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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신화 (리커버 에디션)
닐 게이먼 지음, 박선령 옮김 / 나무의철학 / 2026년 5월
평점 :






북유럽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오로라와 백야가 생각납니다. 얼마 전엔 아이슬란드와 노르웨이 사이에 있는 페로 제도의 영상을 보며 북유럽의 웅장한 자연 풍경에 눈길이 갔습니다. 오로라를 만날 수 있고 해가 지지 않는 백야가 이어지는 곳, 거친 바다와 깎아지른 절벽, 끝없이 펼쳐진 초원이 어우러진 풍경을 직접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블 영화를 통해 토르와 로키를 알고 있었지만 원래의 북유럽 신화는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했습니다.
마침 닐 게이먼의 『북유럽 신화』를 읽게 되었는데 책을 읽기 전 영상으로 만난 북유럽의 풍경 덕분에 기대가 되었습니다. 신화는 오래전 사람들의 상상력과 믿음이 담긴 이야기입니다. 그래서인지 신과 거인, 괴물들이 등장하는 흥미로운 신화 이야기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이 저자인 닐 게이먼을 <코렐라인>이라는 작품으로 알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영국의 판타지·신화 작가로 현대 판타지 문학을 대표하는 인물이었습니다. 『북유럽 신화』는 오래된 신화를 작가만의 방식으로 다시 풀어낸 책입니다. 익숙하지 않은 북유럽 신화지만 한 편의 소설처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신들 중 지위가 가장 높은 오딘과 오딘의 아들인 천둥의 신 토르, 그리고 오딘의 의형제로 나오는 로키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마블 영화를 봤기에 인물에 대한 이해도는 어느 정도 있었습니다. 특히 로키라는 인물은 신들을 돕기도 하지만 문제를 일으키고 수습하며 사건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토르는 거인 나라에서 여러 대결을 벌이지만 번번이 실패합니다. 하지만 나중에 그 대결들이 단순한 시합이 아니라 바다와 늙음, 세상을 둘러싼 거대한 존재들과의 싸움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각각의 에피소드는 인물과 사건이 서로 얽히며 라그나로크로 이어지는데 여기에는 로키의 선택과 행동이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또 모두에게 사랑받던 발드르의 죽음은 신들의 운명을 바꾸는 중요한 사건이 되며 라그나로크로 향하는 시작점이 됩니다.
라그나로크는 신들에게 닥친 최후의 운명이지만 모든 것이 끝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한 시대의 끝과 새로운 시작을 함께 보여줍니다. 신들이지만 운명을 피해 갈 수 없었고 완전무결한 존재도 아니었습니다. 사람처럼 실수도 하고 선과 악이 뒤섞여 있는 등 결점이 있는 존재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신들의 이야기가 더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판타지이지만 그 안에는 인간의 욕망과 질투, 사랑과 후회가 담겨 있어 공감하는 부분이 있었고 책을 읽는 동안 북유럽 특유의 신비로운 분위기와 웅장한 풍경이 떠올랐습니다. 북유럽 신화를 처음 접하는 사람은 물론 마블 영화를 통해 토르와 로키를 알고 있다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