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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철이 ㅣ 고정순 그림책방 4
고정순 지음 / 길벗어린이 / 2025년 11월
평점 :
우리아이책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로봇이라고 하기엔 귀여움이 가득한 『로봇 철이』를 만났습니다.
진한 핑크빛 표지 위로 주인공 로봇 철이가 보입니다.
책을 펼치면 표지와는 달리 흑백의 간결한 그림들이 이어집니다.
B0319라는 번호만 있던 로봇은 어느새 철이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로봇 철이는 사람들과 함께 아침이 되면 알 전구를 만드는 공장에서 갑니다.
사람들이 하기 위험한 일을 대신 처리해 주는 덕분에 모두가 안심하고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일을 마친 사람들은 공원에 모여서 쉬었는데 언제부턴가 로봇 철이도 그 자리에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람들의 손이 느려지더니 전구 하나가 깨지고 말았습니다
우리도 이제 늙었나 보다
사람들의 얼굴엔 주름이 앉았습니다.
로봇 철이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 자신의 얼굴에 주름을 그립니다.
사람들이 철이에게 이름을 지어준 순간 그들은 철이를 단순한 기계가 아닌 하나의 존재로 받아들였습니다. 철이는 사람들의 얼굴에 새겨진 주름을 따라 그리며 그들과 함께한 시간을 자신의 몸에도 새겨 넣습니다. 그 모습은 마치 나도 당신들과 같은 시간을 살아왔다고 하는 듯합니다.
기계였던 철이는 어느새 사람의 마음을 닮아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철이가 로봇으로만 보이지 않았습니다.
함께 웃고 함께 늙어가는 친구처럼 느껴졌습니다.
로봇에게도 온기를 넣어준 작가님의 이야기가 참 따듯합니다.
흑백으로 그려진 그림은 무채색으로 차갑게 보일 수도 있지만 세밀하게 표현된 명암 속에서 색이 없어도인물들의 표정과 감정이 담겨 있어 그 안에서 따뜻한 온기가 느껴집니다.
『로봇 철이』를 통해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느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