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냥그릇 - 나를 찾아가는 먼 길
방현희 지음 / GenBook(젠북)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음... 읽은 지 한참이 된 것 같군요.
읽는 것은 그다지 노력을 필요로 하지 않지만
쓰는 것은 꽤나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니까 이렇게 오래 걸렸나 봅니다.

흔히들 우화로 된 책들은 비유와 상징을 뼈대로 하여 우리에게 무언가를 직접 알려주지 않고 우리 스스로 깨닫게 하기 위해서 선지자들이 해준다지요. 그중 대다수는 표면상 이해를 할 것이고, 또 더러는 그것이 나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알 것이고 또 간혹 몇몇은 그것을 이미 실행하고 있지요.
 
이 책은 아마도 세번째 사람이 첫번째 사람을 위해 쓴 것일 것 같아요. 책이 한낱 소모품에 지나지 않는 요즘 세대에 이런 류의 책들이 잘 나가는 것은 사람들이 생각하기 싫어해서라고 말이죠. 첫장에 이런 말이 있어요.  나는 내 삶에 무수한 획을 긋는다. 그러나 지나가고 나면 흔적도 없다. 아니 어쩌다 희미한 흔적만 남는다. 그러나 나는 없다. 그런데...그 말을 제일 나중에 발견했죠. 전에는 볼 수 없었던 것을 지금은 볼 수 있는 거예요. 하루하루가 쌓여서 오늘의 나를 이루고 있듯이 말이죠. 

처음 이 책을 봤을때는 생각보다 짧은 구성에 놀랐고 또 사진에서 본 컬러풀한 배경들이 인쇄에 불과하다는 데에 또 한번 놀랐어요. 생각보다 가벼운 무게에 짧은 내용이 더해지니 순식간에 읽어내려갔죠. 그리고 한창 자격시험을 준비하는 중이라 잊어버렸죠. 그리고 시험이 끝나서 리뷰를 쓰려니 기억이 나지 않아서 손에 잡히는데로 페이지를 훑어봤죠. 미처 보지 못했던 또 다른 부분이 보이더군요. 옛날 사람들이 100번씩이나 글을 읽고 심지어 암기하여도 온전한 그 뜻을 다 모른다는데 동의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오늘 눈에 드어온 구절은 다시 찾기 힘드네요. 그 다음에 본 구절은 행복의 열쇠를 자식에게 주었지만 그들은 행복의 문을 연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가지기만 했다는 것이죠. 문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고 열쇠도 있는데 열지 못 한 것은 그들이 나와 같이 이상한 것에 집착하는 인간이라서 일까요, 아님 인간은 원래 손에 쥔 것엔 관심이 없기 때문일까요?

아- 처음에 맘에 든 구절은 대강 이런 이야기였어요. 모든 것을 가진 자가 있었는데 그는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그에게 어떤 이가 다가와서 당신은 어떻게 그런 것을 가질 수 있느냐고 물었지요. 그러자 그는 이제 나는 모든 것을 가졌다고 말했어요. 나에게 딱 하나 모자란 것은 나를 시가하는 사람이었다며...라이벌이 없어서 서글퍼하던 제 모습이 생각났어요. 그래서 남을 만족시켜주는 사람말고 나를 만족시키는 사람이 되자고 생각했죠. 

편견을 가지고 책을 보는 일이 많아지는 이때 편견을 깨기에 꽤나 좋지 않은가 생각이 드는 책이네요. 길게 쓴 리뷰든 짧게 쓴 리뷰든 정신이 없어서 쓴 리뷰든 책을 읽고 그 감상을 남기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면 글은 점점 나아질뿐더러 나중에 과거의 나를 만날 수 있는 일도 생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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