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설의 고향>이 일본 민속 추리와 만난다면?”바닷가 외딴 마을, ‘하에다마님’이라는잘린 머리 모양의 바위를 신성하게 모시는 풍습이 이어집니다.마을 사람들은 그 앞에서 제를 지내며바다를 두려워하면서도 경외하지요.1장에서는 이 마을의 기묘한 공기와 함께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네 가지 괴담이 차례로 등장합니다.물속에서 들린다는 알 수 없는 울음소리,금기를 어긴 자에게 내려지는 벌,절벽에서 떨어진 이의 망령,그리고 밤마다 떠다니는 검은 그림자….각각의 이야기가 그 자체로도 소름 끼치지만사실은 이후 전개될 미스터리의 퍼즐 조각이기도 합니다.2장부터는 민속학자 도조 겐야의 시점으로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됩니다.겐야는 괴담 속 단서를 하나하나 추적하면서‘열린 밀실’이라는 기묘한 트릭과 맞닥뜨리게 되죠.보통 추리소설의 ‘밀실’은 닫힌 공간이지만이 책의 ‘열린 밀실’은 그 반대입니다.겉보기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열린 공간인데,정작 사건이 벌어질 때는 “아무도 없었다”는 착각을 일으키는 구조를만들어내는 새로운 방식의 미스터리라읽는 내내 신선했습니다.괴담과 미스터리를 따라가다 보니마지막까지도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했을까?”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더라고요.하지만 인간적인 이유를 넘어마을이 수백 년 동안 이어온 풍습의 비밀과‘하에다마라는 바위’의 용도와 실체를 떠올리면오히려 그쪽이 더 등골이 오싹했습니다.끝부분의 열린 결말과다 읽고 난 뒤에도 따라오는 서늘한 여운도참 인상적이었습니다.전체적으로 막 무섭다기보다는분위기가 은근 오싹한 정도이고,괴기·환상 소설로서 이런 소재를 이렇게 쓴 건꽤 신선하고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가을밤 오싹한 독서를 찾는 분,추리와 공포를 동시에 즐기고 싶은 분,한국의 <전설의 고향> 같은 분위기를 좋아하는 분들께이 책을 추천합니다.⸻📚 하에다마처럼 모시는 것미쓰다 신조 지음 · 심정명 옮김비채 · 2025.08.25.#하에다마처럼모시는것 #미쓰다신조 #비채 #비채서포터즈3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