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나면 무엇보다도 이탈리아가 힘들고 사연 많은 역사를 겪어온 나라임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그 어려움을 잘 헤쳐나와 이제껏 살아남았다. 살아남았을 뿐 아니라 버젓한 근대국가로 발전하여 주요 선진국 G7 회원국이 되기에 이르렀다. 물론 저자의 설명대로 지금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산더미다. 하지만 툭하면 바뀌는 정권과 그렇게 취약하고 불안정한 제도 속에서도 이 나라가 용케 버텨가는 것은 내내 그래왔듯 아마도 실용성을 중시하는 태도와 불완전하나마 임기응변으로 그때그때의 상황에 맞는 해결책을 어떻게든 찾아내는 영리함이 비결일 것이다. 이탈리아의 그러한 점을 매력으로 생각하는 독자들이라면 비판과 애정이 조심스레 균형을 이루는 이 정성스러운 책에서 많은 것을 얻어가리라 확신한다. - P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