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령을 위한 연가
문정희 시, 주리 그림 / 바우솔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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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문정희 시인의 『한계령을 위한 연가』 를 그림책으로 만나 시인의 깊고 서정적인 시를 그림과 함께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겨울 폭설로 한계령에 고립된 상황은 누구에게나 불안과 위험을 떠올리게 하지만 시에서는 오히려 그런 상황이 되었으면 하는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다는 사실이 그 모든 두려움을 잠재우기 때문입니다. 폭설이 내리는 한계령엔 사방에 흰 눈이 깊게 쌓여 그 세상에 고립된 두 남녀가 세상과 단절된 채 남겨져 있지만 그림 속에서 그들의 모습은 불안보다도 안온함을 품고 있습니다.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이길 바라는 마음, 탈출이 아닌 머무름을 택하는 두 사람은 쌓인 눈처럼 고요하고 깊은 사랑을 전합니다.

험준하기로 유명한 한계령에 눈이 쌓인 풍경을 떠올렸습니다.

그때 보았던 아름다움과 떠올랐던 감정들을 그림책 속에서 다시 만나니 시의 한 줄 한 줄이 또렷하게 다가옵니다.

『한계령을 위한 연가』 의 한계령은 현실보다 더 고요하고 먼 기억처럼 아득하게 다가옵니다.

폭설이 길을 가로막아도 두 사람 사이에서는 오히려 따뜻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위험을 두려움으로 보지 않고 서로를 확인하는 순간으로 바꾸는 그림은 시의 감정을 충분히 담아냅니다. 사랑을 확인하는 순간으로 바꾼 그림은 그 감정을 담아낸 듯 해 한참을 바라보게 합니다.

눈부신 고립이라는 말처럼 눈 속의 시간은 빛났습니다.

그 속에서 함께 머무르는 선택은 사랑이 아니고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한계령을 위한 연가』 그림책은 마음에 오래 남는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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