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지른 물이 내 마음에 담긴다
나나용 지음 / 나나용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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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에게 뜻하지 않은 상처를 받곤 한다. 최근 가족처럼 믿었던 사람과의 오해로 인해 막말과 절연 통보까지 듣고 나니, ‘결국 그 사람에게 나는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존재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서운함이 컸지만, 감정은 점점 더 깊고 어두운 늪처럼 나를 끌어당겼다. 그래봤자 내게 남는 건 아픔과 상처뿐인데도 말이다.

그렇게 마음이 복잡하던 시기에 이 책을 만났다. 이 책의 저자는 독립출판사 나나용 북스의 대표로, 책을 읽는 내내 담담하면서도 진솔한 글이 인상적이었다.

부모님을 따라 가나에서 지내며 빨리 철들어버린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녀는, 부모님의 학업에 대한 높은 기대 속에서 겪었던 압박감과 자신만의 마음의 병을 있는 그대로 털어놓는다.

부모님에게 느꼈던 섭섭함과 원망의 감정마저도 결국 사랑과 이해로 품어내는 모습에서, 가족이라는 복잡한 감정이 있는 그대로 전해졌다. 저자의 미국 유학 생활 이야기 또한 솔직하고 꾸밈이 없어 읽는 동안 더욱 공감이 갔다.

책 전체를 감싸고 있는 분위기는 위로보다는 조용한 공감에 가까웠다. 무작정 희망을 주거나 긍정만을 말하기보다는, 상처를 그대로 마주할 수 있게 하는 용기를 준다.

특히 “상황은 다르더라도 아픈 건 모두 같기에…” 라는 도입부 문장이 마음 깊이 와닿았다. 이 책을 통해 ‘누군가 나에게 한 기쁜 말, 상처가 된 말 등 모든 말들은 내가 양분으로 바꿀지, 시들게 만들지는 오로지 나의 몫’임을 깨닫고 나니, 내 마음의 어지러운 실타래가 조금씩 풀어지는 느낌이었다.

“괴로워하는 것도 결국 내 선택이다.”

상처를 받을 때마다 나는 늘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긴 걸까?’라고 되묻곤 했다. 하지만 이 책은 상처를 마주하는 방식도 결국 나의 선택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혼란과 갈등을 겪으면서도 결국 부모님을 향한 사랑과 이해를 품어낸 것처럼, 나 역시 상처를 곱씹으며 스스로를 괴롭힐지, 아니면 나만의 방식으로 소화하며 앞으로 나아갈지 고민하게 되었다.

이제는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무조건 아파하는 대신, ‘나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먼저 던져보려고 한다.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이 아니라, 내 삶을 지켜야 하는 건 나 자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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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특히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 가까운 관계로 인해 마음이 힘든 사람 💔
✔️ 일찍 철들어 마음의 짐이 많았던 사람 🎒
✔️ 위로보다 스스로 답을 찾고 싶은 사람
✔️ 담담한 글을 통해 내면을 마주하고 싶은 사람 📖

저자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자신의 감정과 온전히마주할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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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받아
진지하게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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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go.un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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