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3권이 드디어 완간되었다는 반가운 소식과 함께 이 책을 읽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 책을 완독한 후에 느낀 가장 강력한 인상은 '역사를 사랑하게 만들어주는 책'이라는 것이다. 역사를 지루한 과목이라고 생각해왔던 학창시절이 너무 억울할 정도이다.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품는 역사속 인물들을 만나다 보면 지금의 어려움은 그저 과정뿐이라는 사실을 직시하게 된다. 현재의 어려움은 끝이 아니라 과정이었던 것이다.
역사의 쓸모 3권에서는 조선 후기부터 근현대를 다룬다. 역사상 가장 암울했던 시기인 일제강점기와 민주화운동이 일어났던 시대를 포함하고 있기에, 저자가 어떻게 풀어낼지 기대가 되기도 했다. 조선 후기 병자호란부터 1987년 6월 민주 항쟁까지의 역사적 사실이 전부 나열되지 않지만, 굵직한 역사적 사건을 마주하며 역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를 깊이 생각하게 이끌어 준다. 좀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그 어떤 희생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역사속 인물들을 책속에서 만나며 가슴이 뜨거워지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이 책에서 인상 깊게 읽었던 부분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병자호란은 꼭 일어나야 했던 전쟁이었을까? 당장의 체면과 자존심 때문에 당시의 지배층이 내린 잘못된 결정으로 인해 병자호란이 일어났고, 결국 죄 없는 수십만명의 백성이 청에 끌려가 고통을 받았다. 이러한 역사적인 사건을 통해 합리적인 선택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정약용은 왜 유배지에서 그렇게 많은 책을 썼을까? 그는 억울하게 유배를 당했지만 책을 읽고 쓰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만약 내가 이렇게 나의 글, 나의 생각을 남기지 않는다면 나중에 사람들은 나를 죄인으로만 기억할 것이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글을 쓴다."라고 그는 아들에게 편지로 이야기했다. 평생 500권이 넘는 책을 남겼는데 다수의 책이 유배지에서 쓰여진 책이다. 정약용은 역사를 아는 인물이었고, 그의 생각대로 우리는 그를 죄인이 아닌 위인으로 알고 있지 않은가? 아무리 힘든 순간에도 좌절하지 않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면 그 끝은 달라진다는 것을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이다.
급진 개화파가 시도했던 갑신정변과 백성들이 주도했던 동학농민운동은 신분제도를 없애자는 공통점을 지닌다. 모두 실패로 끝난 것처럼 보이지만, 단순한 실패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들이 꿈꾸던 세상은 다음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희망이 되었고, 그 희망은 결국 이뤄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