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노란상상 그림책 68
옥희진 지음 / 노란상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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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종종 그런 말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이를 낳아서 길러보지 않으면, 부모의 마음을 제대로 알 수 없다고요.
그런데 아이를 키워보아도 부모님의 마음을 다 알 수는 없더라고요.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을 없다.'는 말이 있지요.
자식 사랑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윗사람, 특히 부모 사랑하는 게 맘처럼 쉽지는 않더라고요.
나이를 먹고 늦둥이를 키워도 점점 어려워지는 게 치사랑인 듯합니다.ㅠ

지하철에서 독자를 보고 있는 할머니가 있습니다.
작가가 일부러 그런 설정으로 그린 것 같은데...
마치 저에게 '너도 저런 사랑을 받고 자랐는데... 기억하니?'라고 묻는 것 같습니다.
부모를 제대로 모시지 못하는 것에 대해 자책감을 갖게 하는 건 왜일까요?

2. 막내는 점점 스스로 하고 싶은 게 많아집니다.
숟가락을 들고 혼자 먹겠다고 하고, 부모의 손을 뿌리치고 혼자 걷겠다고 합니다.
자기 생각이 생기고 고집이 세졌습니다.
마음대로 안 되면 떼쓰고 울어젖힙니다.

부모가 기다려줘야 하는 게 맞지만, 때와 상황에 따라 그럴 수 없을 경우가 있습니다.
무작정 기다려주는 게 모든 상황에 맞다고 할 수는 없겠지요.

비슷한 맥락으로, 아이가 원하는 걸 모두 해줄 수는 없습니다.
그게 자녀양육에 있어 옳은 건 아닌 것 같고요.
결핍이 있어야 성장이 있습니다.
적당히 욕망을 채우고 적당히 포기하고 살 수 있으면 좋겠네요.

3. 비오는 날, 아이는 엄마와 함께 우산을 쓰고 갑니다.
고양이 한 마리가 노란 우산을 쓰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요.
아마 아이가 우산을 씌어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이는 동물을 사랑하는 아이로 자라고 있네요.
부모는 그 마음을 지켜줍니다.

유난히 동물들이 여기저기 나오는 책입니다.
나비들, 고양이들, 다람쥐들, 새들이 등장하는데, 모두 아이와 부모처럼 '단짝 친구' 같네요.

4. 마지막 장면에서 아이는 혼자 가방을 메고 가다가 뒤를 돌아봅니다.

"혼자라고 느껴질 때면 뒤를 돌아보렴.
우리는 언제나 여기 있을 거야."

안녕달의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에서 이야기하는 것과 결이 비슷합니다.
언제나 여기 있기에, 언제나 다시 만날 수 있는 관계 속에서 아이들은 건강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이 생겨도 부모, 가족과 함께라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가족이 '나의 힘'입니다.

* 덧, 지하철에 임산부가 서 있는데 딴청부리는 아저씨... 미워요.ㅠ
아기 안고 있는데 자리 비켜주지 않는 분들도 미워요.ㅠ
지하철에서 아기 안고 있는 거 엄청 힘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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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정원 노란상상 그림책 73
유혜율 지음, 조원희 그림 / 노란상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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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매일 시작되는 하루, 매일 뜨는 해가 당연하지 않은 세상이 있습니다.
거인이 모두 잠든 밤에 높은 산으로 올라가지 않으면 아침은 오지 않습니다.

거친 바람에 정원이 망가지고 나서, 거인은 미소를 잃었고,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이 와서 위로를 해도 소용없습니다.

"나는 내일을 믿지 않아. 내일을 기다리지 않아."

그렇게 세상은 암흑 속에 있습니다.
내일을 믿지 않은 자들에게 내일은 없습니다.
기다리지 않는 내일이 온다 해도 그닥 반갑지 않을 겁니다.
내일은 믿지 않는 사람에게 아무런 의미를 주지 못합니다.
보지 않고 암흑 속에 숨어버린다면 더 이상 새아침은 없을 겁니다.

내일만 그런 건 아닐 거예요.
희망을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희망이 없을 뿐만 아니라 희망이 새로 생기지도 않을 겁니다.
믿음의 기초 위에 세상은 돌아갑니다.
믿음을 부정하는 것은 세상의 이치를 거스르는 일입니다.

2. 새와 소년은 희망을 놓지 않았습니다.
어둠 속에서도 날고 싶고, 넒은 세상을 여행하고 싶습니다.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소년의 말에 작은 새는 함께 노래할 수 있다고 합니다.
흑암 속에서 부르는 노래는 파동이 되어 정원으로 흐릅니다.
나무들도 깨어나고 동물들도 깨어납니다.
결국 햇살이 반짝이는 아침이 새롭게 열립니다.

절망 속에서도 피어나는 꽃이 있습니다.
폐허 속에서도 울려퍼지는 노래가 있습니다.
쓰러져 있는 거인에게도 햇살이 스며듭니다.

거인과 소년과 새와 동물들은 폐허가 된 정원 안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태양이 떠오르는 것을 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은 날이에요."
"정말 그렇구나. 이대로 아름다운 날이구나."

3. 거인은 세상이 끝날 것처럼, 자기 인생이 이미 마지막인 것처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끝은 아니었습니다.
정원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가꾸던 거인에게, 그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날이었습니다.
그런 대로 좋았습니다.
그 모습 그대로 충분히 아름다웠습니다.

거인은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실패하고 낙망하고 좌절하고 추락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요.
내일은 내일 해가 뜬다는 것을요.
죽은 것 같은 가지에 새 잎이 돋고, 황폐화된 땅에 이름 모를 꽃들이 피어날 것입니다.

나 스스로 하지 못하는 때가 되면, 다른 누군가가 일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함께할 수 있는 것이 아름다운 일 아니겠습니까?
자기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일 가지고 절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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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용이 없다니까!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79
루 카터 지음, 데보라 올라이트 그림, 엄혜숙 옮김 / 봄봄출판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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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용은 상상의 동물입니다.
이런저런 이야기에 등장하지요.
선한 역할을 하는 용도 있지만, 대부분 악당의 역할이지요.
특히 공주와 기사가 등장할 때는 더 그렇죠.

용은 그런 이야기에서의 자기 역할이 만족스럽지 않았어요.
그래서 용은 철창에 갇힌 공주와 기사를 놔두고 이야기 속에서 떠납니다.
기사와 공주가 당황할 것 같네요.ㅎㅎ

용의 입장에서는 기분이 상할 만도 합니다.
인간들 맘대로 상상하고선 무자비한 빌런으로 만들어놓았으니까요.

인간들 사이에서도 그렇습니다.
뒷담화의 주인공은 악당이 되는 경향이 많습니다.
본인이 들으면 기분 상할 이야기들이겠죠.

다른 사람하고 이야기할 때 뒷담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압니다.
그에게 뒷담화를 했던 사람은 그에 대해서도 뒷담화를 하고 다닐 것이 뻔하다는 말을 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조심하게 됩니다.

2. 용은 스스로 세상을 바꾸고 영웅이 될 만한 이야기를 찾아 나섭니다.
기존에 용이 나오지 않는 이야기의 주인공들에게 가서 끼어달라고 하지만, 대답은 한결같습니다.

"내 이야기에는 용이 없다고."

이미 정해진 이야기로 들어가면 구성이 엉망이 되고, 결론이 달라지기 때문인 거겠죠.
하지만 패러디 문학이 있듯이, 더 나은 방향으로 재구성될 수도 있을 거예요.

뭔가 주도적인 용이 멋있어 보이네요.
남의 이야기에 좌지우지 되지 않고, 자기 길을 묵묵히 가려는 사람은 멋집니다.

3. 용은 원하지 않는 이야기에 말려듭니다.
잭과 콩나무의 거인에게 잡히고 만 것이죠.
그런데 어쩌다 영웅이 됩니다.
그 과정에서 용은 용기를 냅니다.

"난 못해...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겠지?!
난 할 수 있어!"

포기하고 낙심한 마음에서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가지기까지의 용의 모습이 순차적으로 그려집니다.
마침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이야기의 주인공이 됩니다.

그리고 용은 그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또 다른 이야기를 찾아 떠납니다.

경험은 용기를 내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고 그렇지 못하기도 합니다.
경험은 향후 행동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그러니 무엇이든 처음 경험이 중요할 겁니다.

경험은 이런 생각을 가지도록 열려 있어야 합니다.

'실수해도 괜찮아,'
'다시 도전하면 돼지.'
'할 수 있겠지?!'

그런 경험은 삶에 도움이 됩니다.

* 그림도 내용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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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친구 웅진 세계그림책 125
앤서니 브라운 지음, 장미란 옮김 / 웅진주니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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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제는 'Little Beauty'입니다.
한글판 제목이 '우리는 친구'라서 우정에 관한 이야기인가 하고 생각했지요.

일반적인 우정에 관한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특별히 반려동물에 관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동물원 사람들은 인간과 소통할 수 있는 고릴라에게 고양이를 줍니다.
고릴라는 고양이를 잘 보살피죠.
둘은 무엇이든 함께했습니다.

슬픔에 빠져 있던 고릴라는 고양이를 만나고 나서 행복했습니다.
표정이 매우 사실적으로 편안해 보입니다.

이 책은 마치 인간에게 반려동물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2. 고릴라가 왜 TV를 부순 것일까 생각해 보는 것도 중요할 것 같아요.
보고 있던 영화는 '킹콩'.

동족 같은 킹콩이 사람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당하는 것 때문에 화가 났던 게 아닐까 싶네요.

무자비하게 원주민들을 해치고, 킹콩을 뉴욕으로 싣고 온 사람들은 결국 킹콩의 야성에 피해를 입고 맙니다.
뉴욕은 아수라장이 되고 말지요.

자신도 그러한 처지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밀림에 있어야 할 고릴라가 아무리 부족함 없는 삶을 산다고 해도, 갇혀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인간의 돈벌이에 이용당하고 있는 자신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무기력함에 화가 났을 것 같아요.

동물원 사람들이 와서 누가 텔레비전을 부수었냐고 물었을 때의 고릴라의 표정은 정말 두려움에 가득차 있어요.
고릴라는 어떻게든 해 보라는 눈빛으로 예쁜이를 봅니다.
필사적인 표정!
살아보겠다는, 예쁜이와 같이 있고 싶어 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현재의 삶에 대한 회의감이 있지만, 삶을 바꿀 만한 능력이 없는 무기력한 현대인들을 비꼬는 내용으로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네요.

3. 아무튼 고릴라는 예쁜이와 모든 것을 함께했습니다.
아직 어린 고양이의 먹이를 주고, 안고 자기도 합니다.
응가하는 법을 가르치기도 하고요.
같이 장난도 치면서 즐거워합니다.

그렇게 고릴라는 예쁜이를 잘 보살펴주었고, 예쁜이는 고릴라를 구해줍니다.

피터 브뤼겔의 '이카루스의 추락'은 고릴라와 예쁜이가 천장 전등을 잡고 줄타기 놀이를 하고 있는 장면에 있는 그림입니다.
고릴라가 이카루스처럼 떨어질 수도 있음을 암시하는 것 같습니다.
고릴라는 텔레비전을 부숴 위기에 처합니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듯이, 고릴라도 실수를 할 수 있죠.
고릴라의 실수를 감싸주는 고양이는 우정의 아이콘 같습니다.
친구를 위해 희생하는 것이 진정한 우정입니다.
좋을 때만 함께하는 것은 우정이 아닙니다.

둘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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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가 꿈꿀 시간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49
헬린 옥슨버리 그림, 티머시 냅맨 글, 이상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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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장자장 나무 아래
자장자장 우리 아가
나뭇잎 살랑살앙
실바람 산들산들
아이들이 꿈꾸러 가고
하늘의 별들은 노래하고
자장자장 엄마 품에
새근새근 잠들어라"

새끼 늑대들에게 자장가를 불러 주는 어미 늑대.
꼭 엄마가 아이를 안고 있듯 그루터기에 앉아 자장가를 부르는 늑대가 사랑스럽습니다.
새끼 늑대들을 향해 눈을 찡긋 하며 웃어주는 어미 늑대의 모습을 보면서, 세상의 모든 어미들은 새끼들을 향해 그런 존재임을 깨닫습니다.
또 마땅히 그런 존재여야 함을 느낍니다.

사나운 늑대지만, 새끼를 향해 자장가를 불러 주는 어미 늑대라면 괜찮다고 하는, 어린 잭의 미소에 깊은 지혜를 느낍니다.
태어나면서부터 당연히 가져야 할 모성에 대한 경외심.
그런 모성을 훼손하거나 모성이 제대로 발휘될 수 없도록 만드는 모든 존재가 다 악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2. 잭은 겁이 나서 앨리스에게 돌아가자고 합니다.

무시무시한 발톱, 끔찍한 이빨의 못된 늑대를 만난다면 어떨까?
앨리스가 괜찮다고 하니 따라가기는 하지만, 잭은 마뜩잖습니다.

그러다 실제로 늑대를 보자마자 앨리스는 뛰자고 합니다.
어서 도망가야 한다고 말입니다.

괜찮다고 한 앨리스는 도망가려 하고, 돌아가자고 했던 잭은 꼼짝하지 않는 반전이 있네요.

앨리스는 막연한 긍정주의자였지만, 잭은 분석적인 현실주의자였습니다.^^

3. 까마귀가 표지부터 계속 남매를 따라다닙니다.
남매가 위험하지는 않는지 지켜보는 존재 같군요.
마치 부모처럼요.

우리나라 작가가 그렸다면, 까마귀로 그리지는 않았겠죠?ㅎ
외국에서는 까마귀를 '효도하는 새'라 하기도 합니다.
소름끼치는 기분 나쁜 새는 아닌 거죠.

앨리스와 잭이 침대에 누워 있을 때, 까마귀는 둥지에 와서 새끼들을 품고 있습니다.
인자한 미소의 까마귀^^

4. 아이들은 잠을 자기가 두려울 수도 있을 거예요.
자기 눈에서 엄마 아빠가 보이지 않는 상황.
잠 속으로 들어가기 두려운 아이들.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표현한 작품이라는 글도 보았네요.

아이들에게 잠자리 동화로 읽어 주어도 좋을 그림책입니다.
헬린 옥슨버리의 편안하고 따스한 그림체도 한 몫 하네요.

맨 마지막 장에서 둘은 자장가를 들으며 새근새근 잠들었다는데, 잭은 눈을 뜨고 있는 것 같아요.
눈을 뜨고 자는 아인가요?ㅋㅋ
아니면 아직 마음이 덜 놓였던 걸까요?
꿈 속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면서 늑대 가족을 그려보고 있는 걸까요?

아무튼 잭은 미소를 짓고 있는데, 달콤한 자장가를 진하게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세상 모든 아이들이 편안한 환경 속에서 행복한 잠자리를 갖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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