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 2』를 읽으며, 나는 마치 오래된 책장 사이에서 우연히 발견한 낡은 엽서를 들여다보는 기분이 들었다. 오랜 시간 품고 있던 감정들이 시 한 편, 한 구절에 의해 환기되고, 잊고 지냈던 기억과 감각들이 서서히 깨어나는 듯했다.
이 시집은 단순한 시 모음집이 아니다. 삶을 사랑하라고 강요하는 대신,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만든다. 어떤 순간엔 아득한 그리움을, 또 어떤 순간엔 가슴 한편을 저미는 외로움을, 그리고 다시금 살아가고 싶은 따스한 용기를 불러일으킨다. 문장 하나하나가 너무도 선명하여, 그것이 내 안에 오래도록 남을 것을 예감하며 페이지를 넘겼다.
특히, ‘좋은 시에는 신이 주신 문장이 들어 있다’라는 문장이 오랫동안 가슴에 남았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도 이런 문장들을 만나기 위함이 아닐까. 때로는 고된 하루 끝에, 때로는 이유 모를 슬픔 속에서, 그저 한 줄의 문장이 우리를 붙들어주기도 한다. 시인은 그런 문장들을 섬세하게 골라내어, 독자들에게 조용히 건넨다. 그리고 그 문장들은 다시 우리의 마음속에서 반짝이며 살아난다.
이 시집을 읽는 동안 나는 여러 번 멈추어 섰다. 어떤 문장 앞에서는 한참을 머물렀고, 어떤 시 앞에서는 눈을 감았다. 내 삶을 돌아보게 하는, 한없이 개인적인 감상을 불러일으키면서도, 동시에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보편적인 감정을 건드리는 시집. 시가 왜 우리에게 필요한지, 문장이 어떻게 삶을 지탱해주는지, 그 깊은 울림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
읽는 내내, 삶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지나온 시간과 앞으로 나아갈 길, 사랑과 상실, 기쁨과 아픔… 결국 우리는 이런 감정들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때때로 시가 우리에게 괜찮다고, 살아보자고. 그렇게 『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 2』는 나에게도 살아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