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 유어 달링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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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ll your darlings라는 제목은 사랑하는 이를 부르는 달콤함과 죽음이라는 섬뜩함이 함께 겹쳐져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궁금하게 만듭니다. 원래 이 문장은 "가장 아끼는 문장도 지워야 좋은 글이 된다"는 문학적 격언이라고 하는데 이 소설에서는 섬뜩하게 사용되었습니다. 추리와 스릴러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이 작품은 <이야기의 결말>에서 시작해 처음부터 끝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다가옵니다.

그렇다 보니 이미 결말을 알고 있음에도 그 뒤에 더 큰 이야기가 남아 있을 것 같아 따라가게 되고 긴장감도 점점 커집니다.

2023년을 배경으로 결혼한 지 25년이 넘은 톰과 웬디 부부는 해변이 내려다보이는 집에 살며 자식은 독립했고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인물들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부족함 없는 삶을 살아가는 부부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두 사람만이 공유하는 시커먼 비밀이 있습니다. 비밀은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더 이상 비밀로 남을 수 없기에 웬디는 그것을 묻어두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톰은 다른 선택을 하려는 듯 보이고 그 지점에서 두 사람의 생각은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결혼생활 동안 톰의 잦은 외도와 과한 음주는 웬디에게 웬디에 큰 문제가 아니었지만 톰이 비밀을 밖으로 드러내려 한다는 걸 사실을 알았을 때 그녀의 이후의 행동은 그 분노가 얼마나 컸는지 짐작하게 합니다.

비밀을 공유하는 사이는 부부라는 관계로 묶여 영원히 지켜질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 소설 속 두 사람의 관계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긴장감이 흐르고 있습니다.

현재에서 과거로 거꾸로 흘러가며 그들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를 하나씩 드러냅니다.

그 과정에서 이 두 사람에게 사랑이란 감정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사랑이 점차 서로를 어떻게 옭아매게 되었는지가 보이게 됩니다.

소설을 읽다 보면 누구도 완벽한 선택만을 하며 살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합니다.

겉으로는 단단해 보였던 비밀 역시 작은 틈을 통해 흔들리기 시작했고 완벽한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완벽하게 지켜질 수 있는 비밀 또한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사람이 쌓아 온 선택들은 결국 되돌아와 관계를 흔들고 그들을 무너뜨립니다.

모든 선택에는 책임이 따르게 되는데 그들은 자신들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거라 자만을 한 것 같습니다.

특히 소설 내내 웬디의 치밀함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도 결국 사람이었기에 그 치밀함 역시 언제나 흔들림 없이 유지될 수는 없었습니다.

"누군가 너를 지켜보고 있다는 거, 누군가가 늘 너를 지켜보고 있단다. 하느님의 눈이 너를 보고 있어." (p.358)

이 문장은 숨기고 싶었던 모든 선택이 결국은 스스로에게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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