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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날
김형규 지음 / 달그림 / 2025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가는 날』 의 표지에는 컨베이어 벨트 앞에 줄지어 선 사람들이 서 있습니다.
물건이 흘러가는 자리에서 멈춰 선 모습은 제목과 함께 낯선 느낌을 주었는데
책을 읽고 나니 인물의 상황과 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 첫인상만으로도 익숙한 그림책들의 분위기와는 다른 방향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저자는 성수동에서 공장을 운영했던 수제 구두 디자이너로 중년 남성이고 사업 실패와 이후 겪은 경험을 책에 담았습니다. 사업 실패 전 후가 극명하게 대비되는 장면과 고통과 불안, 공포를 직관적으로 담은 그림들은 저자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드러냅니다.
그 속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무겁지만 그럼에도 다시 일어서려는 희망이 함께 있었습니다.
중년의 실패는 다른 나이대의 실패보다 더 무겁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공감이 갔습니다.
재기를 꿈꾸기보다는 차라리 포기가 빠르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가족이 있다는 사실이 짐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이를 악물고 다시 일어설 계기가 될 수 있었다 생각합니다. 그래서 포기할 수 없는 가장의 삶이 안타깝고 마음 아프기도 합니다.
『가는 날』은 삶의 무게와 인간적인 고뇌 그리고 회복의 가능을 을 동시에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누군가는 저자와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이 주는 의미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비슷한 아픔을 공감하며 용기를 주기 때문입니다. 현실이 녹록지 않아 늘 불안과 공포가 따르지만 그걸 이겨낼 수 있음을 보여주며 그런 이들에게 위로를 전합니다.
이 책은 어떤 연령대가 읽어도 각자 다른 시선으로 삶과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젊은 독자는 실패와 재기의 의미를 배우고 중년 독자는 자신의 경험과 맞닿아 깊은 공감과 위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어른의 세계와 감정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며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모든 독자가 각자의 자리에서 삶의 무게와 회복의 가능성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