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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름답게 어긋나지 - 언어생활자들이 사랑한 말들의 세계 ㅣ 맞불
노지양.홍한별 지음 / 동녘 / 2022년 3월
평점 :
번역가 노지양,홍한별의 편지글이다.
번역가에 대해서는 단순히 우리말로 옮겨적는 직업,아주 단순히 그 생각만 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소설이나 시를 창작해서 쓰는 작가들 못지않게, 아니 어쩌면 그들 보다 더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편지들은 서로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친구라 그런지 편안하게 잘읽힌다.위로하고 서로 이해하고,이렇게 서로 충분히 이해할수 있는 친구가 있고 편지를 주고 받을 수 있다니 정말 부러움이 앞선다.
내가 생활하면서 쓰고 표현하는 단어들은 아주 한정적이고 단순하기 그지없었다. 그것을 글로 표현한다고 하면 나는 표현할수 있는 문장이 얼마나 될까하고 생각해본다.
홍한별 작가는 원문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스산함,슬픔,따뜻함,고요함,충격,통렬함을 조심스럽게 내 언어로 어루만져 이루어내는 일 거기에 속절없이 낚여버렸다고 했다.
클라라의 태양이라는 번역을 내놓고는 독자서평에 돈이 안되는 일이라는건 알지만 너무하다는 등의 글을 읽고는 돈을 적게 벌기 때문에 내가 하는 일이 중요하지 않은 일로 간주되는거 같아 무척 속상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노지양 작가의 글중 난감한 욕번역 세계에서 허우적 거렸다는 얘기도 재미있다.같은 욕을 계속 쓸수도 없고 아는 욕도 바닥나고 ㅋㅋ.저번에 영화 데드폴 번역한 황석희 작가가 티비에 나오는걸 본적이 있는데 그분 생각도 난다. 그 외국인들이 진짜 우리나라 사람처럼 너무 자연스러운 자막에 재밌어 했는데.ㅎ
내가 잘 모르는 분야를 이렇게 따듯한 편지글로 읽게 되니 더 좋았다.
P.85
상처주지 않는 신랄한 말
불쾌감을 주지 않는 더러운 말
트랜디하면서 생명력 있는 말
세상에 없을 것 같은 말들을 계속 찾아다녀야 할 듯 싶다..
시대가 빠르게 변한다
번역 또한 시대 흐름에 따라 촌스럽지 않게 바껴야 하니
정말 세상의 모든 말들을 찾고 또 찾아야 하는 직업일것이다.
홍한별:
번역은 혼자 하는일이지만 그래도 혼자서만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느낄수 있어서 좋았다.우리가 주고받은 편지가 번역을 업으로 하는 다른 이들, 번역을 하고 싶은 이들,책을 좋아하는 이들,세상의 모든 이에게 따듯함을 전한 작은 사랑의 인사가 되기를..
노지양:
원문을 충실하게 옮기다 보니 인생도 충실하게 살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그 날이 오기를 바라본다.
작가님들이 주고 받은 편지가 충분히 따듯함을 전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