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이 있어 - 은모든 짧은 소설집
은모든 지음 / 열린책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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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이지만, 이 책을 읽고 있으니 마음이 따뜻해진다. 정말 선물 같은 책이다. 단편 소설만이 주는 매력이 있다는 것이 확실히 느껴지는 책이기도 하다. 17편의 짧은 소설 속에서 다양한 등장인물을 마주하며 그 안에 잠시 함께 머물며, 공감하고 위로 받고 시간여행을 떠나기도 해본다. 나와 다른 삶을 사는 이들의 마음 속을 들여다 보며 치유받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이 책 안에 담긴 17편의 단편 소설을 모두 읽고나니, 추천의 글이 더 와 닿았다. 소설 속 사람들의 관계에서 느껴지는 온기가 내게도 스며들어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고, 인생의 밝은 면이 더 보이는 마법 같은 힘이 있다.



은모든 작가의 글은 이번에 처음 접했는데, 읽다보니 작가가 궁금해서 작가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기도 했다. 은모든 작가는 2018년 신춘문예 장편소설 부분에 당선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고, 중학교 시절부터 줄곧 소설을 쓰는 일만 꿈꿔 왔다고 한다. 소설가의 꿈을 한번도 포기한 적이 없다고. 그가 쓴 작품 하나하나에 "아이구, 내 새끼들"이라는 표현하며 애정을 드러내는 멋진 작가이기도 하다.





17편의 이야기가 4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 분류에서 느껴지는 글들의 맥락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1부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작은 희망을 발견하는 주인공들로 인해 마음이 따뜻해지고, 2부에서는 시간 여행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시간을 초월한 중요한 가치를 느끼게 해주는 듯하다. 3부에서는 소중한 인연들을 생각하게 하고, 4부에서는 인성이 모자란 S라는 인물을 통해 그와 상반된 따뜻한 온기가 있는 인간적인 면모를 생각해보게 된다.

이 책에 담긴 여러 이야기 속에서 마음에 드는 문장들을 많이 만났지만, 그 중에 몇 가지만 공유하면 아래와 같다.

"우리 내년에는 가족 간 대화를 좀 더 늘려 보자. 아무리 바쁘고 할 일이 많아도 표현할 거는 하고 살자고."

그 말을 들은 제은은 새삼 한 가지 사실을 실감했다. 바로 캐시미어 머플러의 촉감처럼 부드러운 심성을 지닌 이 사람과 내년에도 변함없이 함께 살아갈 거라는 사실, 다시 말해 두 사람이 가족이 되었다는 사실을. 그것이야말로 자신에게 주어진 가장 큰 선물이었다.

p59, 크리스마스 선물

그는 그때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후회를 품은 채 과거에 머물러 봤자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자연스레 현재에 충실하자는 마음도 피어났다.

p80, 실패한 농담

그럼에도 딩키는 이제 많이 나아졌다고, 요새는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어쨌든 모르는 사람으로 가득한 곳, 원치 않는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는 곳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된 게 자신을 살렸다면서.

p123, 딘킈횡담면 갸갸둘둘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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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내게 주어진 삶에 더 감사해야 겠구나! 현재에 충실해야 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마음의 평온함이 찾아왔다. 뭔가 일이 잘 안풀린다고 느낄 때, 위로가 필요할 때, 마음에 찬 바람이 불 때 읽는다면 잔잔한 위로를 줄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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