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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나가
김진영 지음 / 반타 / 2026년 1월
평점 :
* 오팬하우스에서 지원받아 이키다서평단 자격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




언뜻 보면 한국 소설이란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여기서 나가」는 한국 오컬트 호러 소설입니다. 여기서 나가 라는 직설적인 문장은 강한 명령형의 어조가 작품의 분위기를 긴장감 있게 만들며 이야기에 궁금증을 높여주었습니다. 소설은 오래된 신문의 기사를 보여주며 시작하는데 과거의 사건을 암시하며 앞으로 전개될 현재의 이야기와 연결되어 있음을 예상하게 했습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형용은 이야기에 중심이 되는 인물입니다.
형용은 아직 충분히 일할 수 있는 나이의 중년 남성이지만 회사의 인원 감축으로 퇴직을 하게 됩니다. 겉으로 보면 개인의 능력이 부족해서 밀려난 사람처럼 보이지만 그는 상황을 제대로 돌아보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죽은 형의 땅을 받으며 다시 시작할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하는데 그 땅이 원래는 형의 가족에게 돌아가야 할 몫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소유하는 일에 이유를 붙이며 정당화합니다. 땅은 재기를 위한 것이 아닌 욕심을 키우는 공간이 되고 형용이 점차 달라지는 과정은 그의 내면에 자리한 욕망을 그대로 보여 줍니다.
책을 읽는 동안 한국적인 배경 위에 놓인 공포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존재에서 느끼기보다 사람들의 욕심과 집요한 태도에서 느껴지며 섬뜩했습니다. 이야기는 욕망이 어디까지 사람을 밀어붙일 수 있는지 보여주며 인간의 선택이 불러온 결과가 과장되지 않고 현실에서 충분히 벌어질 법한 일로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앞부분에 등장하는 신문 기사의 한 토막은 그런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포를 말하지만 사람의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서 나가」를 읽는 동안 장면이 그려져 한 편의 영화를 따라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야기의 전개가 늘어지는 부분이 없이 흘러가고 곳곳에 놓인 긴장 요소가 집중하게 합니다. 이 소설은 결국 두려움을 만드는 것은 사람의 선택과 욕망이라는 점을 보여주며 공포가 우리 현실과 맞닿아 있다는 걸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