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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번역하다 Vol.7 ㅣ 번역하다 7
투나미스 편집부 지음 / 투나미스 / 2022년 8월
평점 :
친구가 임신을 했다. 임신 사실을 알고 가장 먼저 한 일이 무엇인지 물어보니 맘카페에 가입한 일이라더라. 사람은 새로운 일에 부딪혔을 때, 주변에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을 때, 경험자가 있는 다른 공동체를 찾아 그곳에 소속되고 싶어 한다. 눈앞에 갈림길이 있고 표지판도 없을 때 나를 이끌어줄 사람을 찾는다. 친구가 맘카페에 가입하고, 번역가를 꿈꾸는 내가 이 잡지를 찾아 읽듯이 말이다.
〈번역하다〉는 번역하는 방법을 단계별로 가르쳐주는 학습지는 아니다. 여러 분야의 번역가들이 자신들이 직접 번역을 하며 느낀 고충과 깨달은 점을 에세이처럼 이야기할 뿐이다. 그런데 그 말이 묘하게 위안이 되고 용기를 북돋운다. 왠지 모를 소속감을 주기 때문일까.
번역 공부를 하다 보니 번역서를 읽을 때면 번역가가 누구인지, 이 번역가는 어떻게 번역했는지를 주의 깊게 보게 된다. 그러다 보면 뛰어난 번역에 자신감을 잃기도 하고 번역투로 가득 찬 번역에 비난을 쏟기도 한다. 그러다 문득 깨닫는다. 번역가는 좋은 글을 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애쓰면서도 비난받고 좌절해야 하는 직업이라는 것을. 그리고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번역가가 되어 내 글이 비난받더라도 너무 깊게 자책하지는 말자. 더 공부하고 더 좋은 글을 쓰자고.
나는 계속해서 최선을 다하겠지만 그럼에도 부족한 부분을 어쩔 수 없이 안고 가야 하는 현실에는 너무 자책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하고 위안으로 삼을 뿐이다. (P.16, 경지에 이르고 싶다 中)
같은 의미, 같은 글자 수이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를 사용하여 독자로 하여금 위 문장보다 훨씬 빠르게 문장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P. 22, Back to Basic 中)
애쓰고 비난받고 성장하자.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그렇다는데 어쩌겠는가. 이 잡지 속 많은 번역가도 머리를 싸매고 글을 써 내려가고 있을 터. 혼자일지라도 혼자는 아니다.
언어를 공부한다는 것은 ‘언어‘뿐만 아니라 그들의 문화와 역사는 물론 공동체가 나누고 있는 무형의 관념을 함께 배우는 것이다.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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