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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 말해요
엘레나 베르나베 지음, 알바 아사올라 그림, 김여진 옮김 / 그리고 다시, 봄 / 2025년 10월
평점 :
우리아이책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때로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 그저 손을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에게 진심을 담은 나의 마음을 전하기도 합니다. 손은 그렇게 마음의 언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손은 말해요』에서 작가는 손은 우리의 내면과 세상을 잇는 아름다운 다리라고 이야기합니다.
지금 이 글을 쓰기 위해 부지런히 타자를 치고 있는 손을 잠시 바라봅니다.
가늘고 길어 고왔던 손이었는데 이제 손마디는 굵어지고 손등엔 거뭇한 반점들도 하나둘씩 보입니다.
세월 앞에 많이 변했지만 이 손은 두 아이를 키우며 열심히 살아왔던 세월을 담은 손입니다.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고 글도 쓰며 첼로도 연주하는 손이기도 합니다.
『손은 말해요』를 읽으며 세월을 함께 한 내 손에 담긴 삶의 순간들을 떠올려보았습니다.
책 속에서는 장미의 가시에 손이 찔린 아이는 아플 때는 어떻게 참아야 하냐고 할머니에게 묻습니다.
할머니는 마음으로 견디려 하면 아픔은 더 짙어진다고 하며 주름진 손으로 아이의 손을 따뜻하게 감싸줍니다. 손은 그렇게 아픔을 덜어주고 마음을 다독이는 따뜻한 위로가 되어 줍니다.
요즘은 글을 쓸 때도 펜이 아닌 키보드를 사용합니다.
예전처럼 손끝으로 종이의 질감을 느끼거나 천천히 글자를 써 내려가는 일도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도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손을 세심하게 움직이는 경험이 적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손이 전하던 온기와 감각이 조금씩 멀어지는 느낌이 듭니다.
무언가를 직접 만들거나 만지는 시간이 줄어들수록 마음도 함께 둔해지는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며 손을 움직인다는 것은 단순한 동작이 아니라 마음을 표현하고 세상과 이어지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손은 말해요』는 그렇게 손의 쓰임을 통해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감각과 마음의 온기를 다시 느끼게 합니다. 잠시 손을 멈추고 내가 무엇을 만지고 만들며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한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