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목요일마다 우리를 죽인다 - 증오 대신 사랑을, 절망 대신 희망을 선택한 한 사형수 이야기
앤서니 레이 힌턴 지음, 이은숙 옮김 / 혜윰터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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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늘 책의 제목은 <그들은 목요일마다 우리를 죽인다> 입니다.

 


먼저 실화 바탕의 이야기구요,

우리 삶이 돌이킬 수 없는 길로 접어드는 정확한 순간을 아는 사람이 있을까?

그저 지나온 길을 돌아봄으로써 그 순간을 깨달을 수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그런 순간이 언제 다가올지 결코 예측할 수 없다.

내 삶이 돌이킬 수 없는 길로 접어들기 시작한 것은 내가 체포된 날부터일까?

아니면 훨씬 더 이전의 어느 순간부터 이미 변화가 시작됐던 것일까?

체포된 날은 그저 그때까지 이어진 운명적인 순간들과 잘못된 선택들과 불운이 최고조에 다다랐던 것뿐일까?

그도 아니면 예나 지금이나 흑인을 당당한 권리를 가진 시민으로 대하려 하지 않는 남부에서 흑인으로 태어났기에 자랄 때부터 내 삶의 행로는 이미 정해졌던 걸까?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을 단언하기는 쉽지 않다.

너비 1.5미터, 길이 2미터 가량의 화장실만 한 방에서 생을 끝맺어야 할 상황에 처하게 되면,

지나온 삶의 순간순간을 되돌아볼 시간이 넘쳐난다.

경찰들이 나를 찾아왔던 날 달아났더라면, 야구 특기생으로 대학에 갔더라면, 그때 그 여자와 결혼했더라면 어땠을까?

누구나 자신이 겪은 끔찍한 순간들을 되짚어보면서 오른쪽으로 가지 말고 왼쪽으로 갔더라면,

그런 사람이 아니라 이런 사람이 됐더라면, 다른 길을 택했더라면 어떨까 상상해볼 것이다.

그렇다고 아픈 과거를 고쳐 쓰거나 비참했던 일을 지워 없애거나 끔찍한 잘못을 바로 잡기 위해, 철창 안에 갇혀 머리를 쥐어뜯으며 기나긴 나날을 보낼 필요는 없다.

말로 다 할 수 없이 불행하고 고통스럽고 불공평한 일이 누구에게나 느닷없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다시 말해 우리 삶을 크게 바꾸는 것은 그런 일에 어떻게 대처하느냐 하는 것이다.

나는 그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믿는다.

p15

이 책의 저자이자 주인공인 앤서니 레이 힌턴은 1985년, 29살의 나이로 긴급 체포됩니다.

곧바로 2건의 일급 살인 혐의로 기소되죠.

힌턴은 신원을 오인해 생긴 일이므로 곧 무고함이 밝혀져 풀려날 것이라고 믿었죠.

그것이 너무도 당연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가난한 흑인에게 법은 공평한 심판을 내려주지 않았고, 힌턴은 전기 사형을 선고받게 됩니다.

사형수로 수감되어 사형 집행을 기다리던 처음 3년동안은 모든 사람을 원망하고 자기 자신까지도 저주했지요.

하지만 어머니의 헌신적이고 끝없는 사랑과 결백에 대한 믿음,

그리고 면회일을 잊지 않고 매주 찾아온 친구 레스터의 우정덕분에

생을 포기하고 절망하는 대신 이를 견뎌낼 방법을 스스로 찾기로 선택합니다.

그러던 중 인권변호사인 브라이언 스티븐슨의 도움으로 누명을 벗고

마침내 2015년 3월 3일, 힌턴은 사형수 수감동 독방에서 30년이라는 말도 안되는 긴 시간을 보낸 후에야

석방됩니다.

이렇게 끔찍한 죄를 저질렀다는 누명을 쓴채로 수감되고

변호사 수임료가 없어 부당하게 유죄 판결을 받고 사형선고까지 받고

무려 30년이라는 시간을 감옥에서 보내다 석방되는 느낌이 어떤 느낌인지..

과연 어느 누구가 상상이나 할수 있을까요.

마음이 먹먹해지고 답답하고 화가 나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부당한 일이 다시는 절대로 반복되지 않도록

사람들의 인식이 더 많이 바뀌어야하고 이를 위해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함을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네요.

무엇보다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멈추지 말아야 함을 다짐하게 되었구요.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절망과 같은 상황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오 대신 사랑을, 절망 대신 희망을 선택한 힌턴에게 무한한 존경과 응원과 사랑의 박수를 보냅니다.

힌턴은 석방된 후 대중 연설가로서 청중의 삶을 변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가 지나온 삶의 여정은 너무나 고통스러웠지만

끝내 승리를 얻어낸 그의 인생 이야기는 우리의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는 깊은 감동을 줄 뿐만 아니라

그가 전하고자 하는 용서와 우정, 그리고 사랑의 메세지는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테니까요.

오프라 윈프리의 극찬을 받으며 영화화를 확정했다니 원작의 감동을 영화로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드라마틱한 실화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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