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사교육을 줄이셔야 합니다
정승익 지음 / 메이트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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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나도 떠밀려 사교육을 하는 것은 아닐까? 아직 어린데 굳이 사교육이 필요할까?' 종종 그런 고민을 해왔다. 초등 아이 두명을 키우며, 주변에서 학원 좀 보내지 그러느냐는 이야기를 종종 듣곤 하며 흔들리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말 필요한 사교육만 시키자고 생각해왔고, 예체능 학원 한 두 군데를 보낸 경험만 있다. 앞으로도 소신있게 사교육을 잘 활용하고 싶은 욕심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불안감에 떠밀리듯이 시키는 사교육은 이제 그만하자고 이야기한다. "사교육은 나쁘니까 무조건 시키지 말자"식이 아니라, 사교육 이전에 생각해야 할 '교육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고, 부모와 자녀가 가정에서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를 나눠보자고 제안한다.



이 책의 저자인 정승익 선생님은 현직 고등학교 영어선생님이기도 하면서, EBS 수능영어 대표 강사이기도 하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올바른 교육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유튜브 '정승익 TV'를 통해서 9만 명이 넘는 구독자와 소통하고 있기도 하다. 고등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전하는 사교육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이 책을 받고 바로 일독을 하기도 했다.



1부 사교육을 줄여야 하는 이유

2부 사교육 줄이는 법, 부모 실천 편

3부 사교육 줄이는 법, 학생 실천 편

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사교육을 줄여야 하는 이유를 살펴보자.

우선, 사교육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이들의 입시를 결정하는 수능 시험과 고등학교에서의 내신 시험은 상대평가로 실시된다.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옆 친구보다 더 앞서기 위해 더 효율적으로 공부해야 하는데 사교육이 그것을 해결해준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만 뒤처지는 것 같고, 부모의 역할을 다하고 있지 않은 것 같은 우울감이 들어 결국 사교육비 결제로 이어진다. 사교육은 계속 될 것이지만, 과연 이대로 괜찮을까? 돈을 써도 확신을 가지고 써야 하고, 돈을 안 쓴다고 하면 마음이 편해야 한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우리집의 경우, 돈을 안쓰고 있는 경우인데, 지금 이대로 괜찮을지 확인받고 싶기도 했다.

사교육을 줄여야 하는 이유로 8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돈과 노후준비를 생각해야 한다. 아이 한 명을 키우는 양육비(대학 졸업까지 드는 양육비)는 3~6억(소득 수준에 따라 비례적으로 증가)으로 계산되는데 이 중에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꽤 크다. 60세 이후의 노후 비용은 4~6억이다. 아래 표를 보자. 현실적으로,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필요한 비용이 이러하다면,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둘째, 인서울 명문대의 현실을 바라보자. 인서울 명문대 입학생 비율은 전체의 7~8% 수준이다. 사교육만으로 명문대를 입학하려면 교육비 지출이 상위7% 안에 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사교육 외에 다른 전략이 필요하지 않을까?

셋째, 소득의 격차가 사교육의 격차로 이어진다. 하지만 부유한 가정이 아니어도, 사교육을 그렇게 많이 받지 않아도 탄탄하게 공부를 잘 해나가는 아이들이 있다.

넷째, 하위권의 딜레마를 직시해야 한다. 하위권은 혼자서 공부가 어려우니까 사교육의 도움이 가장 절실한데, 인기 있는 학원에는 등록 자체가 불가능하고, 하위권은 사교육을 받더라도 효과가 가장 미미하다는 것이 하위권의 딜레마이다. 실제로 최상위권은 고등학교로 갈수록 사교육을 줄이고, 혼자서 공부하는 시간을 압도적으로 늘린다. 그리고 학원은 꼭 필요한 겨우에만 선택적으로 이용한다. 중하위권은 학원에 '의존'하고, 최상위권은 학원을 '이용'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다섯째, 자기주도성을 계발해야 한다. 아이 혼자서 해보다가 빈번히 실패하는 아이의 모습을 부모가 참지 못해서 자녀를 학원에 보내버리면, 아이 스스로 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잃는 것이다.

여섯째, 공부정서가 중요하다. 과한 사교육은 아이들의 공부정서를 망가뜨린다는 사실을 유념하자.

일곱째, 기성세대의 책임을 돌아봐야 한다. 성적으로 모든 것이 평가되는 지금의 대한민국의 교육환경을 바꿔야 할 책임이 기성세대에게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겠다.

여덟째,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이다. 30~40대 부모들의 삶을 바라볼 때, 내 집 마련하고 생계를 꾸려나가기도 벅찬데 사교육으로 인한 교육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부모가 열심히 번 돈으로 아이를 학원에 보내서 공부를 잘하게 만드는 것'이 이상적인 교육의 본질은 아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달라져야 하는 이유이다.

2부 사교육 줄이는 법, 부모 실천 편은 부모로서 중심을 잡기 위한 이야기이다.

"자녀의 교육을 계획하면서 아이를 부모가 원하는 방향대로 키우겠다는 것은 부모의 '착각'에 불과하다. 각자의 삶은 오롯이 자신이 이끌어 가는 과정이며,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우리 자신뿐이다. 자녀양육의 목적은 자녀의 독립과 자립이 아니던가. 과도한 부모의 개입은 자녀의 발달과 궁극적인 독립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이는 그 자체로 독립된 인격체임을 인정받아야 한다. 부모는 농부의 마음으로 자녀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할 뿐, 수많은 변수까지 통제하여 결과를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저자의 이야기가 마음 속 깊이 각인되는 듯 하다.

아래와 같은 부모 마인드를 점검해보자.

부모 마인드 1, 양육의 목적은 무엇인가?

부모 마인드 2. 자녀를 위한 유산으로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부모 마인드 3.철학이 있는 부모인가?

부모 마인드 4. '널 조건 없이 사랑한다'는 메세지를 주고 있는가?

이제는 부모 훈련이 필요하다.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부모가 어떤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을까?

  1. 거실에서 공부하는 부모

  2. 아이 말을 끝까지 들어주기

  3. 실패를 이용하는 부모

  4. 도덕적인 부모

  5. 프로 부모 되기

이 책에 부모 마인드와 부모 훈련을 위한 세부 내용들을 자세히 들여다 본다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사교육에 휩쓸려 다니지 않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중심을 잡아야 한다.

3부 사교육 줄이는 법, 학생 실천 편은 학생들을 위한 내용이다. 학생이 직접 읽고, 공부는 왜 하는지를 생각하고, 공부 잘하는 법 10가지를 익힐 수 있다. 이 부분은 아이에게 건네주고 천천히 읽고 곱씹게 할 생각이다. 공부는 부모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모는 최선의 환경을 제공하고 과정만 함께 해 줄 수 있을 뿐, 결과를 이끌어 내는 것은 자녀가 해야할 몫이 더 크고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이 책을 읽으며, 교육의 본질과 양육의 목적에 대해 생각해보고, 학부모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 무엇인지 자세히 들여다보고 고민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초등 저학년 시기에는 부모가 이끌어 주어야 하는 부분이 많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초등 고학년부터는 아이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도록 지켜봐주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집에 있는 초등 고학년인 첫째 아이는 현재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고 점검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내가 틀리지 않았구나 한편으로 안심이 되는 부분도 있었다. 아이의 수많은 시행착오를 지켜보는 것이 힘들 것이지만, 그 과정들이 절대 헛되지는 않을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부모로서 더 좋은 롤모델이 되기 위해서 내가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을 점검할 수 있어서 좋았다. 사교육에 흔들리는 많은 부모들이 이 책을 통해, 중심을 잡고 사교육을 똑똑하게 이용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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