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에다마처럼 모시는 것 도조 겐야 시리즈
미쓰다 신조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의 <전설의 고향>이 일본 민속 추리와 만난다면?”
바닷가 외딴 마을, ‘하에다마님’이라는
잘린 머리 모양의 바위를 신성하게 모시는 풍습이 이어집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 앞에서 제를 지내며
바다를 두려워하면서도 경외하지요.

1장에서는 이 마을의 기묘한 공기와 함께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네 가지 괴담이 차례로 등장합니다.
물속에서 들린다는 알 수 없는 울음소리,
금기를 어긴 자에게 내려지는 벌,
절벽에서 떨어진 이의 망령,
그리고 밤마다 떠다니는 검은 그림자….
각각의 이야기가 그 자체로도 소름 끼치지만
사실은 이후 전개될 미스터리의 퍼즐 조각이기도 합니다.

2장부터는 민속학자 도조 겐야의 시점으로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됩니다.
겐야는 괴담 속 단서를 하나하나 추적하면서
‘열린 밀실’이라는 기묘한 트릭과 맞닥뜨리게 되죠.

보통 추리소설의 ‘밀실’은 닫힌 공간이지만
이 책의 ‘열린 밀실’은 그 반대입니다.
겉보기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열린 공간인데,
정작 사건이 벌어질 때는 “아무도 없었다”는 착각을 일으키는 구조를
만들어내는 새로운 방식의 미스터리라
읽는 내내 신선했습니다.

괴담과 미스터리를 따라가다 보니
마지막까지도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인간적인 이유를 넘어
마을이 수백 년 동안 이어온 풍습의 비밀과
‘하에다마라는 바위’의 용도와 실체를 떠올리면
오히려 그쪽이 더 등골이 오싹했습니다.

끝부분의 열린 결말과
다 읽고 난 뒤에도 따라오는 서늘한 여운도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막 무섭다기보다는
분위기가 은근 오싹한 정도이고,
괴기·환상 소설로서 이런 소재를 이렇게 쓴 건
꽤 신선하고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가을밤 오싹한 독서를 찾는 분,
추리와 공포를 동시에 즐기고 싶은 분,
한국의 <전설의 고향> 같은 분위기를 좋아하는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 하에다마처럼 모시는 것
미쓰다 신조 지음 · 심정명 옮김
비채 · 2025.08.25.

#하에다마처럼모시는것 #미쓰다신조 #비채 #비채서포터즈3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