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식물의 일생 -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식물의 과학적이며 예술적인 삶 ㅣ 과학은 아름답다 3
콜린 살터 지음, 정희경 옮김 / 국민출판사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중학교 과학 시간에 양파 세포를 관찰하는 수업이 있었다. 양파 표피세포를 떼어 내서 받침유리에 올리고 아세트 올세인 용액을 떨어뜨려 염색한 뒤 현미경으로 관찰해보는 실험이었다. 양파 세포는 꼭 주상절리가 줄지어 선 모양이었고, 그 작은 세포 안에 더 작은 핵이 빨갛게 염색된 채 콕 찍혀있는 모습이 참 신기하고 귀여웠더랬다. 그렇다면 아침마다 먹는 사과, 다이어트에 빼놓을 수 없는 고구마, 여름이면 유영하는 민들레 홀씨. 과연 이 식물들은 어떤 모습일까?
과학은 아름답다 시리즈 세 번째, 《식물의 일생》에서는 광학현미경과 주사현미경, 이 두 종류의 현미경으로 다양한 식물 속을 들여다보며 ‘식물의 일생’을 설명한다. 광학현미경은 양파 표피 세포를 관찰할 때 사용한 현미경으로, 세포를 평면적으로 보여주는 반면 주사현미경은 그림을 손가락으로 톡 눌러 빙 돌려보면 모든 면에서의 모습을 볼 수 있을 듯한 3D 이미지를 보여준다. 《식물의 일생》은 이런 현미경 사진에 인공적으로 색을 덧입혀 알록달록하고 아름다운 세포들을 보여준다.
《식물의 일생》은 식물을 ‘씨, 꽃가루, 자실체, 나무와 잎, 꽃, 채소, 과일’ 7가지로 나누어 관찰한다. 질감이 느껴질 듯한 주사현미경 사진에 눈을 바짝 대고 보다가도 세포 속 격벽, 씨방, 물관, 체관 모든 부분을 속속들이 보여주는 광학현미경 사진에 다시 눈을 빼앗긴다. 선인장 씨는 사람 코처럼 생겼고, 뚜껑별꽃은 정말 뚜껑이 붙어있으며, 장미 꽃잎의 표면에는 꽃봉오리처럼 생긴 작은 돌기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어린아이도 어른도 재미있게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미지를 설명하며 가리킬 때 ‘포자(주황색)’, ‘세포(녹색)’처럼만 되어있고 이미지에는 따로 표기되어있지 않아 정확히 어떤 부분인지 찾아가기가 애매모호했다. 또, 현미경 사진뿐 아니라 해당 식물의 사진이 조그맣게라도 첨부되어있었다면 더 좋았으리라 본다. 그랬더라면 식물의 겉에서 본 이미지와 횡단면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더할 수 있었을 터이다.
과학은 아름답다 시리즈는 《인체의 신비》, 《질병과 의약품》, 《식물의 일생》 총 3권이다. 내용이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과학에 흥미가 있는 이들이라면 '엄마, 이게 사과래!' 소리치며 책을 들고 엄마에게 달려갔던 어린 시절을 다시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