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을 벗어나고 싶었던 조약돌,바다를 향해 가고 싶었던 종이배,모래 위에 쉴 곳을 만들고 싶었던 갈매기.들이 나오는 이 책은정호승의 우화소설 43편이 들어있는소설집이에요.⠀⠀사람이 아닌 존재들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은어쩐지 더 솔직하고,더 조용하게 가슴을 건드립니다.⠀⠀그중에서도 저는 <현대인〉이라는우화가 오래 남았어요.⠀한 젊은이가 사막을 건너다 길을 잃어요.그 모습을 본 낙타가조금만 더 가면 오아시스가 있다고 말해주죠.⠀젊은이는 그 말을 믿고 기어가듯앞으로 나아가지만문득 마음속에 의문이 피어올라요.“정말… 오아시스가 있을까?”⠀그리고 그 의심은 점점 커지고,환청까지 들린다고 생각하며고통스러워 하죠.결국 그는 샘터에서생을 마감합니다.⠀그를 발견한 상인들은 말하죠.그가 죽은 이유는,현대인이었기 때문이라고요.⠀이 짧은 이야기 앞에서 한참을 멈췄어요.삶을 향해 걷다가도끊임없이 마음속에서“이게 맞을까?” “정말 괜찮은 걸까?”스스로를 의심했던 순간들이 떠올랐거든요.⠀희망보다 의심이,믿음보다 두려움이 더 익숙해진 시대.우리가 놓치고 있는 건어쩌면 지금 바로 앞에 있는오아시스일지도 모르겠어요.⠀《조약돌》은 그렇게,짧은 문장 하나로내 마음 깊은 곳을 조용히 두드리는이야기들로 구성된 책이에요.⠀사소해 보이지만 단단한 위로로⠀묵묵히 삶을 견디는 나에게,그리고 당신에게도이 조약돌 같은 책이 닿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