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법 필수 공식 - 8품사, 문장 성분, 문장의 5형식 훈련서
남기정.백시영 지음 / 이지스에듀(이지스퍼블리싱)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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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도서제공

영문법 책을 펼칠 때마다 늘 비슷한 감정이 앞섰다. 이미 한 번쯤은 다 배웠던 내용인데, 다시 보려니 막막하고, 그렇다고 완전히 처음부터 시작하기엔 애매한 상태. 영어를 오래 공부해 왔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문법이 제대로 정립돼 있다는 확신은 없었다. 그래서 영문법 필수 공식을 집었을 때도 기대보다는 경계가 먼저였다. 초·중학생 대상의 문법 입문서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읽기 시작하면서 이 책에 대한 인상이 조금씩 바뀌었다. 이 책은 나에게 새로운 문법을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대신 계속해서 묻는다. “이 문장에서 네가 지금 헷갈리는 지점은 어디냐”고. 그리고 그 질문의 끝은 늘 비슷한 곳으로 돌아온다. 단어 뜻이나 암기 부족이 아니라, 품사·문장 성분·문장 형식이 머릿속에서 제대로 정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점이다.

8품사 파트를 읽으면서 특히 그 점이 분명해졌다. 이 책은 품사를 설명하지 않는다기보다, 헷갈리는 순간을 반복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을 택한다. 명사와 동사, 형용사와 부사처럼 늘 애매했던 구간들을 정의가 아니라 ‘구별하는 기준’으로 정리해 나간다. 읽다 보면 “아, 내가 여기서 항상 멈췄구나” 하는 순간들이 계속 튀어나온다. 그동안은 그냥 넘어가던 부분들이었고, 그래서 문법이 늘 불안정한 상태로 남아 있었던 것 같다.

문장 성분 파트로 넘어가면서 이 책의 성격은 더 또렷해진다. 문장이 길어질수록 해석이 어려웠던 이유가, 사실은 단어가 어려워서가 아니라 문장의 중심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몰랐기 때문이라는 걸 체감하게 된다. 주어와 서술어, 목적어와 보어 같은 개념을 다시 보면서, ‘알고 있는 개념’과 ‘실제로 써먹을 수 있는 개념’ 사이에는 꽤 큰 간극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쯤에서 이 책이 초·중학생만을 위한 문법서는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물론 처음 영어 문법을 접하는 학생들에게도 부담 없는 구성이다. 하지만 오히려 문법을 배운 적은 있으나 체계가 무너지거나 정립되지 않은 성인 학습자에게 더 잘 맞는 책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학교에서 수없이 들었던 개념들을 다시 꺼내놓되, ‘왜 늘 헷갈렸는지’를 구조적으로 설명해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기초서이지만 유치하지 않고, 쉽지만 가볍지 않다.

문장 형식(1~5형식) 파트는 이 책이 지향하는 방향을 가장 잘 보여준다. 설명은 짧고, 대신 판단을 요구한다. “이 문장은 몇 형식인가?”라는 질문을 계속 던지면서, 문장을 번역하기 전에 구조부터 보게 만든다. 처음에는 답답했지만, 반복하다 보니 문장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달라진다. 앞에서부터 의미를 끼워 맞추는 방식이 아니라, 전체 구조를 한 번에 훑어보게 된다. 아주 작은 변화지만, 영어를 대하는 긴장은 확실히 줄어든다.

물론 이 책은 두껍지 않고, 깊게 파고들지도 않는다. 한 번 읽고 끝내는 책이라기보다는, 여러 번 돌아와서 확인하는 책에 가깝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이 책의 역할이라고 느꼈다. 영어 실력을 단번에 끌어올리기보다는, 기초를 다시 ‘정렬’해 주는 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영문법 필수 공식은 영어를 잘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하지 않는다. 대신 영어 앞에서 막연하게 흔들리던 기준을 하나씩 바로 세워 준다. 초·중학생에게는 부담 없는 첫 문법서로, 문법에 자신이 없어진 성인에게는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토대가 되는 책. 영어를 오래 붙잡고 있었지만 여전히 불안했던 이유를 차분히 짚어주는, 그런 기초서였다.

#영문법필수공식 #이지스에듀 #영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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