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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언어가 온다 - AI가 인간의 말을 지배하는 특이점의 세상
조지은 지음 / 미래의창 / 2024년 7월
평점 :

언어는 인공지능이 가장 빠르게 진화하는 분야라고 한다. 특히 인공지능의 번역과 실시간 통역 능력은 너무 뛰어나서 현재 대학에서는 외국어학과 폐지를 논의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하니 놀랍지 않을 수가 없다. 창의적인 인간만이 가능한 고유한 영역이라 생각했던 글쓰기 마저 인공지능이 두각을 나타낸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다음과 같은 새로운 질문에 맞닥뜨렸다고 전한다.
이제 인간에게 고유한 언어라는 것이 가능할까?
인공지능과 인간의 말을 구분하는 것이 가능할까?
어린아이가 인공지능과 대화하며 말을 배울 수 있을까?
인공지능 번역기가 있는데 굳이 외국어를 배워야 할까?
인공 지능이 언어의 국경을 없애지 않을까?
p7, 프롤로그. 미래 언어, 답은 인간에게 있다
언어학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로 통하는 이 책의 저자는 언어의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세 가지를 든다. 의사소통을 위한 목적(efficiency), 의사표현(expressivity), 공감(empathy)이 바로 그것이다. 인공지능은 의사소통을 위한 목적적 언어를 대신할 것이지만 나머지도 가능할까? 표현, 감정, 감각, 감동의 느낌을 인공지능이 전달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한다. 여러 가지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가운데, 머지않아 인공지능과 인간 언어의 공존은 더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하니 이 책을 읽으며 미래를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의 저자는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동양학부와 언어학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며, 세계적 권위의 <옥스퍼드 영어사전> 편찬위원을 역임하며 언어학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시대에 부응하는 언어 교육 방법을 연구하고 인공지능 시대 언어 혁명의 다채로운 통찰을 제시하며 새로운 학문의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전 저서로는 <공부 감각, 10세 이전에 완성된다>, <언어의 아이들>, <영어의 아이들>을 포함하여 영어 저서 30여 권이 있다.
이 책의 목차는 아래와 같다.
프롤로그_미래 언어, 답은 인간에게 있다
1장 언어의 경계가 무너진다
2장 한류의 언어
3장 사유화되는 언어들
4장 멀티 모달 교육
5장 AI와 언어 학습
6장 미래 세대의 문해력
7장 스크린 너머의 세상으로
8장 새로운 정체성의 시대
9장 1퍼센트의 인간다움
에필로그_미래 세대가 ‘말’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이 책은 디지털 시대로의 변화를 모른 채 과거의 언어에만 익숙해져있는 이들에게 자극이 되고, 새로운 문해력이 대두되고 있는 트랜드 변화를 받아들이기 위한 안내서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의 일부 내용을 공유하면 아래와 같다.

세대와 세대 사이뿐 아니라 같은 세대임에도 개인과 개인의 언어 사이에 커다란 소통의 틈이 생길 것이라고 한다.
핵언어는 개인의 교육 환경, 성장 배경, 나이, 직업, 인종보다는 개인 취향과 소속된 커뮤니티에 의해 결정된다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가 만나는 일이 지극히 빈번해지면서 각각의 핵언어는 마치 핵분열처럼 매번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낼 것이다. 인공지능이 우리의 언어생활에 가까워질수록 언어 분열과 다변화는 가속될 수밖에 없다.
p48, 1장 언어의 경계가 무너진다

거듭 강조하지만, 한국어는 더 이상 한국 사람들만의 언어가 아니다. 한류 문화권에서 한국어는 케이팝, 케이드라마, 패션 등 다양한 한류 문화의 측면을 접하고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도구가 되고 있다. 미래 한국어는 한국에서 한국인들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바야흐로 앞으로 한국어는 전 세계 한류 팬의 문화 소비와 함께 실시간으로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p81, 2장 한류의 언어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국가의 경계는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이제는 맥도날드, 애플, 구글, 스타벅스 등 대기업이 지정하는 대로 영어가, 세계 언어가 만들어지고 있다. 슈퍼마켓에서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상품의 이름이 우리의 언어에 자연스럽게 입장한다. 상품의 이름에는 엄격한 규칙이 존재하지 않는다. 더 많은 매출을 위해 마케터들이 심혈을 기울이는 네이밍이 새로운 언어 규칙을 만든다. 이때 언어는 국적을 초월한다(transnational).

사실 기성세대는 미래 세대의 문해력을 걱정하기에 앞서 자신들의 '미래 언어 문해력'부터 돌아봐야 한다. 미래는 미래 언어를 소유한 사람들의 것이다. 미래 세대와 함 미래를 살아가기 위해서, 미래 언어를 이해하고 준비하는 통찰력이 바로 오늘, 필요하다.
p100, 4장 멀티 모달 교육
인공지능 네이티브에게 인공지능 사용을 허용하거나 인공지능에 관해 교육하는 것은 싫든 좋든 이미 결정된 사안이다. 우리는 미래 세대가 인공지능을 더 용이하게, 제대로 사용하도록 가르치고 도와야 한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에게 도움을 받되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과제를 하는 법, 인공지능 사용 과정에서 부딪히게 될 수도 있는 비윤리적인 부분을 알려줘야 한다.

이밖에도 미래 언어를 올바로 이해하고 소통의 도구로 이용하기 위한, 즉 새로운 문해력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이 책리뷰에 옮겨놓은 인용 문장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 책을 꼼꼼히 읽으며 맥락속에서 각 파트들을 이해한다면 미래 언어에 더 쉽게 다가가고 미래 언어 문해력를 위해 우리가 어떻게 준비되어야 할 지 감이 올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세계속의 한국의 위상이 자랑스럽기도 했고, 미래 시대의 문해력을 위해 자녀세대보다 기성세대들이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이 더 크다는 것이 조금 충격적이기도 했다. 바야흐로 평생 배움이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 것이다.
미래 언어를 생각하며 막연한 두려움을 느낄 필요는 없다. 이 책을 통해 미래 언어에 대한 기대감과 열린 마음가짐을 가지고 더 배우고 성장해야 겠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좋겠다. 미래 언어를 다각도로 자세히 들여다보고 트랜드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준비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