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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는 한국사 - 경계를 넘나들며 만들어낸 한국사의 단단한 궤적
박광일 지음 / 생각정원 / 2024년 10월
평점 :

많은 이들이 한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한국사를 다룬 다양한 책들이 출판되고, 몇몇 책들은 더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 역사가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역사는 단순히 과거의 기록에 그치지 않고, 현재를 성찰하고 미래의 선택을 돕는 지침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역사 속 사건의 배경과 흐름을 살피면 그 안에 숨은 인간의 욕망과 도덕성, 국가와 사회의 본질과 운영 원리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뜨거운 '한국사 열풍'이 반가운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많은 역사서 중에서 이 책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이 책의 저자는 독자들에게 긴 호흡으로 한국사를 바라보기를 권한다. "선사 시대부터 현대까지 아우르는 한국사를 공부하면서 기존에 그었던 한국사의 경계선을 좀 더 길고 넓게 확장해보면 어떨까" 제안한다. 이 책은 "한반도의 역사 속에서, 우리의 선조들이 어떻게 국경을 넘나들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었는지를 탐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찬찬히 읽다보면 빠져들어서 흥미롭게 한국사를 접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사학과를 졸업하였고 대학에서 강의했으며, 현재 역사여행 전문기획사를 운영하고 있다. TV, 라디오,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에 출연해 역사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해오기도 했다. 지은 책으로는 <제국에서 만국으로 가는 길>, <일제의 미곡 침탈과 전라북도>, <교과서 밖으로 나온 한국사>(공저),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아빠의 답사혁명> 등 다수의 역사서와 답사기가 있다.

역사에 대한 올바른 관점이란 무엇일까?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역사에 대한 올바른 관점이란 무엇일까요. 우리의 인식과 지식을 확장하여 열린 마음으로 과거와 현재를 바라보는 태도를 제안합니다. '선을 넘는다'라는 것은, 우리 안의 편견과 경계를 짓는 우월의식에서 벗어나, 세계와 나, 타자를 바라보는 더 넓고 깊은 시각을 갖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의 삶이 역사이고, 우리가 역사를 만들기 때문에 우리는 역사를 바르게 배워야 하는 것입니다.
이 책의 내용은 시대 순서로 되어 있지 않고, 주제 별로 흥미로운 역사를 만날 수 있도록 아래와 같이 구성되어 있다.
1부 한반도의 후예들, 동아시아를 넘나들다
- 종횡무진 한국사의 탄생
2부 백두에서 한라까지, 한반도는 어떻게 완성했을까?
- 늘리고 버티고 되찾은 한국사의 공간
3부 경계 밖의 한국인, 경계 안의 외국인
- 국경을 가로지르며 만들어낸 강한 한국사
4부 ‘제국’의 선을 넘어 ‘민국’을 탄생시킨 생각들
- 자유와 독립, 인간다운 삶을 향한 거침없는 도전
5부 작은 차이가 만들어낸 가장 한국적인 것의 비밀
- 선 넘는 교류 속에 만들어낸 한국 문화
이 책의 일부 내용을 공유하면 아래와 같다.


조선은 문치주의를 지향한 나라였습니다. 학문과 덕망을 갖춘 문인들이 관직을 맡아 어진 왕을 보필하며, 협의와 논의로써 만들어지는 제도를 통해 궁극적으로 온 백성을 두루 잘살게 한다는 이념이 문치주의입니다. 그러나 문치주의는 활기를 잃고 후대로 갈수록 현실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원칙주의, 사대주의로 빠지며 나라를 혼란과 위기에 빠트리고 맙니다. 고려말의 개혁세력이었던 신진사대부에서 이어진 조선의 문치는 그저 이상에 불과한 것일까요?
p99, 1부 한반도의 후예들, 동아시아를 넘나들다


전봉준은 죽음을 눈앞에 둔 순간에도 타협하지 않았고, 우리가 원하는 세상과 일본의 부당함에 대해 재판 과정에서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외세의 무력과 관리의 폭압에서 벗어나는 세상, 나아가 조선 사람들이 신분의 귀천 없이 평등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꾸었던 동학혁명의 의미를 전한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공기처럼 당연하게 누리는 인권과 자유가 그 시절 전봉준 장군과 동학 농민군이 간절하게 바라던 것이었음을 생각해보면, 그들이 목숨 다할 때까지 물러서지 않았던 혁명의 정신이 오늘에 구현되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p268, 4부 '제국'의 선을 넘어 '민국'을 탄생시킨 생각들
이 책은 우리나라 역사를 좀더 넓고 깊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가이드해주는 책이다. 세계 속의 한국이 어떻게 성장하고 발전해왔는지를 살펴보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 지를 역사 속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국사를 좀더 폭넓고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