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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청춘
이은영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8월
평점 :
서른이 됐을때 한참 들었던 노래는 이때면 누구나 다 들었을법한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였다.
전에 들었을때는 아무렇지도 않더니만 이맘때 들으니 어찌나 절절한지. 가사도 다 아는데 외울만큼 들었던 것 같다. 물론 김광석씨 목소리가 아닌 성시경씨 목소리로.
"여자의 푸르른 봄은 서른부터 찾아온다. 새로운 시작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설렘으로 다가오는 화창한 순간이다"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오며 예쁘게 피어있는 장미꽃 표지가 나를 불렀다.
청춘이란 말은 이십대에 많이 썼었지만, 나는 지금 신나게 놀고, 꾸미고 하면서 청춘이라는 말을 쓴다.
이십대만 즐길 수 있는건 아니니까~ 나이를 먹어도 누구나 다 즐길 수 있는거니까. 이러면서.
- 초조하며, 망설여지고, 나만 뒤처진 듯해서 빨리 가야만 할 것 같은 불안감으로 비틀거린다.
이 문구를 보는 순간 읽다말고 포스트 잇을 붙였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친구들과 나를 비교해보아도 나만 항상 제자리인것 같은 느낌이다. 하나둘씩 친구에서 아내로, 아내에서 엄마가 돼가면서 연락도 뜸해졌고, 연락을 하면 으례 "엄마가 되니까 이렇네. 시간이 없어." 이런 대답을 듣기 일쑤다. 그래도 어쩌다 전화 한번 해주는게 뭐 그렇게 어렵다고. 하며 서운함을 느끼는건 나만 그런건가. 나도 나중에 엄마가 되면 이렇게 말하려나 싶다. 누군가가 곁에 없어서 불안하고, 남들은 하나씩 앞서가는데 나는 저런걸 다 언제 이룰까~ 하는 생각에 요즘은 잠도 안온다. 잠이 안오니 스트레스는 덤인지 그덕에 내 속은 속도 아니다.
책을 읽는데 이런 얘기도 나온다.
언젠가 가게를 갔는데 거기 점원이 아주머니~라고 불렀다며. 내가 어디가 아줌마로 보이냐며.
그 상황에 "나 아줌마 아니에요"라고 말하면 그 사람이나 자기나 민망할것은 뻔해서 아무소리도 못했다고.
여기까지 읽고 친구를 만날 일이있어 버스를 탔는데, 그때 뒤에 앉은 할머님이 나를 보고 "아줌마"라고 했다. 순간 짜증이 나서 대답하지 말까~하다가 어른이니까 퉁명스럽게 한마디 했는데 나 역시 "아줌마 아니에요"라고 하지는 못했다. 사람들이 꽤 많았고, 그 말이 더 우스웠을 것 같아서.
친구와 헤어지고 뒤를 이어 읽었는데 그 뒷내용이 더하다. 아는 사람을 만났는데 씩씩대며 들어오길래 왜 그러냐 했더니 오늘 "어머님~"이라는 소릴 들었다며, 아줌마보다 더한 말이 있는데 그게 어머니라고 ㅎㅎㅎ
아! 그렇네 하면서 킥킥댔다.
공감가는 내용이 정말 많았다. 읽으면서 포스트 잇을 다닥다닥 붙여놓고 싶을 정도로.
어디를 펼치든 내 마음을 이해하고, 표현해주는 것 같아 읽는 내내 즐거웠고, 고개가 끄덕여졌다.
예전에 즐기지 못했던 시간을 애써 돌아볼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남은 내 시간을 더 알차게 보내야겠다. 언제나 대학때는 놀지 못했어, 그러고보면 고등학교 때가 제일 좋았던 것 같아.라는 말을 자주했다.
그 시간을 후회했던만큼 앞으로 많이 남은 지금과 미래를 즐겨야겠다. 길을 가다 보이는 예쁜 옷을 나는 어울리지 않겠지~하며 지나치기보다는 한번 입어보고(입어보는데 돈 안든다), 그동안 돈을 아끼느라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해봐야겠다.(이래놓고 언제할지는 모른다) 그리고! 이제 나도 연애 좀 해보자!!