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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사냥꾼 ㅣ 생각하는 분홍고래 26
세라핀 므뉘 지음, 마리옹 뒤발 그림, 성미경 옮김 / 분홍고래 / 2025년 12월
평점 :





러시아 시베리아 남부에는 세계에서 가장 깊고 오래된 담수호인 바이칼호수가 있습니다.
『얼음 사냥꾼』은 이 바이칼호수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소년 유리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책입니다.
언젠가 사진으로 보았던 바이칼호수의 맑고 투명한 모습이 무척 아름다워 오래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가로로 넓은 판형의 그림책에는 화면 가득 바이칼호수와 주변의 광활한 풍경이 채워져 있어 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약 2천5백만 년의 시간을 품은 이곳은 지금 이 순간과 앞으로의 이야기까지도 계속 담아내고 있습니다.
유리가 사는 곳은 새로 이사 오는 사람은 없고 거기서 태어나 쭉 살거나 아니면 떠나갑니다.
시베리아의 매서운 추위로 유리의 이웃들도 새들도 하나둘 떠나갔지만 유리는 추위가 꼭 매섭기만 한 건 아니라고 말합니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바이칼호수의 모습과 오래전부터 그곳을 지켜온 나무들 그리고 세상에서 유일한 민물 물범인 네르파를 통해 자신이 살아가는 곳의 아름다운 모습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아름다움 뒤에는 삶을 살아가기 위한 치열함도 있었습니다.
겨울 동안 수도관이 얼어붙기 때문에 호수의 커다란 얼음을 잘라 집 앞에 옮겨 놓고 여름이 올 때까지 그것을 물로 사용하는데 이런 일을 하는 유리의 아버지는 얼음 사냥꾼입니다. 얼음 사냥꾼 덕분에 시베리아의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사람들은 삶을 이어 갑니다.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자신도 얼음 사냥꾼이 되겠다고 하는 유리는 떠나간 이웃들도 언젠가는 다시 돌아올 거라는 희망을 안고 이곳의 삶을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보여줍니다.
계절과 삶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고 반복되며 이어지듯 이곳의 사람들 역시 자연의 흐름에 맞추어 살아갑니다. 보기에는 한없이 아름다운 풍경이지만 그 안에는 시베리아의 매서운 추위와 척박한 환경이 함께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자연에 순응하며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곳의 풍경 만큼 오래 마음에 남을 것 같습니다.
『얼음 사냥꾼』은 자연 속에서 이어지는 삶의 의미를 전해주는 이야기입니다.
바이칼호수라는 특별한 곳의 아름다움과 삶의 이야기를 담은 이 그림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어 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