아저씨처럼 행복하게 살아갈 거예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말이죠.

저 같으면 대학 강연을 마다하지는 않았을 거 같아요.ㅋㅋ
그렇게 좋은 기회를 날리는 것은 현자들만 할 수 있는 일 아닐까요?
아저씨 같은 사람이 일반적인 사회에서 살고 싶어요.
그러면 이런 결정을 내리기가 좀 더 수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명예와 돈, 권력과 쾌락보다는 자족하면서 맡은 일을 성실하게 하는 사람이 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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