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열린 감옥
이선비 지음 / 아우룸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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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늘 책의 제목은 <문이 열린 감옥>입니다.


 

이선비 작가님의 작품이구요,

처음에 제목과 표지만 보고서는 전~ 혀 무슨 내용일지 감이 오지 않았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은 후에야 표지와 제목의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네요.

이 책은 어느 가족의 이야기 입니다.

아빠 진국은 평생 가족을 위해 이삿짐을 나르는 일을 했지만 뇌경색으로 쓰러지고 아들에게 얹혀살며 새로운 일을 찾고 있습니다. 엄마 선심은 그 빚을 갚기 위해  진국과 떨어져 서울에 살며 식당일을 하고 있지요.

둘은 그저 돈 때문에 따로 떨어져 사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사건과 트라우마로 인해 마음이 멀어져 남 아닌 남같은 사이를 아슬아슬 유지하고 있지요.

아들 찬은 집안의 자랑, 든든한 장남으로 역사 교사로 재직중입니다. 하지만 그는 성소수자로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비밀이 있지요. 딸 찬미는 어린 시절부터 홀로 상경하여 지독한 외로움속에서 악착같이 살아내고 있습니다.

진국이 마트를 인수하여 선심과 다시 함께 살게 되면서.. 겪어가는 하루하루의 이야기입니다.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무뚝뚝한 아버지와 아들,

심리학을 공부하면서도 정작 아버지의 마음은 헤아리기 어려운 딸,

같이 있어도 여전히 오히려 더 외로울 수 밖에 없는 남편과 아내의 일상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자식들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냉대와 무관심 뿐인 현실에서

부모라는 이름으로, 가장이라는 책임감으로 짊어지고 있는 삶의 무게가 너무나 힘겹고 안쓰럽게 다가왔네요.

진국도 선심도 한번뿐인 인생, 아빠도 엄마도 아닌 그 자신으로..

잃어버린 자유를 찾아 감옥에서 걸어나와 따듯한 햇살아래 미소지을 수 있을텐데요..

시대가 강요하는 부모의 희생,

희생이 커질수록 깊어지는 자녀에 대한 애착,

애착이 깊어질수록 멀어지는 자녀와의 거리,

그 거리가 멀어질수록 고독해지는 부모...

저마다의 감옥에 갇혀 그저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모습이 표지속 인물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가족에 대한 희생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절대 그 무게를 전부 표현할 수 없을 이 시대 수많은 부모님

들, 그들의 아들과 딸들이 읽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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