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감정 - 동물의 마음과 생각 엿보기
마크 베코프 지음, 김미옥 옮김 / 시그마북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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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동물의 감정이란 제목이라서 동물은 어떤 감정을 느낄까? 동물의 왕국같겠군, 재밌겠다. 라는 생각으로 읽기시작했다. 오가며 읽는 책들이 늘 그렇듯이 집중도나 몰입이 좀 떨어져서 그런건지 아니면 내가 정말 저것을 제대로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서인지 모르지만 내가 본 것은 수탈당하는 자들의 설움 이었다. 예전에 개봉한 애니메이션 중에 '꿀벌대소동'이란 벌들이 인간에게 꿀을 도둑맞았다는 이야기를 하는 영화가 있었다.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다보니 꿀벌들은 각자 개성도 있고 여왕벌만을 절대자로 신봉하지도 않았다. 인간처럼 말을 하고 느끼고 행동하며 자기의 권리를 주장하고 나서는 것이 너무나 당연해 보였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동물들도 정말 그런 것일까, 돼지는 언제나 게으르고 곰은 언제나 느려터졌으며 개는 언제나 다정하고 새는 언제나 생각이 없는걸까?

  동물도 감정을 가지고 있다. 잘해주는 사람을 알아보고 그런 사람에게만 잘해주는게 너무 당연해보이는데 그걸 입증하기 위해서는 너무나 과학적인 자료들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과학적인 자료들을 얻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나의 믿음을 믿고 비루해지는 것 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신뢰를 갖고 비루해지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타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나서서 자기의 주장을 피력하고 그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를 구하기 위해서는 진흙바닥에서 하루종일 굴려도 전혀 더럽다고 느끼지 않게된다는 것이다. 인간은 언제나 동물이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과학이 논리에 압도당하기 전까지, 나의 애완동물이 했던 행동이 일화적인 증거로 분류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일화적인 증거란 아주 간단하게 말하면, 비과학적인 증거다. 그 동물이 그렇게 행동했다고 느껴지는 것은 당신이 그렇게 생각을 했기때문이고 그런 행동을 모든 대상이 다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아니라면 과학적인 증거를 가지고 와봐라 그러면 나는 당신의 애완동물이 그렇다는 것을 믿어주겠다. 고 말하는 것이다. 과학이 세상에 전부가 된 시기에 우리 모두의 존엄성은 바닥에 떨어졌다고 어느 학자는 말했다. 과학은 전체가 아니라 분해된 것만 가지고 판단한다고 말이다. 그럴지도 모른다. 감정은 실재로 없을지도 모르고 인간만이 가진다던 존엄성은 허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나의 생명뿐만이 아니라 타인의 생명도 존중하고 또 그래야한다고 배운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생명의 가치와 그런 행동으로 인해 행복해지는 감정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동물에게 진짜 감정이 있는가, 그것을 어떻게 하면 입증 할 수 있는가. 그리고 동물이 감정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비과학적이라는 편견을 깨줄 수 있는 과학적 논거를 들이대고 있고 당신이 생각하는 게 틀리지 않았다고 말해준다. 내가 보았노라고, 그 증거를 내가 제시하고 또 다른 과학자가 보여주고 우리 모두가 볼 수 있게 만들겠다고. 그러니 너무 놀라지 말아라. 우리에겐 동물이 감정을 가진 존재라는 명확한 근거와 생각이 있으니 당신의 생각이 과학적이 아니라서 움츠러들었다면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실험을 통해서 동물의 감정을 증명하는데도 해부와 증거분석를 사용하지 않고 관찰자료를 근거로 분석을 한다. 해부는 죽음을 수반한다, 다른 생명을 하찮게 여기지 않으니 죽이는 것 대신 fMRI나 관찰자료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당신은 동물이 감정을 가진 존재라고 믿어주겠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그런 생각을 만인앞에서 떳떳하게 할 수있는가? 앞의 질문에 다 예-라고 답할 수 있다면 당신은 앞으로 더 많은 것을 보고 믿을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믿는 것이 세계이다. 그러니 보이지 않는다고 믿지 못한다고 하지 말자, 과학에 믿음보단 의심이 필요한 것처럼 믿음엔 과학적 상식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믿으면 그게 현실이 되는것이다. 강하게 믿으면 바람도 이루어진다고 하지 않던가, 난 동물의 감정을 믿고 싶은 사람이다. 나와 다른 언어로 세상을 표현하고 살아가는 그들이 있어 내 삶이 더 풍요로워졌으니 나로 인해 그들도 조금이나마 행복해졌으면 하고 바란다. 아주 아주 조금이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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