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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같은 언어 - 같은 밤을 보낸 사람들에게
고은지 지음, 정혜윤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3월
평점 :
#서평단 #도서제공
『마법 같은 언어』는 시인이자 소설가인 고은지(E.J. Koh)의 자전적 에세이로, 부모와 떨어져 홀로 성장한 시간과 그 시간 속에서 주고받은 어머니의 편지를 통해 가족과 언어, 사랑에 대해 성찰하는 이야기다. 어린 시절, 부모가 갑작스럽게 한국으로 돌아가며 혼자 남겨진 작가는, 오랜 시간 거리와 언어의 벽 속에서 관계의 단절을 경험한다. 그러나 어머니가 보낸 한국어 편지를 번역하면서, 그는 단순한 소통 이상의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책은 어머니의 편지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감정의 파장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한국어로 쓰인 편지를 영어로 옮기며, 그는 언어가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이 아니라 감정과 기억을 담아내는 도구임을 깨닫는다. 같은 단어라도 어떤 언어로 표현되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미묘하게 달라지는 순간들이, 작가가 경험한 정체성의 혼란과 맞닿아 있다. 부모와 멀어진 거리만큼이나 말이 닿지 않는 순간들을 겪으며, 그는 상실과 단절 속에서도 사랑이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지를 탐구한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가족의 이야기로 머물지 않는다. 이민자의 정체성과 세대 간의 단절, 그리고 언어가 품고 있는 한계와 가능성을 깊이 있게 다루며,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관계와 감정들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서정적이면서도 담담한 문체는 무거운 감정을 과장 없이 전달하며, 한 개인의 성장과 화해의 여정을 조용히 따라가게 한다.
『마법 같은 언어』는 가족과 떨어져 살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 언어와 정체성에 대해 고민해 본 사람, 혹은 감성적이고 깊이 있는 에세이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더욱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내며 깨달음을 찾아가는 과정은, 우리 각자의 상실과 화해의 순간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dasan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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