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 실천
게리 스나이더 지음, 이상화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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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산업은 반듯한 대칭을 이루며 나뭇가지의 길이와 각도가 고른 좀더 청년층인 나무와 중년층인 나무를 높이 평가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늙은 나무도 있도록 해야 합니다. 노목이 되면 모든 소유의식을 내버리고, 엉뚱한 몸짓과 춤추는 것 같은 정지상태로 사지를 활짝 내던지기 시작할 수 있지요. 죽음의 운명이라는 것 앞에서도 태평하고, 세상이나 날씨가 무엇을 내놓든 스스로 거기에 유연하게 맞춥니다. 나는 그런 노목을 우러러봅니다. 그 나무들은 불멸의 이름을 가진 중국 사람들 같고, 그 나무들은 한산과 습득 같은 인물들입니다. 그렇게 오래 살아왔다면 괴벽스럽고, 나무들 가운데 시인이고 화가가 되어 웃고, 누더기를 걸치고 겁이 없어도 될 허락을 받고 있는 것이지요. 그 나무들을 바라보노라면, 나는 나 자신의 노년이 기다려지기까지 합니다. - 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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