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캔버스
김영호 지음 / 군자출판사(교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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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감상을 좋아해 전시를 보러 가거나 도록을 모으기도 하고 관련된 책도 종종 읽고 있습니다.

보통 명화를 다룬 책들은 책 속의 명화가 표지로 보이는데 『치유의 캔버스』는 차분한 짙은 녹색 표지를 하고 있어서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예술과 의학의 만남'이라는 문구는 다른 미술서적과 다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관심이 생겼습니다.

저자는 서울대에서 예술과 의학을 접목한 교양 및 심화 강의를 운영해 왔고 『치유의 캔버스』는

그 강의들을 바탕으로 한 책입니다. 의료인을 위한 인문학적 감수성 향상을 목표로 했지만

일반 독자에게도 인간을 이해하고 예술을 새롭게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책입니다.

서문에서 서양의 중세 미술 말기부터 근대 미술 초기까지의 작품들로 국한되었다는 점과

동양 미술을 다루지 못한 부분에 대한 언급이 있었지만 다음엔 동양 미술을 다룬 책으로 또 만나고 싶습니다. 작품의 범위가 넓진 않지만 오히려 내용에 더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작품 해석하기에서는 명화를 병리적, 윤리적, 심리적, 상징적 관점으로 나누어 다양한 시선에 풀어내고 2부 비교 감상하기에서는 신화적 요소와 종교적 요소를 중심으로 두 작품을 비교하며 감상의 폭을 넓힙니다. 목차만 보더라도 명화에 대해 단순한 설명이 아닌 생각하고 느끼는 방향으로 이끄는 점이 인상깊습니다.

'나는 나로서 위대한 존재이다'라는 알브레이트 뒤러의 자화상을 의학적인 시선에서 바라본 저자의 해석은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합니다. 뒤러의 작품 중 처음으로 만난 작품인 데다 다른 자화상들과 다른 강한 인상을 남겼던 작품입니다. 고급 의상을 입고 스스로를 신성한 존재처럼 묘사한 모습에서 높은 자존감을 느낄 수 있었지만 그 속에 담긴 병의 흔적이나 정서적 불안정을 의학적으로 해석한 부분이 새롭습니다. 저자와 함께 작품을 감상하며 떠올렸던 제 감정과 생각이 글 속에 정리되어 있어 공감하며 읽었고 뒤러의 일생에 대한 소개와 함께 뒤러의 다른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어 작가의 작품의 맥락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미 익숙하게 알고 있던 명화들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해주는 점이 이 책의 큰 매력입니다.

올봄 카라바조의 전시회를 다녀왔는데 책 속에서 다시 만나 반가웠습니다. 작품 해석하기 에서 ‘의사는 의심하고 또 의심한다’에 카라바조의 작품 <성 도마의 의심>은 예수의 부활을 믿지 못한 도마가 직접 예수의 상처를 확인하는 장면을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한 그림입니다. 저자는 이 장면에서 드러나는 도마의 의심과 예수의 수용, 그리고 카라바조 특유의 명확한 빛과 어둠의 대비를 통해 그 의미를 설명합니다.

2부 '비교 감상하기'에서는 카라바조의 <바쿠스>와 <병든 바쿠스>를 비교하거나 카라바조와 젠틸레스키가 그린 <유딧과 홀로페르네스>를 함께 다루며 같은 주제를 서로 다른 시선으로 풀어낸 방식을 소개합니다. 1부와 2부에서 카라바조의 작품을 각각 다른 방식으로 다루고 있어서 같은 주제를 여러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었고 그의 그림을 더 잘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치유의 캔버스』는 명화를 새로운 시각과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나가는 책이라 이런 주제에 관심 있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여러 미술서적을 읽었지만 그림을 통해 사람과 삶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게 해 주고 예술이 사람의 삶을 어떻게 담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도 되어 좋았습니다.




우주서평단 @woojoos_story 모집

군자출판사 @koonja_publishers도서지원

우주서평단에서 함께 읽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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