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여왕 - 안데르센 동화집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5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김양미 옮김, 규하 그림 / 인디고(글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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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내용보다 질이 앞도하는 시대가 왔다. 그래서 같은 동화책도 수십권에 이른다. 번역가 출판사 그 어느 것 하나라도 모르면 내가 어떤 책을 읽었는지도 모르게 되어가는 이 시점에 예쁘장한 일러스트로 사람을 홀리는 책을 만나봤다. 왠지 내가 생각했던 눈의 여왕님이랑은 약간 많-은 외모차를 보이고 계신 이 분이...나를 맞아주신다. 인사하고 들어가니까 다들 나몰라라 하더라고 그래서 가족구성원의 면면을 하나씩 살펴본 후에 맘에 드는 사람이랑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이럴때 붙임성 좋은 맘에 드는 사람을 찾아나서기 마련이지. 아무리 붙임성이 좋아도 모르는 사람한테 말걸기가 여간 쉽진 않거든...그래서 좀 쉬운 상대를 찾아서, 어디선가 들어본 이야기로 시작해서 대화 시작했다. 대화는 술술 풀려만 갔고 시간도 술술 지나가버렸다.

처음 나의 눈낄을 사로잡은 것은 작은 소녀와 빛나는 옷의 쓸쓸한 눈을 한 할아버지였다. 간단히 나를 소개하고 저쪽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듣기는 내 전공이므로 문제가 없었다. 중간중간 이해가 안 가는 거는 질문을 하려고 했지만 할아버지 많이 즐거우신가보다 이야기 맥을 끊기가 어려워서 참았다. 할아버지는 자신의 작은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작은새의 이름은 나이팅게일, 간호사의 이름과 같다고 하니 미소를 띄며 걍 얘길 계속하시더군요. 작은새는 자기가 가장 늦게 알았지만 가장 사랑한 새라고 하셨다. 처음엔 자기에게 행복을 주었고 함께 하는 시간 내내 행복에 겨웠으며 그이 자릴 대신한 자가 나타나기까지는 정말 꿈같은 시간이었다며...그리고는 작은새를 대신했던 금덩어리새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줬지요. 그를 사랑했던 이유와 다시 작은새를 만나기까지 어떻게 살았는지 말이야. 노래를 들으며 행복했지만 금덩어리새는 항상 같은 노랠했고 늘 그를 찬송하는 다른 사람들때문에 귀가 얇은 나는 동요한 것이라고...나는 한번도 작은새를 잊지않았다며...그리고 그 새는 자기가 가장 힘들때 자신을 구원해준 친구라며 그는 지금도 자신의 창가에 와서 노래를 불러준다고 환-하게 웃어주셨다. 작은 소녀는 맞장구치며 그 새를 처음 황제께 인도한 것이 저라고 자랑을...음- 황제? 음...이런- 할아버지 직함이 높으시군요^^;;

그 다음에 만난자는 귀여운 꼬마 둘이었는데...이런 알고 보니 나이가 꽤 많더군. 동안일세-동안이야...아니면 그림이 잘못 된 걸거야~ 이 꼬마들은 방금 북극에서 돌아와서 할머니와 함께 환영파티를 준비하는 중이었다며, 좀 도와달라고 하더군. 그래서 도와주면서 물어물어 대강의 사정을 알 게 되었지. 장미와 눈의 여왕, 그 여자 아이의 이름은 게르다였는데...남자애를 찾아서 멀고먼 남극까지 갔다왔다는군, 정말 지극정성이지 뭐야...나같았으면 안 갔을텐데 이 꼬마는 그 애와의 추억을 생각하며 하루하루 버티었대. 그래서 카이한테, 아 다른 꼬마 이름이야. 물어봤지- 그동안 넌 어디서 무얼하고 있었냐고...그 애가 말하길 자기는 연못에서 썰매를 타고 놀다가 좀 편히 놀려다 남극까지 가버렸다고...하핫-그래서 거기서 뭐한거냐고 물어보니...퍼즐 맞추기놀이를 하고 있었다고. ┓-;;; 내 그럴줄 알았다. 결국 한대 쥐어박히혔어...할머니가 걱정이 많으셨겠지. 그 후에 게르다가 여러 사람을 만난 얘기를 했는데 음식차리느라 돌아다녀서 잘 못 들어서 아쉬워. 카이와 게르다 모두 눈의 여왕을 기억했어. 그녀가 카이를 남극으로 데려갔고 키스를 한 후에는 더 이상 춥지 않았대...게르다는 카이를 눈의 여왕이 데려갔다고 비둘기한테 들었다고 했나...까마귄가 헷갈리는데 넘어가자. 게르다는 여왕을 본적이 없고 카이는 자세한 걸 기억 못해서 그녀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가 없었는데 할머니가 눈의 여왕은 먹구름 속에 살며 그녀가 숨을 내쉬면 유리창에 눈꽃이 핀다고 하셨어...음- 생김새를 말해주실 줄 알았는데 아니라서 좀 실망했어.

잠깐 축하해주고 팔에 날개를 단 미중년들이 모인 곳으로 가봤지. 후훗- 팔에 날개가 있어서 진짠지 궁금해서 간 건데...가서 덥썩-잡을 수도 없어서 근처에서 머뭇머뭇하다가 얘기를 엿듣게 됐는데 말이야. 이상한 얘기를 하는거지. 왕자라든가 백조라든가...백조왕자라든가 대충 그랬는데 말이지. 그때 벨이 울리며 누가 들어왔어- 꽃처럼 환-하지만 손이 단정하지 않은 여자와 비싼옷을 입은 남자였지. 그들은 미중년들과 합류해서 그동안 못 본 회포를 풀고 있어서 더 끼어들기 힘들게 되버려서 아예 포기하고 귀만 쫑긋 새웠어. 여인네는 미중년의 날개를 어루만지며 안타까운 눈길을 보냈어. 다 자기 탓이라고...시간이 좀만 더 있었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거라며 한스러워했지. 옆에서 다른 미중년들이 네 덕분에 이렇게 우리가 여기 모일 수 있었던 것 아니냐며 달래주니까 분위기는 금새 화기애애해졌어. 같이 온 남자도 미안한 기색을 내비치는 게 무슨 사연이 있는듯했지만 다들 행복해보였어. 미중년들은 낮이면 날아다니고 밤이면 잘곳을 구하느라 힘들었다고 말하는 걸 보니까 많이 바빴나봐...날아다녀야할정도면 대체 얼마나 바빴던걸까. 그리고 자주 출장을 다녔는지 맨날 잠자리 걱정이라...능력있는 사람들인가봐- 날개는 다음에 확인해야겠다. 슬슬 졸립거든...집주인이신 할아버지께서 안내해준 방에서 여독을 풀고나서 씻으려 가는길에 반가운 사람을 만났어. 

왕자님이랑 이웃나라 공주님...결혼 후에는 좀체 얼굴 보기 바쁘신 분들이라 볼 기회가 없었는데...헤헷- 이 집에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드는 거 있지. 왕자님은 간만에 본 기념이라며 목각인형을 주셨어. 이게 뭐냐고 물어보니까 잘은 모르겠지만 꿈에 자주 나오는 인어라고 하셨는데...갑자기 슬픈 표정이 되서 더는 물어볼 수가 없었어. '손재주가 좋으신가 봐요~'라고 화제를 전환해서 다시 밝은 표정을 짓는 걸 봤지만 역시 다시 물어보는 건 무린 것 같더군. 공주님께 나중에 여쭤봐야겠다고 마음 먹고 방에 목각인형을 두고 다시 씻으러 가는데...공주님이 길목에서 기다리다가 얘기를 해주셨어. 옛날에 왕자님이 큰 파도에 휩쓸려서 사고가 났는데 그때 자기가 구해줘서 연을 맺게 되었고...아는 부분이니 넘어가고 본론만 얘기해달라고 조르니까. 공주님이 그 꿈에 나오는 소녀가 왕자님을 아끼던 벙어리 아가씨와 닮아서 마음을 쓰는 거라고...그 벙어리 아가씨가 어쨌길래라고 묻기도 전에 공주님은 그녀가 결혼식 날에 자살을 했다고 그래서 더 마음을 쓰는 거라고 그러시더군. 확실히 누군가 나때문에 자살을 한다면 나도 맘이 좋진 않을 거야. 그래서 그 목각인형을 돌려드린다고 그랬더니 아니 그건 가져가라고, 왕자님 곁에 두면 계속 우울해하실 거라고 하지잖아...음- 골치아픈 걸 떠앉게 되버렸군...중얼거리며 욕조에 안착했지.

아- 차가~ 잠깐 존 모양인데...다들 안 씻는 건지, 깨운 사람도 없구 참. 근데 이상한 꿈을 꾸었군...장난감 병정의 가출과 모험...오오- 생선한테 잡혀 먹혔는데 그게 원래 살던 집이라니 정말 신기하다니까...그리고 사랑하던 외다리여인과의 안타까운 사랑과 죽음...음- 뭔 소릴 하는 거지...다시 잠자리에 들면서 이 집에 오기전 거리에서 봤던 죽은 성냥팔이 소녀가 생각났어. 꿈에서 병정이 죽은 걸 보니까 자면서도 웃고 있던 그 소녀의 모습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아서 그녀가 행복했다고 그녀는 하늘나라에 올라가서 가족들과 행복하게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잠을 청했어. 그녀가 행복했다면 하는 바람도 있었지만 그녀의 미소가 그렇게 생각하게 만들었어. 세상 사람이 다 행복했으면 하는 작은 소망...아직도 그대로라 오늘도 잠을 잘 잘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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