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 같은 나
빅토리아 토카레바 지음, 승주연 옮김 / 잔(도서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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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늘 책의 제목은 <티끌 같은 나>입니다.

빅토리아 토카레바 작가님의 소설이구요,

띠지에 나와있는 소개처럼

러시아 현대문학의 거장, 시대를 앞선 페미니스트, 현존하는 러시아 최고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각종 엄청난 상(러시아 이탈리아 국제문학상, 칸영화제 문학과 영화공로상)을 수상하신 작가님이네요.

러시아 소설은..음..항상 읽기가 어려웠어요.

이번엔 꼭 읽어야지 하면서도 포기하기 일쑤였는데

(안나카레리나도 그랬고.. 언제나 두꺼운 두께와 복잡한 이름 읽기에서 턱.. 막히는^^;;)

이 작품은 현대소설이라해서 그래도 좀 수월하게 읽을 수 있지않을까 기대하며 책장을 넘겼습니다.

중단편 소설을 모아놓은 소설집 이구요,

티끌 같은 나

이유

첫번째 시도

남이 우리랑 무슨 상관이죠

어느 한가한 저녁 이렇게 5편이 실려있습니다

다섯 작품 모두 여성이 주인공입니다.

각자의 방식으로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 여성의 삶, 사랑과 욕망에 관한 이야기로

결국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였습니다.

다섯 작품 다 좋았고 역시 제목의 <티끌 같은 나>가 제일 기억에 남네요.

주인공 안젤라는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이루기위해 집을 떠나 모스크바로 갑니다.

하지만 오디션을 보며 녹록치 않은 현실을 깨닫게되죠.

그들은 진짜 노래가 아닌 장비로 가공된 목소리를 듣기원하고, 노래 한 곡에 얼마고..프로듀싱 비용이 얼마고..그야말로 머니머니죠.

꿈을 이뤄줄 돈을 벌기 위해 가사도우미, 청소부, 비서..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 그녀지만 온갖 허드렛일에도 노래 한 곡 살 돈을 모으기가 힘든 현실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파티의 일손을 도우러갔다가 부자인 니콜라이를 만나게되고 돈만 가득있고 영혼은 텅 빈 부부, 부인 레냐와 남편 니콜라이네 집에서 일하게됩니다.

그녀는 두 부류의 남편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첫 번째 부류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이고, 두 번째 부류는 돈 많은 남자였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남편은 아내한테 붙어서 살아간다. 그러면 여자는 둘이서 함께 움직이는 느낌이 든다. 물론 힘든 일이다. 반면 돈 많은 남자는 자기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고 무례하며 결국은 아내를 버린다. 무거운 짐을 홀로 지고 가는 당나귀로 살 것인지, 자기를 마구 짓밟고 척추를 부러뜨려도 참고 살 것인지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물론 지조와 성공 두 가지를 다 갖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다. 하지만 하나를 가지면 하나를 잃는 법이다

p96

안젤라가 그토록 원하던 노래 한 곡 값을 언제든 지갑에서 그저 꺼내 던져줄 수 있는 니콜라이와 불륜 관계에 빠지게된 안젤라.

"다이아몬드 1캐럿 이하는 사랑도 아니지"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레냐를 떠나 니콜라이는 집을 나오고 순수하면서도 열정적이고 정숙한 안젤라와 더 깊은 관계를 원해 물질적으로 그녀를 풍요롭게 해주지만 그녀는 영화 감독과 새로운 사랑에 빠져 "저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어요. 안녕히 계세요" 라는 짧은 메모만 남기고 그의 곁을 떠나죠.

“넌 지금 사기꾼처럼 행동하고 있어.”

“그럼 나더러 어쩌란 말이죠? 나도 사브라스킨이랑 사랑에 빠지고 싶었던 건 아니에요. 나도 모르게 사랑에 빠져 버린걸요.”

“섹스가 그렇게 좋니, 어?”

“너무 좋더라고요. 사랑해서 섹스하는 건 정말 행복하더라고요.” 안젤라는 순순히 인정했다.

“네가 아는지 모르겠지만, ‘정숙’이라는 개념이 있어.” 키라 세르게예브나가 상기시켜 주었다.

“사랑만이 있을 뿐이에요.” 안젤라가 확신에 차서 말했다.

p152

이제는 안젤라가 원했던 사랑, 일 모두 얻을 수 있게된 걸까요.

거짓들이 가득한 각박한 현실의 세상에서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기도하고

욕망이 이끄는 선택에 때론 후회하기도 하고

진실된 사랑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선택한 사랑에 또다시 배신당하고 버림받기도 하고..

꿈을 버리고 현실과 타협하여 안주해야하는 순간이 오고..

하지만 끝없이 앞으로 나아가야하고..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서 쉽게 공감할 수있는 사랑과 욕망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바다는 흔들리지않는다.

바다는 달에 의해서만 동요될 뿐이니까..

마지막 구절이 계속 생각납니다.

러시아 고전문학에 도전했다가 실패하곤 했지만 러시아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께 그리고 많은 여성분들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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