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 캐드펠 수사 시리즈 1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두 마찬가지요. 수도복을 입든 평복을 입든 누더기를 걸치든, 그 속에는 똑같은 재료로 만들어진 인간이 들어 있는 법이오.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잘 만들어지고 잘 관리되는 이도 있긴 하지만, 본질은 한 가지지. 뭐.”(171p.)
<캐드펠 수사대 시리즈 1, 앨리스 피터스, 북하우스>



요즘에 나는 소설부터 거의 최근에 출판했다고 할 수 있는 판타지와 추리물을 연달아 게다가 재빨리 후루룩 읽은 상태였다. 호기롭게 고전이라고도 할 수 있는 캐드펠 수사대 1권을 펼쳤으나 긴 호흡의 책 초반부를 읽을 땐 진도가 살짝 더뎠다. 잠시 심호흡 하고 읽은 중간부터는 너무 궁금해서 잠시도 놓을 수가 없던 책이다.


캐드펠 수사대 시리즈 중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은 중세시대 수도원을 배경으로, 생생한 역사적 디테일과 매력적인 인물들이 어우러져 한 편의 미드 시리즈를 본듯한깊은 인상을 남긴다. 실제로 BBC 드라마 <캐드펠>의 원작이다. 다음 시리즈도 배경은 똑같을 듯한데 캐드펠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기록해본다.


캐드펠은 전직 병사이자 허브 전문가로서, 그의 독특한 배경 지식과 예리한 추리력이 사건 해결에 큰 도움이 된다.
사람 심리를 잘 파악하는 편이고 여유로운 듯 하지만 세심하다. 약간 츤데레 기질이 있는듯 :)


작가는 중세의 일상과 사회적 풍경을 물흐르듯이 자연스럽게 묘사하여 초반에 적응만 이겨내면 상상을 마음껏 하면서 읽을 수 있다.


특히, 등장인물 간의 관계와 그들이 마주하는 도덕적 딜레마를 통해, 사람의 본성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미스터리 해결을 넘어 인간의 내면과 찰나의 욕심을 상황으로만 이해할 수 있도록 적나라하게 보여주지만, 세밀한 심리 묘사는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인물들의 대사나 주변 상황만으로도 독자가 충분히 유추할 수 있도록 전개된다. 요즘에는 묻지마 범죄나 별난 사건들이 많아, 이 책은 오히려 심장 쫄깃하고 반전같은 단순 재미보다 독자의 가치관을 되돌아보게 하는 매력이 있다.


추리소설이긴 하나, 작가의 매력적인 문장력이 감도는 부분이 의외로 많아 표시한 부분도 많다. 특히나 살인사건의 범인을 밝혀야 하는 긴장감이 넘치는 순간에서도 서로를 마음에 두고 있지만 언어가 달라 의사소통이 어려운 존수사와 아네스트의 에피소드 중에 ‘일종의 절제된 애무처럼, 그들은 서로의 어조만으로 친밀감을 주고받으며, 각자의 독백을 통해 부족하나마 감정을 교환하고 평화를 느꼈다.’ 라는 대목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더군다나 피터스는 이 시리즈를 60대 중반에 시작했다고 하는데 이런 유려한 문체와 정교한 플롯 구성은 그녀의 지나온 다양한 경험의 세월을 짐작케 하기도 했다.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은 미스터리 애호가뿐만 아니라 역사 소설 팬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캐드펠의 지혜와 인간미가 빛나는 이 책은 단순한 추리 소설을 넘어, 시대적 배경과 인간의 내면을 깊이 있게 탐구한 걸작이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캐드펠 서포터즈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즐겁게
탐독하고 진지하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