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믿지?
송순진 외 지음 / 폴앤니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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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책의 제목은 <언니 믿지?> 입니다.



오빠 믿지? 라는 말보다 200만배는 더 믿을만한 말 아닌가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세상에 언니라는 말만틈 듬직한 말이 또 있을까 싶네요.

(특히 앞에 우리가 붙어서 '우리언니'가 되면 정말 세상에 둘도 없는 내 편이 되는거겠죠^^)

송순지, 김서령, 최예지, 김지원, 이명제, 정여랑, 윤화진, 임혜연 이렇게 여덟 명의 작가님들이 썼어요.

당신의 배후가 되고 싶은 언니들의 소설집, 함께 읽어볼까요

<할머니는 엑소시스트>

그토록 애끼고 애끼던 아들놈이 아닌 구박하던 손녀딸이 준비하고 차려준 팔순잔치를 선물로 받은 할머니..짝사랑같은 아들에 대한 사랑도..그 모든 것도 할머니의 삶이었음을..

순영은 차라리 할머니가 남자아이돌이나 한류스타를 사랑했다면 더 행복했겠다 생각하면서도 엄마이 말에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아마도 할머니는 한류스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큰 외삼촌을 사랑했겠지.

그렇지만 할머니가 자기 자신을 좀더 사랑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적어도 속에 담아둔 욕을 딱 한바가지만 퍼부어주고죽지

p43-44

<언니네 빨래방>은 이혼하고 돌아온 이웃집 딸래미가 차린 빨래방의 성공을 온갖 오지랖으로 도와주는 이웃집 아줌마 얘기입니다. 이 집 둘째딸도 이혼하고 사업하러 시골집으로 내려오게 되는건.. 쉿.. 비밀이예요 ㅎㅎ

<엄마한텐 비밀이야>에서는 함께라면 두려울것없는 세자매의 이야기입니다. 엄마한테는 (걱정하실까) 비밀도 종종있지만 자매끼리는 비밀이 없지요.

<에그 오 마이 에그>는 아기를 낳는(생산하는?) 존재로만 자신이 집계되는 현실에 기막혀하는 여자의 이야기입니다. 나란 여자는 진정 종족 보존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단 말인가...?!!!!!

<우리들의 방콕 모임>은 비혼여성이라 도맡게되는 돌봄 노동의 현실고발?!

깁스를 하게 된 엄마와 동거인이 되어 엄마 밥을 얻어먹는 이야기랄까요. ㅎㅎ

엄마한테 미안하다고 해야했다.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기만해서.

엄마에게 살림을 다 맡겨서, 엄마를 낯선 동네에 디리고 와서,

엄마에게도 이름으로 불리는 순간이 있다는 걸 몰라서,

그리고 그럴 때 엄마는 어떤 사람인지 물어본 적이 없어서 미안하다고해야했다.

마음으로는 그랬다.

p198

<한 사진관>은 디지털 성범죄를 저지른 아들을 신고하는 엄마의 이야기,

<안부를 물어요>은 친구의 실종된 딸을 찾기위해 모든것을 팽겨치고 떠나준 이야기,

<완벽한 식사>는 왜 그래야하는지도 모르지만 완벽한 식탁을 차려낸 여자의 이야기...

못하겠으면 사서 먹으면 됩니다. 너무 애쓰지 마요.. ㅠㅠ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누군가 말해주면 되는거예요.

.. 이렇게 여덟 편 모두 각자의 개성으로 재미있었습니다.

언니들이 가진 다정하고 경쾌한 힘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그야말로 다정하고 경쾌한 글들이었습니다.

이 소설이 판타지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저의 대답은 "절대 아니다" 라고 말하고 싶어요.

우리 주변의 할머니, 엄마, 이모, 친구들... 모두 이런 듬직한 언니들이니까요^^

다정하고 단단한 여성연대의 끈끈한 힘을 느껴보고싶은 분들께 강력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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