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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시간은 갈수록 내 편이다 - 진짜 내 삶을 찾아가는 일곱 여자 분투기
하이힐과 고무장갑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진짜 내 삶을 찾아가는 일곱 여자의 분투기를 그린 ‘마흔, 시간은 갈수록 내 편이다.’
나의 삶도 벌써 삼십하고도 일곱해에 접어든 지금, 이 책은 제목만으로도 무언가 메시지를 던져 주는 듯 했다.
몇해 전...
큰시누이가 서른아홉이 마무리 되던 겨울... 꽤나 눈에 띄게 마음 앓이를 하는 것을 보았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도 마흔이라는 숫자가 꽤 커보이고 낯설어 보이고 받아들이고 싶지 않을 것 같다는 동감을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벌써 내가 마흔의 문턱에 가까워지고 있다. 어쩜 세월이 이렇게 빠른지...그 흔한 말이 실감이 난다.
사실 나의 남편은 벌써 마흔을 넘겼다. 나와 다섯 살 차이니까 마흔하고도 둘~~
하지만 이 남자는 마흔에 접어들 무렵 별 마음 앓이가 없었던 것 같다.
아니....있었지만, 내색을 하지 않았던 것일까? 문득 무척 궁금해진다.(오늘...아니 출장을 떠났으니 돌아오면 꼭 물어 봐야 겠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어렸을 무렵, 나는 빨리 마흔이 되고 싶었다.
진짜 속내는 아이가 빨리 자라 내 보살핌이 줄어들기를 바란 것일 것이다.
직장 생활을 하는 나는 아이가 하나이긴 하지만, 양가 부모님의 사정상 양육을 도와 주실 수가 없어서 거의 혼자 키우다 시피 했다. 그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많은 스트레스가 쌓인 것도 사실이다. 특히 직장내 모임이 있을 때 아이를 맡길 곳을 찾아야 하고, 아이가 아플 때 출근을 해야 하고...그래서 빨리 마흔이 되기를 바랬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마흔이 되기를 바랬던 것이 아니라 내 나이는 머물러 있고, 아이만 자라주길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그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직장의 선배님들을 보면, 아이가 장성을 하고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지만, 그들의 겉모습에서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을 지울 수는 없다. 나도 그곳으로 걸어가고 있음을 놓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벌써부터 나의 몸은 마흔의 흔적을 보이고 있다.
악기를 배우지 못하게 하고, 어려운 수학 문제에 도전하지 못하고 쉬운 문제만 반복하여 풀게 만들며, 사람들과의 새로운 관계 맺기를 주저하게 만들고, 국제화 시대 필수라는 영어 단어 하나조차 외우기 힘들게 만드는 이 괴물의 정체는 무엇일까?
맞다...처음엔 정말 작았던 벌레였는데, 이제는 점점 커지는 괴물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마흔이 되기전에 어서 어서 점점 자라고 있는 이 요상한 괴물을 이길만한 새로운 힘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영어도 배우고, 관심있는 인테리어도 배우고, 나 자신을 가꾸는...
이 책을 통해 늦지 않게 그 힘을 얻게 되어 무척 다행으로 여기며...이 결심이 부디 지속되기를 마지막으로 한번더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