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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사이트 - 배우고, 생각하고, 연결하는 법을 바꿔놓을 시각 혁명
데이비드 로즈 지음, 박영준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8월
평점 :

미래에는 과연 어떤 기술이 우세할까? 이 책은 MIT 미디어랩 과학자이자 미래학자인 데이비드 로즈의 저서이다. 그는 20여년 동안 MIT연구소인 미디어랩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연구성과를 새로운 상품, 서비스로 개발하는 일을 돕고 있다. 그가 MIT 미디어랩에서 분사해 설립한 엠비언트 디바이스는 3차원 조명장치인 엠비언트 오브 등 12개 이상의 기발한 사물인터넷 제품을 개발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저자는 공간 컴퓨팅 분야의 선구자로 불리며 복잡한 기술을 대중친화적인 제품으로 변환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고 한다. 이 책에 쏟아진 찬사들을 보더라도 이 책은 꼼꼼히 읽어봐야 할 책임에 틀림없다. 오랜 기간 직장생활을 해온 남편에게 이 책을 권했고, 남편이 써준 서평은 아래와 같다.
슈퍼사이트(Super Sight)는 제목부터 뭔가 영감(Insight)을 주는 제목이다. 애플, 구글, 삼성은 왜 인간의 눈에 주목하는가라는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는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단순한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XR(혼합현실)에 대한 단순한 정보 제공을 뛰어넘어 미래 세계에 공간컴퓨팅 분야가 나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심도있게 소개하는 책이다.
이 책의 서두에 있는 작가가 쓴 [들어가는 말]부터 매우 흥미롭다. 2장을 할애하여 뉴욕을 걸으면서 체험할 수 있는 미래 공간컴퓨팅 기술을 소개하는데 단순한 포켓몬고 같은 게임 수준의 증강현실이 아니라 스마트안경을 통한 홀로그램, 혼합현실, 인공지능, 컴퓨터 비전 등을 이용한 구체적인 미래 세계를 소개한다. 상상하기조차 힘든 공상과학영화와 같은 미래 모습이라 정말 이렇게 될까? 의문이 먼저 들었지만 작가는 이미 이 모든 기술이 결합하여 새로운 형태의 시각적 현실인 슈퍼사이트(Super Sight)를 만들었다고 한다.
사실, 작가의 [들어가는 말]을 읽는 순간부터 작가가 슈퍼사이트를 이루기 위한 기술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그 혁신적인 파급력에 대한 공학적인 이야기 뿐 아니라 반대 급부의 윤리적인 문제까지 언급하고 있어 이 책이 다루고자 하는 범위가 상당히 넓고 가볍게 읽을만한 책은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저자는 이 책에 공을 많이 들였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 책은 QR코드를 활용해 앱을 설치하면 각 챕터별로 특정 아이콘이 있는 곳에서 스마트폰으로 컬러사진, 비디오, 움직이는 도표 등을 볼 수 있다. 신기한 경험이다. 해리포터 영화에서 나오는 신문지의 움직이는 사진과 같이 아래 이미지에서 저자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영상도 볼 수 있다.

이 책의 차례는 크게 3부 9장으로 나눠져 있다. 3부는 크게 '나, 우리, 모두'를 위한 슈퍼사이트라는 큰 틀의 범주를 갖고 있고 9장은 각각 '읽다, 알다, 입다, 먹다, 공부하다, 일하다, 치료하다, 예측하다, 상상하다'라는 동사형 부제로 슈퍼사이트의 기술 응용처별 영향력 및 고민할 점들을 논의하고 있다. 9장까지의 내용이 담겨있지만, 여기서는 1장부터 3장까지의 내용만 리뷰를 하고자 한다.
첫 장을 읽으면서, 역시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다. 1장 [읽다]에서부터 새로운 개념의 다양한 기술들이 언급된다. 메타데이타, 증강현실, 심층신경망, 컴퓨터비전, 필터버블, 라이프로깅, 거울신경세포, 에지컴퓨팅, 핏빗 등 스마트안경을 통해 사물을 봤을 때 펼쳐지는 새로운 사물들에 인식과정을 소개한다. 심층신경망과 컴퓨터 비전을 통해 대상인식과 장면 분류를 하는 메타데이타를 확보하고 이것을 증강현실로 구현하면 모든 사물에 이름표가 붙고 사전에 학습된 정보들이 보이며 우리가 미쳐 알지 못했던 학습의 영역까지 모두 표현할 수 있는 공간 컴퓨팅 기술이 구현된다고 한다. 또한 이러한 기술이 사물이 아닌 사람의 얼굴과 표정 인식으로 확장되고 허용된 사생활 정보와 매칭된 메타테이타를 활용한다면 새로운 교류방식의 사회 관계망도 확대될거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무차별적 개인 정보 노출로 인한 보안 이슈와 몰입적 경험이 더욱 개인화되고 가속될수록 오히려 소통의 단절과 공동체 의식의 결여라는 문제점이 생길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처럼 저자는 슈퍼사이트의 미래 기술 응용처의 가능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윤리적 이슈 등을 통한 한계점과 보완점들도 생각해볼만한 주제로 언급하고 있다.
사실 1장 [읽다]만 읽어도 너무 많은 미래 기술들이 소개되고 있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그 속을 헤엄치다가 지칠 정도다. 그래서 이 책은 공학적인 마인드가 갖춰진 사람들이 봐야지 쉽게 읽혀지는 책이다.
2장은 [알다] 파트인데 부재가 [인공지능, 집사와 감시자 사이에서] 이다. 인공지능 웨이러블 코치가 마치 수호천사처럼, 마치 아이언맨 슈트에 있는 자비스처럼 우리들의 삶에 멘토와 같은 코치능력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특히, 스포츠에서 자세 탐지기술을 활용한 수행력 코치 기술과 생활방식에 관한 웰빙코치, 과업에 관한 관리코치, 리더십이나 소셜활동에 관한 대인관계 코치, 심지어 철학적인 가이드를 제공하는 실존 코치 등을 할 수 있을거라고 미래를 내다봤다. 또한 미국의 상용화된 회사들과 기술들도 소개한다.
3장은 [입다], 패션과 쇼핑, 홈디자인의 미래에 대해서 기술하고 있다. 슈퍼사이트를 통해 얼굴의 스타일을 관리할 수 있으며 증강현실을 덧입은 스스로가 선택한 자신의 정체성을 소셜로 공유하고 디지털 거울을 통해 최적의 패션을 선택할 수 있어서 자신의 표현하는 방식과 남들이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질 것이라고 한다. 스마트 거울은 이미 상용화된 패션 분야뿐 아니라 건강관리, 심리적 상태를 고려한 헬스케어 등이 가능해지고 얼굴에 맞는 최적의 안경을 선택해준다. 또한 소액 결제 기반의 예측 소비 모델을 통해 호텔 고객에 맞는 최적의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한다. 이렇듯 슈퍼사이트의 활성화는 패션의 미래, 쇼핑의 미래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저자는 예측하고 있다.
이 책은 '배우고, 생각하고, 연결하는 법을 바꿔놓을 시각 혁명'에 대해서 굉장히 자세하게 풀어주고 있는 책이다. 시간을 두고 찬찬히 읽어볼 것을 권한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가 경험할 기술들을 먼저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