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 없는 밤
전지나 지음 / 거의동그라미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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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오래전 초등학교 때 일이 떠올랐습니다. 어느 날 오후에 외출을 준비하던 엄마는 저녁에 늦을 수도 있으니 먼저 자고 있으라고 했습니다. 저녁 9시가 되어도 돌아오지 않는 엄마를 기다리다 잠이 들었고 어느 순간 눈을 떠보니 방 안은 깜깜했고 엄마의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옷을 챙겨 입고 대문 밖에 나가 쪼그리고 앉아 엄마를 기다렸습니다. 『아무 일 없는 밤』을 읽으며 그때 생각이 났습니다. 책에서 밤중에 깬 아이는 텅 빈 거실을 마주합니다. 엄마가 집에 없자 엄마를 찾기 위해 옷을 챙겨 입고 아이는 집을 나섭니다.

엄마를 찾으러 가는 길은 깜깜한 밤이고 거기다 눈까지 내리고 있습니다. 아이는 제법 씩씩하게 걷고 있지만 가만히 보면 무섭고 불안한 아이의 마음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때 조용한 골목의 어둠보다 늦은 시간까지 돌아오지 않는 엄마가 더 걱정되었던 마음이 떠올랐습니다. 아마 엄마를 찾으러 나서는 아이 역시 무섭고 불안한 마음보다 걱정의 마음이 더 크기에 걸어갔을 것입니다.

그 밤은 아이에게는 쉽게 지나가지 않는 시간이었지만 지나고 나니 한층 자란 아이의 마음이 보였습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과 겹쳐 읽게 된 이 이야기는 아무 일 없다는 말이 그저 아무것도 없었다는 뜻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추운 밤의 냉기와 어둠에서 오는 불안도 감싸는 따뜻한 그림이 인상깊습니다. 책 뒤에 있는 노래를 함께 들으며 읽으니 그 여운이 더 오래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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