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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 가족의 오랜 비밀이던 딸의 이름을 불러내다
양주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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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작은 사적인 한 가족의 비밀스러운 고백이다.

어느 겨울밤, 술에 취한 아버지의 "고모처럼 되지 말라"는 말 한마디는 감독이자 저자인 양주연에게 40년 전 세상을 떠난 고모, 양지영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린다.

 

저자는 이 의문을 품고 고모의 흔적을 추적하는 여정을 시작하며, 이 의문이 비단 자신의 가족사만이 아님을 깨닫습니다. "왜 가족의 비밀 이야기 속 주인공은 늘 고모나 이모일까?"라는 질문은 개인의 영역을 넘어 한국 사회에서 지워지고 침묵당한 여성들의 보편적인 서사로 확장된다.

이 책은 바로 그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기록이자, 끝내 '이름 없는 여자''이름'을 불러내는 호명 프로젝트다.

 

이 책의 특별함은 영화의 제작 과정을 넘어선 후일담과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의 제작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 아버지의 심경 변화, 그리고 영화에 공명한 관객들과의 만남이 독자들에게 감동과 연대의 힘을 전한다.

특히, 이 책이 전하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애도와 기록의 중요성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무탈함을 가장했던 '침묵' 대신, 진실을 마주하는 '시끄러운 용기'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깨닫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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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미에르 피플 - 개정판
장강명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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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미에르 피플

장강명 작가의 장편, 단편, 에세이 모두 읽어보았지만

가장 잘 쓰는 장르는 조금씩 모두 이어져있는 연작소설이 아닐까 싶다.


뤼미에르 피플이 개정판이라고 나왔는데, 개정판이 나오기 전까지 이 작품을 알지 못했다.

한겨레에서 왜 이 작품을 개정판으로 현 시점에 세상에 나오게 했는지 읽어보니 이해할 수 있었다.

뤼미에르 피플은

날카로운 현실 묘사와 기이한 환상성이 공존하는 연작소설로 서울 신촌에 있는 건물 '뤼미에르 빌딩' 8층을 주된 무대로 한다.


어딘가에 있을 것 같지만 어디에도 없는 사람들, 나사가 빠진 듯 조금씩 결핍된 것들이 있는 사람들.


첫 소설 판타지 같은 <박쥐 인간>을 읽으면서 모든 소설이 이러려나? 싶었지만

<모기>를 읽고나선 카프카의 변신 같은 느낌을 받았고 인간애를 담고 있는 <명견패스> 그리고 이 소설집의 정점을 찍는 <마법매미>를 읽고나면 도대체 이런 소설은 어떻게 쓰는 걸까?

작가가 궁금해진다.


기이하고 으스스한 분위기 속에 각자의 죽음을 생각하고, 소외되고 잊혀진 사람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2012년에 나온 작품을 읽어본다면 현재의 개정판과 얼마나 다른지 비교해보고 싶다.

12년 장강명 작가는 어땠을지, 그 시절 뤼미에르 빌딩에 사는 사람들은 그때오 여전했는지...

김금희 작가의 연작소설 <크리스마스 타일> 이후에 가장 재미있는 연작소설을 찾았다.

올해가 가기 전에 꼭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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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뚝들 - 제3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김홍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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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준에서 좋은 소설은 잘 표현된 불행에 관한 이야기라 생각한다.

이번에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김홍 작가의 <말뚝들>은 좋은 소설에 적합한 이야기라 생각한다.

소설 초반부에 주인공이 출근하려다가 하나의 쪽지를 발견한다.

트렁크에 넣어뒀습니다.’

이 쪽지를 발견하고부터 독자들은 트렁크에 빨려들어가듯이

이야기에 빨려들어가게 된다.

 

뭐야? 왜이리 흥미진진해지는거야.

미스터리활극이라는게 괜한 말이 아니였구나

싶어지는 대목.

 

소설의 제목만 들어보면 왜 <말뚝들>일까 생각하게 된다.

이야기가 끝이 나면 왜 <말뚝들>인지 알게 되며, 86년생 작가에게에서

이기호, 박민규, 김중혁 작가의 모습이 떠오른다.

 

어딘지 안타깝지만 웃긴 농담 같은...

 

표지와 제목도 미스터리하게 잘 뽑아냈고, 오래간만에 큰 판형으로 읽은 이 소설이

어린시절의 향수를 불러오게 한다.

 

올해 읽은 소설중에 가장 재밌었다고 말할 수 있는 <말뚝들>

 

꼭 한번 읽어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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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내가 원한 것
서한나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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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여름'이다.

항상 여름이 지나가면 어딘지 모르게 무언가를 잃어버리는 느낌이 들어서 가을이 오는 것이 아쉬웠다.

이십 대가 지나고 여름이 왔을 때는 이제 돌아갈 수 없는 어느 한 시절이 떠올랐고

여름과 나의 이십 대가 많이 닮았다고 느꼈다. 

서한나 작가의 <여름에 내가 원한 것>에는 강렬하게 뜨거운 여름을 보낸 사람의 글이 담겨 있었다.

어설펐던 스무 살과 여름을 닮은 20대, 지금은 그 열기가 빠져나가고 조금은 여유로워진 사람의 글.


이 책을 이십 대에 봤었다면 어땠을까?

지금과는 많이 달랐을까?

<여름에 내가 원한 것>에는 작가의 여름이 담겼지만, 내가 보냈던 스무 살의 날과 그해 여름이 담겨 있는 것 같다.

읽는 내내 어느 한 시절을 그리워하게 되었고, 돌아갈 수 없는 날들이 떠올랐다.

요즘은 에세이를 잘 읽지는 않지만 오래전 친구를 만나 반갑듯이 이 책 읽고 나서 잊고 살았던, 잃어버렸던 나를 만나 반가운 마음이 크다.

여름이 지나가기 전에, 혹은 인생의 여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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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링, 칭링, 메이링- 20세기 중국의 심장에 있었던 세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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