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수학책 - 내 안에 숨겨진 수학 본능을 깨우는 시간
수전 다고스티노 지음, 김소정 옮김 / 해나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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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맛을 제대로 음미하려면 '슬로푸드'를 먹어야 한다고 말하는 요리의 세계처럼,

수학의 세계에서도 수학의 깊이를 제대로 음미하려면 '슬로 리딩'을 해야 한다.

다정한 수학책

그동안 수학 선행에 관심이 컸던 많은 학부모들에게 자극이 되는 책이다. 최근 '티처스'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수학 선행을 강조하는 현교육시스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 귀가 기울여졌다. '과연 그동안 아이들이 수학을 좋아하게 만들 수 있는 교육시스템이었나?'하는 안타까움이 커져만 갔다. 너무 문제풀이에만 집중되어왔고, 진도뽑기에 바빴기에, 수학공부를 하면서 '슬로리딩'이라는 것을 해본 아이들이 몇이나 될까? 이 책은 실생활과 수학을 연결지어 수학을 좀더 가깝게 느끼도록 해주며, 수학이 이렇게 흥미로운 분야였던가 깨닫게 해주는 책이라 고마운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수학자이자 <워싱턴 포스트>, <파이낸셜 타임스>, <네이처>, <BBC> 등 여러 매체에 에세이를 발표한 과학 작가이기도 하다. 대학에서는 인류학을 전공하였지만, 과학과 수학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과학글쓰기 전공으로 석사 학위 취득하였으며, 다트머스 대학교에서 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컬럼비아 대학교 언론학 대학원의 '스펜서 교육 저널리즘 연구원'으로 일하며, 인공지능이 미국의 대학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이 책에는 수학시험에서 낙제하고 좌절했던 고등학교 시절의 자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담아 놓았다. 이 책은 미국수학협회에서 수학대중화에 기여했을 때 주는 ‘오일러 북 프라이즈’ 상을 받았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몸을 위한 수학'에서는 수학을 시작할 수 있는 친숙한 주제를 다룬다.

'2부 마음을 위한 수학'에서는 1부에서 보다 조금 더 상세한 주제를 다루며, 좀더 추상적인 내용도 등장하고, 잊고 있던 수학 정리를 돕는다.

'3부 영혼을 위한 수학'에서는 조금더 난이도가 올라간 추상 수학을 다룬다. (하지만 이해를 돕기 위한 그림이 더 많이 수록되어 있다.)

각 부의 각 장에서 독자의 이해를 돕는 그림이 많이 나오기에, 열린 마음으로 책을 읽다보면 수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를 유발하는 지점들이 많았다.


책속 내용을 조금만 공유해보면 아래와 같다.

'14장 분할하고 정복하자 (미적분의 리만 합)'에서는, 초등학교 때 배운 '가로x세로=넓이'라는 공식을 이용해 직사각형의 넓이를 구하는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밭에 씨를 뿌릴 경우, 땅의 넓이를 알아야 사야할 씨앗의 양이나 비료의 양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며, 강아지 전용 공원의 경우에도 동시에 입장할 수 있는 최대 강아지 수를 결정할 때도 땅의 넓이를 계산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풀밭이 직사각형이나 삼각형, 원이 아닌 곡선일 때 어떻게 구해야 할까? 바로 이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리만 합'이다.



리만 합을 이용하면 물방울처럼 모양이 불규칙한 도형의 면적도 꽤 정확한 근삿값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또한 수학을 공부할 때나 살아가면서 왠지 풀 수 없을 것 같은 문제를 만났을 때도 문제를 분할해서 해결할 수 있는지를 반드시 고려해보자고 전한다.

'33장 효율적으로 일하자 (정이십면체 대칭인 박테리오파지)'에서는, 박테리오파지(박테리아를 숙주로 삼는 바이러스)를 구성하는 물질 중에 머리부분인 정이십면체를 수학적으로 해석함으로써 흥미로운 부분을 설명해준다. 그 정이십면체 부분에 유전물질이 들어있는데, 정이십면체의 5배 대칭성, 3배 대칭성, 2배 대칭성 덕분에 박테리오파지는 쉽게, 효율적으로 유전 물질을 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박테리오파지가 정이십면체의 대칭성을 활용하는 방식은 수학을 공부할 때도, 인생을 살아갈 때도 명심해야 할 귀중한 교휸을 알려준다'고 전한다. 발전하는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작업 습관을 찾았다면 그 방법을 살아가면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왜 수학을 배워야 할까? 저자는 결론에서 다음과 같은 조언을 들려준다.

수학을 공부하다가 찾은 효과적인 방법은 인생의 다른 일에도 적용할 수 있다. 취약함을 받아들이고, 상식에 반론을 던지고, 솔직하게 질문하고, 인내를 가지고, 자신을 믿고, 성공을 축하하고, 있을 수 없는 일을 생각하고, 열심히 연습하고, 앞으로 돌아가고, 한 자리에 갇혀보고, 신념을 갖고, 즐기고, 다른 사람들에게 배우고, 귀를 기울이고, 엉망인 상황을 해결하고, 잠시 멈추고, 읽고, 좌절하고, 회복하고, 어색함을 극복하고, 건설적인 피드백을 받고, 목표를 세우고, 명확하게 말하고, 느긋해지고, 노력하고, 독학하고, 책상에 앉아 생각하고, 세상에 나가 숙고하고, 메모를 많이 하고, 불안을 지우고, 경계를 넘어 모험을 하고, 방랑하고, 침묵을 즐기는 등... 인생에 도움이 되는 기술도 무궁무진하게 익힐 수 있다.

다정한 수학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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