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보는 너에게
이우연 지음 / 비선형프레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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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나를 보는 너에게>를 다 읽고 나니 마음 어딘가에 잔잔한 물결이 일렁인다. 쉽게 넘길 수 있는 문장 하나하나에 담긴 감정의 결이 깊었고, 무엇보다 그 감정이 너무도 조용하게, 하지만 분명하게 다가왔다. 이 책은 소리 없이 다가와 마음에 작은 틈을 만들고, 그 틈으로 스며든다.

작가는 ‘나’를 보는 ‘너’의 시선 안에서, 우리가 얼마나 누군가에게 보이고 싶고, 또한 감추고 싶은지를 천천히 보여준다. 그리고 그 감정의 파편은 내가 지나온 과거의 어느 장면과 맞닿아, 자꾸만 멈춰서게 만든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관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대한 깊은 질문으로 이어진다.

책을 읽는 동안 유독 ‘고요함’이 많이 떠올랐다.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니고, 드라마틱한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페이지를 넘길수록 더 깊은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되는 건, 그저 일상을 지나며 우리가 마주하는 아주 작고 소중한 감정들을 섬세하게 짚어냈기 때문이다. 그 속에 숨은 슬픔과 위로, 불안과 용서, 사랑과 상실이 나의 경험과 겹쳐지며 너무도 현실적이고 아프게 다가왔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이 책이 단순히 슬프기만 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상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마치 “나는 너를 다 이해하진 못하지만, 네 마음이 어땠을지는 상상해볼 수 있어”라고 말해주는 듯한 문장들이 곳곳에 있었다. 그래서 읽는 내내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책 속의 ‘너’는 결국 ‘나’를 비추는 거울이었고, 그 거울 속에서 나는 내가 외면했던 감정과 조용히 마주할 수 있었다.

표지의 분위기처럼, 책의 전체적인 톤도 몽환적이고 서정적이다. 빗방울처럼 맺힌 감정들이 조용히 떨어지듯, 문장 하나하나에 온도가 느껴진다. 말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그런 온기가 오히려 더 오래 남는 것 같다.

<나를 보는 너에게>는 한 번에 다 읽고 덮기보다, 몇 번이고 다시 펴서 읽고 싶은 책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 읽으면 또 다르게 느껴질 것 같다. 그만큼, 지금 내 마음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읽히는 깊이 있는 책이었다.

감정을 조급하게 꺼내지 않고, 조심스럽게 꺼내 보여주는 이 이야기가,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누군가에게도 꼭 닿기를 바란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온전히 ‘나’를 마주하는 시간이었고, ‘너’를 통해 ‘나’를 돌아볼 수 있었다. 조용하지만 울림이 있는 이야기였다.
귀신 이야기처럼 시작하는, 마음의 상처를 따라가는 심리 스릴러.
woojoos_story 모집 #비선형프레스 도서 지원으로
#우주서평단 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나를보는너에게 #이우연 #비선형프레스출판사
#우주서평단
@nonlinearpress
@woojoos_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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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나무, 손수건, 그리고 작은 모자가 있는 숲 열다
로베르트 발저 지음, 자비네 아이켄로트 외 엮음, 박종대 옮김 / 열림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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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전나무, 손수건, 그리고 작은 모자가 있는 숲
로베르트 발저의 문장은 걷는 것과 닮아 있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조용한 걸음으로 숲을 거닐 듯 한 문장. 책장을 넘기며 그의 문장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그 숲 속 어딘가에 서 있다는 기분이 든다.

그가 주목하는 건 아주 사소한 것들이다. 전나무, 손수건, 작은 모자 같은 것들. 하지만 그 사소한 것들이 삶을 더욱 섬세하게 바라보게 만든다. 그의 시선은 사물과 사람을 따뜻하게 감싸고, 아무 말 없이 마음을 건드린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몇 번이고 멈춰 섰다. 한 문장이, 한 단어가, 마치 작은 돌멩이처럼 마음속에 툭 하고 떨어졌다. 말수가 적은 친구가 조용히 건네는 위로처럼, 그의 글은 소리 없이 다정하다.

단조로운 문장 속에서도 묘한 울림이 있다. 특별할 것 없는 순간이 오히려 특별하게 느껴지고, 고요함 속에 감정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뭔가를 강요하지 않지만, 읽고 나면 분명히 무언가가 남아 있는 글.

책을 다 읽고 나서도 한동안 머릿속이 조용했다. 하지만 그 조용함은 공허함이 아니라 충만함이었다. 깊은 숲속을 다녀온 듯한 포근함. 언어로 빚어낸 고요한 공간에서, 나는 나를 마주할 수 있었다.

빠르게 소비되는 문장들에 익숙해진 나에게 이 책은 잠시 멈춤을 선물했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마음속 어딘가가 천천히 풀어졌다.

다정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문장, 그리고 고요하지만 깊은 울림. 이 책은 누구보다 다정하게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마음이 어지러울 때 다시 꺼내고 싶은 책, 나만의 작은 숲이 생긴 기분이다.

이도서는 열림원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협찬 #전나무손수건그리고작은모자가있는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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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원출판사 @yoli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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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 (30만부 기념 미드나잇 에디션)
소윤 지음 / 북로망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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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사람들 틈에서 작아지는 날, 내 마음은 자꾸만 작아지고 조용해졌어요.
누군가 ‘지금도 괜찮다’고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때, 이 책을 만났어요.
<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는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말해줘요.
‘지금 이 모습 그대로도 충분히 빛나고 있다고.’

소윤 작가의 문장은 조용한 위로 같아요.
애쓰지 않지만 단단하고, 화려하지 않지만 깊어요.
지나간 상처 위에 말없이 손을 얹어주는 듯한 글이 많아서, 몇 번이고 페이지를 넘기다 다시 돌아가 읽게 되더라고요.

어둠 속에서 더 빛나는 별처럼,
지금 나의 불안과 슬픔도 언젠가 내 안에서 가장 따뜻한 빛이 될 거라고 믿게 되었어요.
요즘 나처럼 조용히 무너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꼭 안겨주고 싶은 책이에요.
반짝이지 않아도 괜찮다고,
네 안에 여전히 빛이 있다고 속삭여주는 글.

그 말 하나면,
오늘도 조금은 괜찮아질 수 있으니까요.

이도서는 북로망스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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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보이즈 창비청소년문학 138
정보훈 지음 / 창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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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시티보이즈>는 청춘의 순간을 가장 뜨겁고도 솔직하게 담아낸 소설이다. 400m 계주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 이야기는 단순한 스포츠 소설을 넘어, 성장의 통증과 우정의 결을 정교하게 그려낸다. 누구보다 빠르게 달리고 싶지만, 누구보다 외롭고 두려운 마음을 지닌 아이들. 그들이 트랙 위에서 서로의 바통을 건네고, 마음을 내어주며, 삶을 배워가는 과정이 인상 깊었다.

정보훈 작가는 드라마 작가 출신답게 생생한 장면 구성과 리듬감 있는 대사로 독자의 몰입을 끌어낸다. 단순히 감동적이거나 교훈적인 이야기로 흘러가지 않고, 청춘의 날것 그대로를 담으려는 진심이 페이지마다 느껴졌다. 캐릭터 각각의 서사도 탄탄해서, 누가 주인공이라 단정할 수 없을 만큼 모두가 빛났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바통’이라는 소재의 상징성이었다. 육상에서의 바통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신뢰와 책임, 희망의 무게다. 주인공들이 서로에게 바통을 건네는 장면마다, 그 무게가 전해져 나도 모르게 가슴이 먹먹해졌다. 경쟁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왜 함께 달리는지를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였다.

<시티보이즈>는 청춘의 질주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인생 전체에 대한 은유처럼 느껴졌다. 바닥을 치는 순간에도, 뒤처진다 해도, 누군가는 내게 바통을 건네고 있다는 믿음. 이 책은 그런 믿음을 심어주는 따뜻하고 깊은 작품이었다. 오랜만에 마음 깊숙이 스며드는 청춘 소설을 만난 것 같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도서는 창비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협찬 @changbi_insta
#시티보이즈 #정보훈 #청춘소설 #계주소설 #400m트랙 #바통의의미 #창비 #서평단 #우정과성장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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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이 되고 싶어
리러하 지음 / 한끼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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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붕어빵이 되고 싶어’라는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유쾌하고 기발한 상상력이 번뜩이는 이야기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막상 책장을 넘기기 시작하니, 예상했던 코믹함 속에 묘하게 서늘한 기운과 철학적인 물음까지 숨어 있어 놀라웠다.

어느 날 갑자기 붕어빵 틀에서 태어난 주인공. 정체불명의 공간에서 '나'라는 존재를 자각하고, 합체를 제안받는다. 이 기묘한 설정만으로도 책은 강력한 몰입감을 준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익숙한 길거리 간식인 ‘붕어빵’이 이렇게 낯설고 환상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할 줄은 몰랐다. 작가는 붕어빵이라는 일상적인 소재를 통해, 존재와 정체성, 사회 속에서의 역할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작품 전반에 흐르는 유머는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다. 기괴한 설정과 생경한 상황 속에서도 위트 있는 문장과 대사 덕분에 무겁지 않게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었다. 동시에 그 유쾌함 이면에는 씁쓸한 현실의 단면과 우리 사회의 ‘틀’에 대한 은유가 숨어 있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누군가 만들어놓은 기준과 틀 속에 맞추기 위해 자신을 꾹꾹 눌러 담고 있는가?

<붕어빵이 되고 싶어>는 단순한 코믹 미스터리가 아니다. 그것은 이상하고 귀엽고 황당하지만, 그래서 더 진지한 이야기다. 내 안의 ‘진짜 나’를 돌아보게 하고, 세상이 요구하는 모습과 내가 원하는 모습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올해 읽은 소설 중 가장 독창적인 상상력과 가장 짜임새 있는 은유가 담긴 이야기였다. 붕어빵 틀에서 시작된 이 말도 안 되는 여정이, 생각보다 깊고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분명히 웃으며 읽었는데, 책을 덮고 나니 생각이 길어진다. 이것이 바로 리러하 작가의 힘 아닐까.

이도서는 한끼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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