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 딱 맞는 교정 운동으로 바르게 설 수 있다 - 올바른 자세로 앉고 서고 걸어보자
온도니 지음 / 북스고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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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게 설 수 있다.

전에 북스고에서 나온 “쓸모 있는 몸을 만드는 다리찢기 스트레칭”을 읽었었다.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동작들과 상세한 사진 설명, 그리고 단계별 스트레칭이 잘 소개되어 있었던터라 이번 책도 북스고에서 나온 것을 알고 반가웠다. 

요즘 현대인들은 누구나 그렇겠지만 장시간 책상에 앉아 있는 업무 형태, 걷기보다는 차량을 통한 이동, 오랜 핸드폰 사용등으로 인해 비대칭 어깨, 틀어진 허리와 구부정한 목을 가지고 있다. 이런 틀어진 자세로 인해 근육통, 두통이 오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런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집에서 스스로 꾸준한 교정 운동을 통해 틀어진 몸을 바로잡고, 잘못된 자세로 인한 부수적인 통증을 줄여주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의 표지에는 제목과 함께 부수적인 설명이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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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자세로 앉고 서고 걸어보자.
내 몸에 딱 맞는 교정 운동으로 바르게 설 수 있다
혼자서도 쉽고 간단하게 나의 체형과 자세를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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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온도니’는 필라테스 강사이자 유튜버이다. 저자 자신도 한 때 걷기가 어려울 정도의 허리 통증을 느낀 시기가 있었다. 일상생활조차 너무 힘들어 시작한 운동으로 인하여 통증이 사라지게 되었고 이전보다 더 건강한 몸을 갖게 되었다. 자신이 경험한 것을 많은 사람들과 고유하고 싶어 필라테스 강사가 되었고, 지금은 필라테스 전문 샵을 운영하고 유튜브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교정을 돕고 있다. 그리고 이 책 “바르게 설 수 있다”를 통해 체계적으로 교정운동을 하나하나 알려준다. 

 
책은 크게 세 개의 챕터로 나뉘어져 있고, 그 안에 담겨진 내용은 보는 사람에게 최대한 도움이 되도록 잘 구성되어 있다.

Chapter 01: 바르게 서기 위한 바른 몸과 자세
책을 읽는 독자가 먼저 자신의 자세와 체형을 파악해서 본인의 문제점을 알게 한다. 그리고 어떤 자세가 올바른 자세인지 사진과 상세한 설명을 통해 알려준다. 챕터의 후반부에는 바르게 앉는 법, 바르게 서는 법, 바르게 걷는 법을 알려준다.


 


 

Chapter 02: 병원을 가지 않고 바른 자세를 만드는 A to Z

이 챕터에서 이젠 본격적으로 호흡부터 발가락까지 신체부위 한 곳 한 곳을 짚어가면서 자신의 자세를 확인하고 교정해나가는 운동을 알려준다.

인간이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동작이자 최소한의 운동이라고 할 수 있는 기본 중의 기본인 호흡운동에 대해 설명한다. 이어서 22가지의 스트레칭 동작을 하나하나 설명해준다. 스트레칭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 이것만 제대로 해도 구부러진 나의 자세에 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척추, 날개뼈, 갈비뼈, 팔, 골반, 무릎, 발가락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해준다.


 




Chapter 03: 불편함 없는 생활을 위한 통증별 운동 처방

챕터 2에서 파악했던 자신의 잘못된 자세와 체형에 맞춘 통증별 운동 처방이 내려지는데 다양한 동작들이 상세한 사진과 함께 잘 설명되어 있어서 좋았다.


 


 

교정운동과 통증을 없애기 위해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 처방을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바르게설수있다 #북스고 #온도니 #교정운동 #스트레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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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원
존 마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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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원, 나의 DNA 매치

아무렇지 않게도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빨간 하트가 그려진 이 책의 표지의 "THE ONE"이란 글자의 알파벳 'O'안에는 지문이 찍혀져있다. "THE ONE 유일한 단 한 사람"이란 단어의 의미와 함께, 'O'안에 찍혀진 지문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나만의 단 한 사람을 의미한다.

이 책은 머리카락 한 올, 입속에 넣었던 면봉 하나로 유전자를 파악하여 완벽한 행복을 보장하는 연인과 연결해주는 가상의 사업, ‘DNA 매치’가 발달한 근미래를 배경으로한 SF스릴러 소설이다.

책의 뒷 면에는 이 책이 이렇게 소개되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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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페이지가 넘어갈 때마다 충격적이다.”
<월스트리트 저널>

유전자로 완벽히 연결된 '단 한 사람'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일까?
유전자 정보에 기반한 'DNA 매치' 시스템이 필생의 인연을 찾아주는 시대,
사랑의 성공률은 100퍼센트, 실패율은 제로, 더 이상 실연으로 고통받을 일도,
고독에 몸부림칠 일도 없이 운명의 짝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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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이야기는 다소 산만하게 시작되는 느낌을 받는다.
왜냐하면 일반적인 소설의 흐름처럼 한 개의 이야기가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면서 진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스토리가 진행된다. 그러기에 처음에는 등장인물들이 많아 혼동되기도 하고 산만함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의도된 산만함이다. 작가가 일부러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 이 의도된 산만함을 사용한 것이다.
각 각 별개로 보여지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책이 한 장 한 장 넘겨질때마다 서서히 가까워지면서 연결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전체 이야기는 서서히 진행되는 듯하나 천천히 속도를 올려가다가 점점 빠르게 진행된다.


이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다섯 쌍의 커플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맨디]와 그녀의 매치 리처드
맨디는 이혼녀이다. 이미 결혼 중에 유산을 경험했지만, 자신의 조카들을 보면서 아이를 낳고 싶어한다. 그리고 바로 자신의 짝을 찾는 'DNA 매치' 서비스를 신청한다. 어느날 자신의 매치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의 'DNA 매치인 리처드를 찾아 만나러 가지만, 그가 이미 2주전에 사고로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절망에 빠지게 되지만 그 절망의 끝에서 다시금 희망을 느끼게 된다.

[닉]과 샐리 커플.
닉과 샐리는 서로 결혼하려는 커플이다. 그러나 자신들이 서로 완벽한 짝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닉의 짝인 샐리는 'DNA 매치' 서비스를 신청하려고 한다. 결혼 전에 이 이야기를 들은 닉은 화가 나지만 샐리의 졸라댐에 어쩔수 없이 서로의 'DNA 매치' 서비스를 신청한다. 그 결과 샐리는 매치를 찾지 못하나, 닉은 'DNA 매치'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러나 'DNA 매치' 서비스가 찾은 짝은 이성인 여자가 아닌 동성이다. 닉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에 당황한다.

[크리스토퍼]와 그의 매치 '에이미'
그는 겉으로 보기엔 평범해보이는 사람이지만, 절대 평범하지 않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 그를 파악한 부모는 일반 사람들과 섞여 살도록, 그가 다른 사람에게 감정을 흉내내도록 가르친다. 그러나 그는 감정을 흉내낼 뿐, 실제론 그렇지 못하다. 그는 싸이코패스이자 런던에서 일어나고 있는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이다.
그러던 그의 삶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는데 그것은 그에게 'DNA 매치'에서 온 이메일을 읽고 나서부터였다. 그는 동성이나 수십 년 연상인 사람과 매치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어서 최소한 여자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메일을 열어보니 31세의 에이미라는 여성이다. 그는 그녀와 만나게 되고나서 그녀의 직업을 알게 되는데, 에이미는 런던 경찰 본부에서 일하고 있는 경사였다. 현재 런던 경찰은 런던에서 일어나고 있는 연쇄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그는 자신의 매치인 에이미가 자신의 정체를 모르고 있다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

[엘리]와 그녀의 매치 '팀'
아마존이나 애플보다 더 큰 기업을 소유하고 있는 CEO엘리는 일에 휩싸여 사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가족들과도 시간을 함께하지 못하고 있고, 자신의 일에서 성공한 사람이기 때문에 가족들에게 함께하지 못하는 것을 금전적으로 보상을 하면서 살고 있다. 그런 일에 휩싸인 나날들을 보내다가 'DNA 매치' 서비스를 신청하게 된다. 시간이 흐른 후 자신의 'DNA 매치'가 발견된 것을 통보받고 자신의 매치와 만나러 나간다. 엘리는 자신의 부를 노리고 달려드는 남자들이나, 남성성을 잃지 않기 위해 주도권을 잡으려는 남자들에게 여러 차례 실망해왔다. 그래서 자신이 유명한 사람임이 드러나지 않도록 최대한 숨기고 옷도 수수하게 입고 나간다.
매치와 만난 느낌은 나쁘지 않았다. 생각보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다. 그리고 두번째 데이트에서 자신의 매치인 팀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가, 갑자기 길에서 어떤 여인에게 빨간 페인트를 뒤집어쓰면서 심한 욕과 함께 "그런 짓을 저질렀으니 손에 피가 묻은 거야'라는 소리를 듣는다. 이 사건으로갑작스럽게 두번째 데이트가 끝난다. 자신의 매치인 팀에게 왜 그런 일을 겪게 되었는지 제대로 설명도 못하고 헤어진다. 그 후 3일간 팀의 연락을 받지 않던 엘리는 팀의 집으로 찾아간다. 그리고 왜 자신이 그런 일을 겪게 되었는지 설명한다. 알고보니 그녀는...(스포가 될 수 있어서 적을 수가 없다. 그녀의 정체는 책 203쪽에 등장한다)

[제이드]와 그녀의 매치 '케빈'
그녀의 하루는 그녀의 매치인 휴대폰에 뜬 케빈과의 메시지로 하루를 시작한다. 메시지를 통해 서로간에 안부를 물으면서 즐거워
하면서 서로 사랑한다고 문자를 보낸다. 그러나 그녀는 매치를 발견하고나서 7개월 동안 그녀의 매치인 '케빈'과 직접 만난 적은 없다. 그녀가 살고 있는 영국과 지구 반대편인 호주에 그의 매치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연락만하다가 그녀는 직접 '케빈'을 만나러 그의 농장으로 비행기를 타고 찾아간다. 공항에 내려 그의 농장까지 250km 정도를 세 시간 동안 운전을 해서 농장에 도착한다. 그리고 케빈을 실제로 만나게 되는데, 그녀는 케빈에 관한 사실을 알게되고 무너져 내린다. 케빈은 이미 살 날이 얼마남지 않은 림프종 3기의 시한부 환자인 것이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쓸 수가 없지만, 흡입력이 있는 이야기라는 것은 분명하다.

2020년 하반기에 『더 원』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10부작이 공개를 앞두고 있다니 소설을 읽고나서 드라마를 보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으니 더 기대가 되기도 하다.

다섯 커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스릴러, 예상치 못한 전개, 자신들의 절대적인 '영혼의 짝'을 찾던 이들이 빠지게 된 딜레마가 담겨져 있는 책을 보고 싶은 사람에게 이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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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야기
미아키 스가루 지음, 이기웅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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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서평] 너의 이야기
미아키 스가루 지음
이기웅 옮김
쌤 앤 파커스


'3일간의 행복', '사랑하는 기생충'의 작가 미아키 스가루의 최신작! 소설이다.

짬이 없어 못 읽고 있다가, 그럼 1장만 읽자하고 집어들었다가 이야기가 끝날때까지 단숨에 읽어버렸다. 다 읽고 나니 황순원의 '소나기', 영화 '러브레터'와 '이터널 선샤인'이 머릿 속에 떠올랐다.

책의 띠지에는

'일본발매 이틀 만에 4쇄 돌파!'

일본 독자들의 찬사!
***** 전작들을 아득히 뛰어넘었다. 미아키 스가루 인생작!
***** 다정한 거짓말로 가득 찬 아름다운 작품!
***** 연애소설로도, 미스터리로도, SF로도 완벽하지 않습니까!

등이 적혀있었다.

책은 바로 시작하지 않는다. 용어설명을 페이지로 시작된다. 원래 소설에는 있지 않은 부분이지만, 옮긴이가 내용의 이해를 위해 정리한 것이라고 한다. 책 읽기 전에 미리 용어에 대한 이해가 되도록하여 소설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세심한 배려다.
그래서 아래에 그대로 옮겨보았다.

용어 설명
의억: 나노로봇에 의한 기억 개조 기술이 만들어낸 가공의 기억
의자: 의억 속 가공의 등장인물
의억기공사: 의뢰인의 이력서를 토대로가공된 기억을 만들어내는 전문적인 인력
이력서 : 의억 구매 희망자와의 카운슬링을 통해 취득한 정보를 프로그램이 분석하여 계통적으로 정리한 도큐먼트
그린그린: 가공의 청춘 시절을 제공하는 나노로봇
레테 : 특정 시기의 기억을 제거해주는 나노로봇
메멘토: 삭제한 기억을 되살리기 위한 나노로봇
엔젤 : 가공의 자녀를 제공하는 나노로봇
허니문: 가공의 결혼 생활을 제공하는 나노로봇

용어설명에서 나오는 것처럼, 소설의 배경은 사람들이 기억을 사고, 지우고, 그리고 지웠던 기억을 다시 살리는 미래의 이야기이다.
사람들은 고통스러운 기억을 지우기도하고, 자신이 꿈꾸던 기억을 삽입한다. 심지어 여행을 가기보다는 여행을 갔었던 기억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있는 시대이다. 이런 시대를 살고 있는 주인공 두 사람 '아마가이 치히로'와 '나쓰나기 도카'의 이야기이다.

부모님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친구도 없는 외로운 삶을 살고 있는 아마가이 치히로는 어느날 '레테'를 사용해서 자신의 6세-1세까지의 기억을 소거하고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행복한 기억을 사서 집어 넣으려는 보통의 사람들과는 아주 다른 선택이었다.

그가 나노로봇 '레테'를 복용했지만, 시간이 흘러도 그에게는 기억이 지워지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는 나노로봇 봉투를 다시 확인한다. 그에게 배송된 나노로봇은 행복한 청춘의 기억을 뇌에 심어주도록 프로그래밍된 나노로봇 '그린그린'이었다. 실수로 그것을 복용해버린 그는 그때부터 '나쓰나기 도카'라는 ‘한 번도 만난 적 없으며 존재할 리 없는 소꿉친구의 기억을 갖게 된다. 그녀와 함께했던 달콤하고 행복한 가짜 기억들에 치히로는 힘들어한다. 결국 그는 그 행복한 기억들을 지우자고 결심하지만, 다시 제대로 배송된 '레테'를 복용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그에게 그녀가, 가공의 기억하던 그녀 '나쓰나기 도카'가 그에게 등장한다. 아래에 그 장면을 잠시 적어보면 이렇다.


***
아파트에 도착했을 무렵에는 하늘이 밝기 시작하고 있었다. 두번 다시 술 따위는 마시지 않겠노노라 맹세하면서도 어차피 이틀 후에는 또 아무 반성 없이 숱을 마시고 있겠지, 생각하기도 한다. 얼큰하게 술에 취한 나와, 숙취로 자신을 저주하는 나는 다른 사람이며, 한쪽의 학습 결과는 또 다른 한쪽에 반영되지 않는다. 한쪽의 나는 술의 즐거움만을 배웠고, 또 한쪽의 나는 술의 괴로움만을 배웠다.
이른 아침의 주택가에 인기척이 없다. 근처 술집 뒤편에 살고
있는 길고양이가 내 앞을 느긋하게가로지른다. 내가 약해진 걸
아는 걸까, 평소에는 나를 보면 다짜고짜 도망치던 고양이가 오
늘은 어쩐 일로 경계하는 빛을 보이지 않는다. 어딘가에서 까마
귀가 단말마와 같은 울음을 토하고, 그에 호응하듯 또 어딘가에
서 산비둘기가 한 소절 울음을 읊조린다.
기어가듯 계단을 올라, 가까스로 문 앞에 이르렀다. 주머니에서 열쇠 지갑을 꺼내 열쇠들 사이에서 현관문 열쇠를 찾았다. 겨우 이런 일에도 상당한 집중력이 필요했다. 지금 금고 문을 따고 있는 걸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고생하다가 겨우 문을 열었다.
손잡이를 잡고 돌리려는 순간이었다. 202호 문이 열리며 사람이 얼굴을 비쳤다. 나는 문을 열며 그 이웃에게 눈길을 보냈다. 이웃에 누가 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터라 일단 얼굴을 확인하려는 마음이었다.
여자였다. 나이는 열일곱에서 스물 사이. 잠깐 밖에 나가 주스라도 사려는 듯한 가벼운 옷차림. 여명이 드리워진 손발은 투명할 정도로 하얗고, 산들거리는 길고 까만 머리는 복도로 불어오는 바람에 부풀어 오르며,
그날처럼, 시간이 멈춘다.
나는 문을 열다 멈춘 자세로, 그녀는 등 뒤로 문을 닫으려다 멈춘 자세로, 보이지 않는 못에 의해 그렇게 그 공간에 고정되었다.
거기에는 짙은 남색 유카타도 붉은 국화 머리핀도 없었다.
그러나, 나는 알 수 있었다.
언어라는 개념이 한순간 상실된 것처럼, 우리는 한참을 아무 말도 않고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맨 먼저 움직임을 되찾은 것은, 그녀의 입술이었다.
"...... 치히로?"
여자는 내 이름을 불렀고,
"...... 도카?"
나는 여자의 이름을 불렀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소꿉친구가 있다. 나는 그녀의 얼굴을 본 적이 없다. 목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몸에 닿은 적이 없다. 그런데도, 그 얼굴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잘 알고 있다. 그 목소리가 얼마나 부드러운지 잘 알고 있다. 그 손이 얼마나 따스한지 잘 알고 있다.


여름의 마법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

이후의 이야기는 이책을 읽어나가야하는 분들을 위해 남겨둔다.

한가지 이 책의 특징이 있다면 이책은 레코드판처럼 A면, B면이 존재한다. 그래서 도서 중간을 잘 보면 색이 종이 한장이 끼워져 있어 구분이 된다. A면에서는 '아마가이 치히로'의 이야기가, B면에서는 '나쓰나기 도카'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리고 히든 트랙이라고 할 수 있는 치히로의 이야기로 다시 돌아와서 이 글은 마무리가 된다.

"여름의 마법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한 치히로의 말처럼 무더운 여름, 달달하지만 쌉쌀한 이야기, 아련한 이야기, 미스테리, 로맨스를 경험하고 싶다면 꽤 괜찮은 책이다. 다 읽고 나면 '작가가 의도한 여름의 마법'이 느껴질지도 모른다.

이 작품을 발표, 후 아사히신문사 웹매거진 '좋은 책 좋은 날(好書好日)'과 가진 인터뷰에서 작가 '미아키 스가루'는 “독자분들에게 제가 앓고 있는 병을 옮기고 싶어요.'너의 이야기'를 통해 진짜 기억과 가짜 기억, 현실과 허구의 경계가 흐려지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하야카와쇼보 SF 매거진과 가진 인터뷰에서도 작가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때마침 자신을 좋아해주는 사람, 조건 없이 사랑해주는 사람, 그 마음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있을 리가 없죠. 그런데 만약 그런 사람이 누군가의 앞에 나타난다면 도대체 어떤 이야기가 만들어져야 할까요? 이런 질문이 집필 중 항상 머릿속에 있었어요.”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이 궁금하다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본 리뷰는 출판사 경품 이벤트 응모용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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