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미는 여름의 꽃처럼 향기롭지는 않지만, 그것들이 견딜 수 없을 시련을 이겨냈어요. 겨울의 찬비로도 이것을 키우기에 충분하고, 희미한 햇빛도 이것을 덥히기에 충분하죠. 삭풍에도 희게 바래거나 줄기가 꺾이지 않았고, 살을 에는 서리에도 시들지 않았어요. 길버트, 보세요. 지금도 차가운 눈이 묻어 있는데, 여느 꽃처럼 생생하게 피어났어요. 이걸 가지시겠어요?" - P717
단테는 우리 세상을 포기하지 않으려 천국을 보았다. 천국의 정상에 올라선 그는 죽는 자들의 땅, 불완전한 삶의 현장으로 돌아온다. "하늘과 땅이 서로 손을 잡았던 거룩한 시"를 쓰기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그 시를 읽는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질문을 품고 다시 길 위에 선다. 그 길 위에서, 우리는 아직도 꺼지지 않고 타오르는 희망의 불꽃을 바라본다. - P280
나는 바다를 잊을 수 없어 연신 뒤를 돌아보았다. 세상의 모든 잊을 수 없는 것들은 언제나 뒤에 남겨져 있었다. 그래서, 그래서 과거를 버릴 수 없는 것인지도. - P191
"숙녀의 손을 그 비겁한 콧수염으로 깔끄럽게 한다고요? 아니요, 사양할게요." - P314
눈송이가 성글게 흩날린다.가로등의 불빛이 닿지 않는 검은 허공에.말없는 검은 나뭇가지들 위에.고개를 수그리고 걷는 행인들의 머리에. - P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