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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첫 문장 - 역사로 익히는 과학 문해력 수업
수잔 와이즈 바우어 지음, 김승진 옮김 / 윌북 / 2025년 5월
평점 :

과학을 해석하려면 과학의 과거를 알아야 한다. '우리는 무엇을 발견했는가'뿐 아니라 '우리는 왜 그것을 알아내려 했는가'를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그런 것들을 질문해야만, 우리는 과학을 이해하기 시작할 수 있다.
p12, <과학의 첫 문장>
이 책은 위대한 과학 저술의 발전사를 따라가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유기적으로 연결된 흐름 속에서 과학의 본질을 들여다보게 한다. 과학이 무엇을 하는 학문인지, 또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역사와 인문학적 관점에서 풀어내기에, 과학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에게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인류 역사상 가장 깊은 영향을 끼친 과학 원전 36권을 소개하며, 그 안에 담긴 인상적인 문장들을 통해 과학의 핵심 개념과 지적인 아름다움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듯, 이 책은 과학에 관심 있는 비전공자를 염두에 두고 쓰였기에 독자의 범위도 넓다. ‘역사로 익히는 과학 문해력 수업’이라는 부제가 이 책의 성격을 정확히 보여준다. 과학을 전공한 이들에게는 각 이론이 등장한 역사적 맥락과 흐름이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며, 과학이 친숙하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과학에 대한 이해를 탄탄히 다져주는 친절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수잔 와이즈 바우어는 1968년 미국 버지니아에서 태어나 홈스쿨링을 통해 초·중·고를 마친 후, 17세에 윌리엄 앤 메리 대학교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옥스퍼드대 교환학생으로 20세기 신학을 공부하고 귀국 후 수석 졸업했으며, 영문학과 미국 종교사 석사, 미국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윌리엄 앤 메리 대학교에서 영문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여러 언어를 구사하는 다독가이자 <세계 역사 이야기>, <독서의 즐거움>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 저자이다.
이 책에 소개된 '세상을 바꾼 위대한 과학책 36권'의 목록은 아래와 같다.

아래는 이 책의 목차이다.

1부에서는 과학의 기원을 다룬다. 2부에서는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적 방법론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를 살펴본다. 3부에서 5부까지는 지구과학, 생명과학, 우주과학이라는 세 가지 주요 영역에서 중요한 과학 저술들을 소개한다. 저자는 이러한 구성에 명확한 흐름과 이유가 있다고 한다. 지질학은 현대 생물학이 요구하는 시간의 프레임으로 인도했고, 그 시간의 프레임은 우리가 우주 전체를 새롭게 생각하도록 인도했다는 것이다. 과학의 발전은 단절이 아닌 연결의 역사이며, 이 책은 그 연결고리를 따라가며 독자에게 통찰을 전한다.
다윈의 <종의 기원>,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글릭의 <카오스> 등 난해하고 두꺼운 과학 고전을 이 책을 통해 만나본다면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그저 놀랍다. 저자는 이 책에 제시된 저술을 다 읽을 필요는 없으며, 시작하고 싶은 책을 먼저 고르라고 조언한다. 생물학에 관심이 있다면 바로 4부의 책들로 들어가도 좋다고 한다. 다만 적어도 그 책과 그 책의 배경 개념들을 설명한 장만큼은 읽기를 권한다. 이 책은 과학의 발전사를 단순한 사실 나열이 아니라 '왜 그들이 그런 질문을 했는가'에 초점을 맞춰 서술하며, 과학자들의 사유와 고민, 인간적인 면모까지 깊이 있게 조명한다. 책에 담긴 인상적인 첫 문장들을 통해 과학이 지닌 지적 아름다움과 철학적 깊이를 되새기게 한다. 또한 뉴턴, 히포크라테스, 갈릴레오, 아인슈타인, 와인버그 등 다양한 과학자들의 고전에서 발견한 문장을 바탕으로 과학이 단지 객관적 지식이 아닌, 인간의 본성과 연결된 이야기임을 보여준다. 결국 이 책은 과학을 더 쉽고, 더 깊고, 더 인간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안내서이다. 과학에 관심이 있음에도 과학책이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던 독자들에게 지적인 호기심과 감동을 함께 선사할 책이기에 많은 이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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