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친구 웅진 세계그림책 125
앤서니 브라운 지음, 장미란 옮김 / 웅진주니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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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제는 'Little Beauty'입니다.
한글판 제목이 '우리는 친구'라서 우정에 관한 이야기인가 하고 생각했지요.

일반적인 우정에 관한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특별히 반려동물에 관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동물원 사람들은 인간과 소통할 수 있는 고릴라에게 고양이를 줍니다.
고릴라는 고양이를 잘 보살피죠.
둘은 무엇이든 함께했습니다.

슬픔에 빠져 있던 고릴라는 고양이를 만나고 나서 행복했습니다.
표정이 매우 사실적으로 편안해 보입니다.

이 책은 마치 인간에게 반려동물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2. 고릴라가 왜 TV를 부순 것일까 생각해 보는 것도 중요할 것 같아요.
보고 있던 영화는 '킹콩'.

동족 같은 킹콩이 사람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당하는 것 때문에 화가 났던 게 아닐까 싶네요.

무자비하게 원주민들을 해치고, 킹콩을 뉴욕으로 싣고 온 사람들은 결국 킹콩의 야성에 피해를 입고 맙니다.
뉴욕은 아수라장이 되고 말지요.

자신도 그러한 처지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밀림에 있어야 할 고릴라가 아무리 부족함 없는 삶을 산다고 해도, 갇혀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인간의 돈벌이에 이용당하고 있는 자신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무기력함에 화가 났을 것 같아요.

동물원 사람들이 와서 누가 텔레비전을 부수었냐고 물었을 때의 고릴라의 표정은 정말 두려움에 가득차 있어요.
고릴라는 어떻게든 해 보라는 눈빛으로 예쁜이를 봅니다.
필사적인 표정!
살아보겠다는, 예쁜이와 같이 있고 싶어 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현재의 삶에 대한 회의감이 있지만, 삶을 바꿀 만한 능력이 없는 무기력한 현대인들을 비꼬는 내용으로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네요.

3. 아무튼 고릴라는 예쁜이와 모든 것을 함께했습니다.
아직 어린 고양이의 먹이를 주고, 안고 자기도 합니다.
응가하는 법을 가르치기도 하고요.
같이 장난도 치면서 즐거워합니다.

그렇게 고릴라는 예쁜이를 잘 보살펴주었고, 예쁜이는 고릴라를 구해줍니다.

피터 브뤼겔의 '이카루스의 추락'은 고릴라와 예쁜이가 천장 전등을 잡고 줄타기 놀이를 하고 있는 장면에 있는 그림입니다.
고릴라가 이카루스처럼 떨어질 수도 있음을 암시하는 것 같습니다.
고릴라는 텔레비전을 부숴 위기에 처합니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듯이, 고릴라도 실수를 할 수 있죠.
고릴라의 실수를 감싸주는 고양이는 우정의 아이콘 같습니다.
친구를 위해 희생하는 것이 진정한 우정입니다.
좋을 때만 함께하는 것은 우정이 아닙니다.

둘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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